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은퇴경기 148km KKK 무실점…25년 커리어 마침표, "나를 필요하는 팀이 있다면 다시 던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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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2026년 6월 30일, 오전 03:39

울산 웨일즈 제공[OSEN=울산, 이석우 기자] 27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2026 메디힐 KBO 퓨처스리그 울산 웨일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울산은 나가가 선발로, 롯데는 박세진이 선발출전했다.울산 웨일즈 고효준이 역투하고 있다. 2026.06.27 / foto0307@osen.co.kr

[OSEN=울산, 조형래 기자] “울산이 한 2~3km 덜 나오더라구요.”

1,2군 통틀어서 현역 최고령 선수였던 고효준(43)이 KBO 최초 시민구단 울산 웨일즈에서 현역 생활을 마무리 했다. 고효준은 지난 27일, 구단을 통해 은퇴를 발표했고 28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퓨처스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은퇴식을 진행했다.

자신의 은퇴경기에서도 마운드에 오른 고효준은 2-0으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와 1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치면서 세이브를 기록했다. 은퇴경기 세이브에 전광판 기준 시속 145km의 구속까지 찍혔다. 은퇴경기에서도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한 최고령 고효준이었다.

구위만 보면 은퇴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KBO리그 1군 구단들과 연결될 법도 했지만 끝내 1군 복귀는 무산된 채 울산에서 25년 커리어를 마감하게 됐다. 2002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롯데에 입단한 고효준은 25년 동안 롯데를 거쳐 SK, KIA, LG, SSG 그리고 두산에서 커리어를 이어갔다. SK 왕조의 일원이었고, KIA, SSG에서 우승반지를 거머쥐기도 했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는 34경기 2승 2패 6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2.38의 성적을 기록했다. 1군 통산 646경기 49승 55패 4세이브 65홀드 평균자책점 5.31의 기록을 남겼다. 

울산 웨일즈 제공울산 웨일즈 제공

젊은 선수 못지 않은 철저한 몸 관리로 20대 선수들 못지 않은 구위를 선보였고 은퇴경기에서도 보여줬다. 은퇴식 직후인 29일 짐을 챙기기 위해 울산 문수구장을 방문한 고효준은 “사실 울산구장이 2~3km 가량 덜 나온다. 그래서 148km 정도 던진 것이라고 보면 된다”라고 멋쩍게 웃었다. 구위만큼은 자신있고 주위에서 더 아쉬울 법 한 상황.

고효준은 그럼에도 현실적으로 고민했다. 그는 “일단 보여줄 것은 충분히 다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제가 할 수 있는 역량 내에서는 모든 것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 아쉬운 건 없다. 재미있게 야구하다 가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제 삶도 있고 또 가족들이랑도 상의를 했다. 이 정도면 됐다고 생각했다”면서 “사실 울산 웨일즈는 연봉이 적다. 솔직히 생계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제2의 인생도 생각해야 했다”고 말했다.

울산 웨일즈 제공울산 웨일즈 제공

향후 SSG에서 함께 했던 좌완 투수 김태훈이 운영하는 야구 아카데미에서 어린 선수들을 지도할 계획이다. 그렇다고 완전한 은퇴라고 닫아둔 것도 아니다. 고효준은 솔직하게 “100%의 은퇴는 아닐 것이다. 만약 나를 필요로 하는 팀이 있다면 던질 것이다”고 전하며 “아마 생계형 선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니면 생계형 지도자가 되든 해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방송계 진출도 생각이 있다. 유튜브 채널 등에서는 입담을 과시한 바 있다. 그는 “일단 해봐야 한다. 다른 방송은 했지만 또 해설은 다르지 않나. 디테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29일 롯데전 KBS N스포츠 현장 중계에 특별 객원해설로 출연하기도 했다.


[OSEN=잠실, 최규한 기자] 1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6회초 마운드에 오른 LG 투수 고효준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 dreamer@osen.co.kr[OSEN=인천, 최규한 기자] 30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6회초 2사 1, 2루 상황 두산 정수빈을 삼진으로 이끌며 실점없이 이닝을 막아낸 SSG 고효준이 환호하고 있다. 2022.04.30 / dreamer@osen.co.kr

가족들에게 은퇴 결정은 전했을 때는 어땠을까. 고효준은 “아내는 오랫동안 야구했으니 후회 없다면 박수쳐주고 고생했다고 해주고 싶어했다. 제 결정을 존중해줬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7살배기 딸은 아빠의 은퇴에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는 “딸이 가장 서운해 했다. 아빠가 야구하는 것을 많이 자랑하고 다녔다. 딸에게 ‘이제 선수 그만하고 선생님이 돼야 할 것 같다’라고 얘기하니까 딸이 ‘아빠 공 던지는 게 멋있는데 왜 선생님 해야돼?’라고 하더라. 서운해 하는 게 마음에 좀 걸렸다”고 말했다. 

제2의 인생을 준비하면서 이제 그동안 함께했던 은사들에게도 인사를 드릴 예정이라고. 고효준의 야구인생에 빼놓을 수 없는 지도자는 단연 SK 시절 함께한 김성근 감독이다. 그는 “아마 ‘오래했다. 잘 관뒀다. 이제까지 야구했던 것도 대단한 것이다’라고 하실 것 같다”라며 “마음가짐 등 저를 가장 많이 바꿔주셨고 야구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많이 만들어주셨다. 저도 김성근 감독님의 길을 따라가려고 한다. 김성근 감독님 빼면 제 야구인생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고 감사 인사를 특별히 전했다. 

[OSEN=민경훈 기자] SK 고효준 2010.09.24 /rumi@osen.co.krKIA 시절 고효준 /OSEN DB

한 번 실패를 맛봤지만 아직 젊은 선수들이 모인 신생팀에 43세 베테랑은 특별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여전히 후배들이 제 주위를 맴돌고 있더라. 울산에 와서 후배들에게 귀감을 보여주려고 많은 조언들을 건넸다. 팀의 멘토가 사라진 느낌일 것이라서 선수들이 허전할 것이다”라며 “후배들이 ‘길을 잃을 것 같다’라고 하는데, 저는 잊어버린다고 해서 길을 못 찾은 건 아니다. 나는 길을 인도했으니 잘 찾아갈 것이라고 믿는다’고 얘기를 해줬다”고 말했다.

이제 은퇴 1일차, 아직 선수 때의 루틴이 남을 수밖에 없다. “오늘 일어나서 몸을 체크해보니 3연투도 가능할 것 같더라”고 웃으면서 “후배들도 오늘 3연투 가야한다고 농담을 하더라”고 설명했다.

1라운드 유망주로 입단했지만, 저니맨처럼 많은 팀을 돌아다녔다. 하지만 버티는 자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고효준 스스로에게 해줄 말에 대해 “정말 힘든시절 잘 버텼다고 얘기해주고 싶다. 남들만큼 평탄한 시절이 없었기 때문에 25년을 잘 버텼다고 얘기해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OSEN=잠실, 이대선 기자] 2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열렸다.두산은 최승용, SSG은 김광현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경기에 앞서 두산 고효준의 KBO 역대 29번째 600경기 출장 시상식이 열렸다.두산 고효준이 딸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9.27 /sunday@osen.co.kr울산 웨일즈 제공/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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