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여자오픈도 포기했던' 유해란, 한 달 공백 끝에 찾아온 '메이저 우승'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6월 29일, 오후 02:50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US여자오픈을 시작으로 다우 챔피언십 그리고 마이어 LPGA 클래식까지. 지난 5월 말부터 약 한 달 동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유해란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세계랭킹 12위의 정상급 선수가 가장 중요한 시기에 투어를 떠난 이유는 오랜 시간 괴롭혀 왔던 복부 통증을 치료받기 위해서였다.

유해란은 원래 시즌이 끝난 뒤 시술을 받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언제 다시 통증이 찾아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메이저 대회와 남은 일정을 치르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시즌 중 공백을 감수하더라도 몸을 완전히 회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봤다. 지난 5월 19일 귀국한 유해란은 병원을 찾아 시술을 받은 뒤 국내에서 약 한 달 동안 재활에만 전념했다.

유해란이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생애 처음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AFPBBNews)
유해란이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생애 처음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AFPBBNews)
메이저 대회를 포기해야 하는 아쉬움은 컸지만, 결과적으로 그 결단은 최고의 선택이 됐다.

한 달 만에 복귀한 첫 대회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다. 통증에 대한 걱정을 털어낸 유해란은 가장 큰 무대에서 가장 값진 트로피를 품었다.

유해란은 29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 헤이즐틴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총상금 130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를 적어낸 유해란은 윤이나의 추격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상금 195만 달러(약 30억원)도 함께 거머쥐었다.

이번 우승은 여러 기록을 새로 썼다. 2023년 LPGA 투어 데뷔 후 매년 우승을 이어온 유해란은 통산 4승과 함께 4시즌 연속 우승 기록을 이어갔다. 또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첫 메이저 우승을 기록한 역대 31번째 선수가 됐다.

한국 여자골프에도 의미 있는 우승이었다. 유해란은 2024년 양희영 이후 처음으로 메이저 정상에 오른 한국 선수가 됐고, 한국 선수로는 역대 21번째 메이저 챔피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에는 이미향(1승)과 김효주(2승)에 이어 세 번째 한국인 LPGA 우승자가 됐다.

유해란이 동료들로부터 축하받고 있다. (사진=AFPBBNews)
유해란이 동료들로부터 축하받고 있다. (사진=AFPBBNews)
유해란에게 이번 우승은 더욱 특별했다. 복귀전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그는 시상식에서 “지금은 꿈이 이뤄진 것 같다. 메이저 대회에서 몇 번 우승 기회가 있었지만 해내지 못했다”면서 “오늘은 해냈고 정말 행복하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약 6주 동안 투어를 떠나 있었지만 쉬지만은 않았다. 시상식에서는 왜 투어에 나오지 않았는지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다. 유해란은 “시즌 중 짧은 오프시즌 같은 시간이었다”면서 “한국에 있는 동안에도 코치와 계속 훈련했고, 그 노력이 이번 주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코치와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번 우승은 역전 드라마이기도 했다. 유해란은 첫날 선두에 10타 뒤진 공동 60위에 머물렀지만 이후 무서운 추격으로 정상까지 올라섰다. 그는 “코치는 ‘다른 문제는 없으니 자신을 믿고, 샷을 믿고, 캐디를 믿으라’고 말했다”며 “그 말을 믿은 것이 이번 주 우승으로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KLPGA 투어 5승과 신인왕, LPGA 신인상을 차례로 거치며 정상급 선수로 성장한 유해란은 부상이라는 예상치 못한 시련까지 극복한 끝에 마침내 메이저 챔피언의 꿈을 이뤘다. US여자오픈을 포기하면서까지 내린 과감한 결단, 그리고 ‘자신을 믿으라’는 한마디는 결국 선수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만들어 냈다.

LPGA 투어 2년 차 윤이나도 메이저 최고 성적을 경신했다. 4월 셰브론 챔피언십 공동 4위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우승 경쟁력을 증명했다.

유해란이 트로피를 건네 받은 뒤 번쩍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AFPBBNews)
유해란이 트로피를 건네 받은 뒤 번쩍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AFPBB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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