![[OSEN=몬테레이(멕시코), 이대선 기자]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5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10시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게 0-1 충격패를 당했다. 1승2패가 된 한국은 A조 3위로 밀리며 32강 자력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나머지 조들의 상황을 따져보고 32강에 진출할 가능성은 남아있다.후반 대한민국 홍명보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2026.06.25 /sunday@osen.co.kr](https://file.osen.co.kr/article/2026/06/28/202606281104775256_6a408246b2a51.jpg)
[OSEN=정승우 기자] 감히 남의 도움을 바랄 처지가 아니었다. '홍명보호'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조별리그를 스스로 망쳐놓고, 다른 나라 결과에 기대야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를 1승 2패, 승점 3, 골득실 -1로 마쳤다. 체코를 2-1로 꺾으며 출발은 좋았다. 그 뒤 멕시코에 0-1로 패했고, 최종전 남아프리카공화국전에서도 0-1로 무너졌다.
문제는 남아공전이었다. 한국은 이 경기에서 스스로 32강 가능성을 확정에 가깝게 만들 기회를 잡고 있었다. 비기기만 해도 상황은 훨씬 나았다. 승리했다면 다른 조 계산은 사실상 필요 없었다. 팬들이 새벽마다 다른 나라 경기를 들여다보며 어느 팀을 응원해야 하는지 따질 이유도 없었다.
대표팀은 그 기회를 날렸다. 이겨야 할 경기에서 이기지 못했고, 최소한 비겨야 할 경기에서도 졌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나온 경기력은 월드컵 토너먼트를 바라보는 팀의 모습과 거리가 멀었다. 공격은 답답했고, 결정력은 무뎠고, 경기를 바꿀 힘도 부족했다.
그 결과 한국은 스스로 운명을 결정할 권리를 잃었다. 이후 남은 것은 경우의 수뿐이었다. 팬들은 코트디부아르를 응원했고, 스코어에 따라 다른 팀을 바라봤다. 일본을 응원해야 하는 상황도 있었다. 가나가 크로아티아를 잡아주길 바랐고, 우즈베키스탄이 콩고민주공화국을 막아주길 기대했다.
이 장면 자체가 비참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을 응원하던 팬들이 왜 다른 나라 유니폼을 마음속으로 갈아입어야 했나. 왜 한국의 32강 진출을 위해 독일, 코트디부아르, 일본, 가나, 우즈베키스탄의 스코어를 붙잡고 있어야 했나. 한국이 조별리그를 제대로 치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남의 도움을 바라는 일은 경우의 수에서 나올 수 있다. 월드컵 조별리그에서는 종종 벌어지는 일이다. 다만 이번 한국의 경우는 억울함과 거리가 멀다. 억울하게 밀린 것이 아니라, 잡아야 할 경기를 잡지 못해 스스로 벼랑 끝으로 걸어갔다.
L조에서는 크로아티아가 가나를 2-1로 꺾었다. 한국이 바라던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가나는 패하고도 승점 4, 골득실 0으로 한국보다 앞섰다. K조에서는 콩고민주공화국이 우즈베키스탄을 3-1로 꺾었다. 콩고도 승점 4에 도달했다. 한국보다 위에 놓였다.
한국이 바랐던 그림은 하나같이 남의 발끝에 달려 있었다. 가나가 져야 했고, 콩고민주공화국이 이기지 않아야 했다. 이후 J조에서도 특정 결과가 필요했다. 이렇게 복잡한 계산을 하게 된 출발점은 다른 팀이 아니었다. 한국 자신의 부진이었다.
대표팀은 체코전 승리 이후 충분히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 멕시코전 실수로 맞이한 패배까지도 받아들일 수 있었다. 개최국을 상대로 한 원정 경기였고, 전력상 어려움도 있었다. 진짜 문제는 남아공전이었다. 그 경기에서 최소한의 결과를 챙기지 못한 순간, 한국은 32강을 말할 자격을 스스로 깎아냈다.
팬들이 느낀 허탈함도 여기에서 나온다. 다른 조 결과가 한국을 버린 게 아니다. 한국이 먼저 팬들을 경우의 수 지옥으로 밀어 넣었다. 팬들은 끝까지 희망을 붙잡았지만, 대표팀은 그 희망을 스스로 지킬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월드컵은 남이 대신 통과시켜주는 무대가 아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필요한 승점과 결과를 직접 가져와야 한다. 한국은 그 기본적인 과제를 해내지 못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무승부 하나도 챙기지 못한 팀이 다른 조 결과에 기대며 32강을 바라는 장면은 민망했다.
비판은 피할 수 없다. 선수단도, 코칭스태프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토너먼트 진출이 걸린 경기에서 한국은 충분히 치열하지 못했고, 충분히 날카롭지 못했다. 경기를 이끌지 못했고, 흐름을 바꾸지 못했고,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남의 도움을 바랄 수는 있다. 단, 먼저 스스로 할 일을 '제대로' 했을 때의 이야기다. 한국은 그러지 못했다. 남아공전 0-1 패배는 단순한 패배가 아니라, 이번 대회 한국 축구의 한계를 드러낸 장면이었다.
한국의 32강 실패를 다른 조 결과 탓으로 돌릴 수 없다. 출발점은 멕시코전 실수와, 남아공전 졸전이었다. 스스로 잡아야 할 경기를 놓친 팀이 남의 선의를 기다렸다. 그 자체가 이번 월드컵 한국 축구의 가장 초라한 결말이었다. /reccos2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