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70위'에 퍼터 교체…메이저 우승 유해란의 '신의 한 수'

스포츠

뉴스1,

2026년 6월 29일, 오전 09:52


유해란(25·다올금융그룹)의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엔 과감한 결단이 숨어 있었다. US 여자오픈 결장과 대회 도중 퍼터 교체라는, 쉽지 않은 선택이 '신의 한 수'가 됐다.

유해란은 29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의 헤이즐틴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총상금 130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2언더파를 추가,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했다.

2023년 데뷔 이래 매년 우승을 차지했던 유해란은, 자신의 네 번째 우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했다.

유해란의 이번 대회 우승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았다. 늘 꾸준한 성적을 내는 그지만, 한 달의 실전 공백 후 치르는 복귀전이었기 때문이다.

유해란은 5월 크로거 퀸 시티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뒤 휴식 차 잠시 한국을 찾았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복통을 느껴 병원을 찾았고, 장내 물혹이 발견돼 제거 수술을 받았다.

유해란 측 관계자는 "앞서 건강검진에서 발견됐던 것인데, 일반인이라면 큰 문제가 없지만 복통을 일으킬 여지가 있었다"면서 "마침 한국에 들어왔을 때 복통이 오면서 수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큰 수술은 아니었지만, 회복 기간이 필요했기에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더구나 6월 초엔 메이저대회인 US 여자 오픈이 있었는데, 수술대에 오를 경우 결장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유해란은 시즌 전체를 봤을 때 '리스크'를 제거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고 결국 US 여자 오픈을 건너뛰기로 했다.


그리고 한 달 만에 치른 실전 대회 역시 메이저대회인 KPMG 위민스였는데, 유해란은 첫 라운드에서 고전했다.

버디 2개에 보기 3개로 1오버파, 출전 선수 156명 중 공동 70위였다. 첫날 9언더파를 몰아친 선두 윤이나(23)와의 격차는 무려 10타 차로, 우승은 고사하고 당장 컷 탈락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였다.

그러자 유해란은 또 한 번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1라운드에서 썼던 것보다 조금 크게 넓은 헤드의 퍼터로 바꾼 것이다.

휴식 후 실전에 복귀하면서 새로운 퍼터를 들고 나왔는데, 결과가 좋지 않자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 것이다. 이결단은 결과적으로 유해란의 '대반전'을 이끈 결정적 요인이 됐다.

유해란은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 잡아 단숨에 2위로 도약했고, 3라운드에선 이글 한 개에 버디 3개를 묶어 4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우승을 확정한 마지막 라운드에서도 유해란의 '퍼트감'은 빛났다. 브룩 헨더슨(캐나다), 윤이나와 동반 라운드를 펼친 유해란은 중요한 순간마다 까다로운 퍼트를 성공시키며 추격을 뿌리쳤다.

12번홀(파4)에서 3.6m 거리 버디 퍼트를 잡으며 3타 차로 벌린 뒤엔 파 행진을 벌이며 경쟁자들에게 여지를 주지 않았다.

유해란은 경기 후 "꿈이 현실이 됐다"면서 "여러 번 메이저 우승 기회가 있었지만 이루지 못했는데, 마침내 해내서 기쁘다"고 했다.

유해란은 이번 우승으로 박세리(1998, 2002, 2006), 박인비(2013~2015), 박성현(2018), 김세영(2020), 전인지(2022), 양희영(2024)에 이어 한국 선수 7번째이자 통산 11번째로 KPMG 위민스의 우승자가 됐으며, 한국 선수로 21번째 메이저 우승자에 이름을 올렸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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