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사퇴 만든' 남아공 감독, 32강 탈락에도 미소..."멋진 월드컵이었다, 우리 팀 자랑스러워"

스포츠

OSEN,

2026년 6월 29일, 오후 03:28

[OSEN=고성환 기자] 한국을 집으로 돌려보낸 덕분이다. 휴고 브로스 남아프리카공화국 감독이 32강전 패배에도 불구하고 기분 좋게 월드컵을 마쳤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표팀은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LA에 위치한 L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개최국 캐나다에 0-1로 패하며 탈락했다.

A조 2위로 올라온 남아공은 사상 첫 월드컵 토너먼트 진출에 이어 16강 진출까지 노려봤지만, B조 2위 캐나다를 넘어서지 못했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을 탈락시키는 대이변을 쓰며 기세를 높였으나 거기까지였다. 

초반부터 캐나다가 경기를 주도했다. 남아공은 점유율에서 밀리진 않았으나 중원 싸움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골키퍼 론웬 윌리엄스의 선방과 남아공 수비수 오브리 모디바의 결정적 수비가 아니었다면 일찍이 실점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박스 안에서 남아공 수비의 반칙이 의심되는 장면이 있었지만, 주심이 그냥 넘어가는 장면도 있었다.

전반을 실점 없이 마친 남아공은 역습 위주로 기회를 엿봤다. 오스윈 아폴리스와 탈렌테 음바타가 중거리 슈팅을 시도해 봤지만,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교체 카드도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나 공격 작업에서 세밀함이 떨어졌다.

윌리엄스의 결정적 선방으로 버티던 남아공은 종료 직전 무너지고 말았다. 후반 추가시간 수비가 크로스를 머리로 걷어낸 공이 멀리 가지 못했다. 이를 손흥민의 LAFC 동료인 미드필더 스테픈 유스타키오가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경기는 그대로 캐나다의 1골 차 승리로 끝났다.

비록 최초의 월드컵 토너먼트 승리는 다음으로 미뤘지만, 남아공으로선 기대 이상의 여정이었다. 남아공은 이번이 2002년 이후 24년 만에 일궈낸 월드컵 본선 자력 진출이었다. 2010년 대회 출전은 개최국 자격으로 얻은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남아공은 A조 최약체로 불렸다. 심지어 멕시코와 개막전(0-2 패)에서 두 명이나 퇴장당하는 악재까지 겹쳤다. 그럼에도 남아공은 체코를 상대로 1-1로 비긴 뒤 최종전에서 한국을 1-0으로 무너뜨리며 조 2위를 차지하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그동안 남아공은 축구는 1998년, 2002년, 2010년 대회에서 모두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OSEN=몬테레이(멕시코), 이대선 기자] 24일(한국시간)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과달루페의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축구국가대표팀 공식 기자회견이 진행됐다.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25일 오전 10시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상대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 3차전을 치른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위고 브로스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6.06.24 /sunday@osen.co.kr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브로스 감독으로선 마지막 불꽃을 화려하게 선보인 셈. 남아공 'IOL'은 "브로스는 경기장 안팎에서 엄격한 규율과 헌신, 선수단의 강한 결속력을 바탕으로 잠들어 있던 아프리카 축구의 강호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고 박수를 보냈다.

브로스 감독은 캐나다전을 마친 뒤 "아무도 우리가 2라운드(32강)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단지 우리가 거기까지 가기를 바랐을 뿐"이라며 "하지만 돌아보면 우리는 이번 월드컵에서 해낸 일에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멋진 대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는 좋은 정신력을 갖고 있었고, 좋은 경기력과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라며 "비록 대회에서 탈락했지만, 여전히 우리 팀이 자랑스럽다. 우리가 왜 탈락했는지는 알고 있으며, 앞으로 몇 달, 몇 년 동안 반드시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후임 감독을 위한 조언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브로스 감독은 "내가 그만두고 새로운 감독이 온다면, 그는 자기 방식대로 가야 한다. 그는 내 말을 들을 필요도 없고, 내가 이래라 저래라 조언할 필요도 없다"며 "그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을 거다. 다만 그가 물려받게 되는 것은 좋은 팀이라는 점이다. 이제 그 팀을 어떻게 운영할지는 그의 몫"이라고만 말했다.

[OSEN=사포판(멕시코), 이대선 기자]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이 26일(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훈련을 진행했다.대한민국은 1승 2패(승점 3)로 조 3위에 머물렀다. 자력으로 32강에 오를 기회를 놓쳤고, 이제는 다른 조 경기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훈련에 앞서 대한민국 홍명보 감독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6.26 /sunday@osen.co.kr

한편 한국 축구 역시 새로운 감독을 찾아야 한다. 한국은 남아공에 패한 타격으로 A조 3위에 그쳤고, 그대로 조별리그 탈락하고 말았다. 48개국 체제에서 32강에도 오르지 못한 것.

결국 홍명보 감독은 월드컵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짧은 대본 낭독 끝에 사퇴를 선언했다. 그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의 실패를 되풀이하면서 두 차례 월드컵에 나서서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한 한국 축구 역사상 유일무이한 감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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