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 6월 30일 그날처럼...홍명보 감독, "돈 뱉고 나가라!" 공항 울린 '분노' 외침 속 빠르게 공항 이탈 [오!쎈 현장]

스포츠

OSEN,

2026년 6월 30일, 오전 04:15

[OSEN=인천공항, 민경훈 기자] 32강 진출에 실패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중 홍명보 감독을 비롯해 김민재, 황희찬, 설영우, 이강인 등 선수 8명이 30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손흥민 등 나머지 선수들은 쪼개져서 각자 귀국한다. 대표팀 귀국 본진은 30일 새벽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홍명보 감독이 입국하고 있다. 2026.06.30 / rumi@osen.co.kr

[OSEN=인천국제공항, 정승우 기자] 12년 전과 같은 날짜였다. 달라진 건 엿 대신 공항 전체를 울린 욕설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고개를 숙인 채 빠르게 공항을 빠져나갔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일정을 마친 홍명보 감독과 축구대표팀 일부 선수들이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날 입국한 인원은 홍명보 감독을 비롯해 조현우(울산), 김민재(뮌헨), 황인범(페예노르트), 황희찬(울버햄프턴), 백승호(버밍엄시티), 김문환(대전),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설영우(즈베즈다) 등 8명이다. 손흥민(LAFC)을 비롯한 나머지 선수들은 몇 명씩 나뉘어 7월 1일까지 귀국할 예정이다.

공항 분위기는 무거웠다. 통상 월드컵 본선을 마치고 대표팀이 돌아오면 귀국 행사가 열렸지만, 이번엔 별도 행사가 없었다. 인터뷰도 진행되지 않았다. 홍 감독과 선수들은 입국장을 빠져나온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곧장 이동했다.

홍 감독 주변에는 취재진과 경비 인력이 몰렸다. 현장에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경찰관도 배치됐다. 대표팀을 향한 여론이 거센 상황인 만큼 경비는 평소보다 강화된 모습이었다.

입국장 곳곳에선 거친 반응도 들렸다. 홍 감독이 모습을 드러내자 일부 시민은 “돈 뱉고 나가”, “한국에서 꺼져” 등의 욕설을 쏟아냈다. “너 여기서 못 살아 이제”라는 격앙된 외침도 있었다. 홍 감독은 별다른 반응 없이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조현우 등 일부 선수들도 홍 감독과 함께 입국장을 빠져나왔다. 선수들 역시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취재진이 따라붙으며 질문을 던졌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대표팀은 침묵 속에 공항을 떠났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2회 연속 원정 월드컵 토너먼트 진출에 도전했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체코를 2-1로 꺾으며 승점 3을 챙겼다. 이후 멕시코에 0-1로 패했고, 최종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무너졌다.

1승 2패, 승점 3. 한국은 A조 3위에 자리했다. 참가국이 48개로 확대된 이번 대회에선 각 조 3위 12개 팀 가운데 상위 8개 팀도 32강 토너먼트에 오를 수 있었지만, 한국은 3위 팀 순위에서 10위에 그쳤다. 최종 순위는 34위였다.

대표팀은 남아공전 이후 멕시코 과달라하라 베이스캠프에서 다른 조 결과를 기다렸다. 가능성은 남아 있었지만, 끝내 필요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되면서 씁쓸한 귀국길에 올랐다.

[OSEN=인천국제공항, 정승우 기자]공교롭게도 홍명보 감독에게 6월 30일은 또 한 번 아픈 날짜로 남게 됐다. 홍 감독이 처음 A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한국은 1무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당시 대표팀은 2014년 6월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고, 현장에선 일부 팬들이 엿사탕을 던지는 장면이 벌어졌다.

12년이 지난 2026년 6월 30일, 홍 감독은 다시 월드컵 실패 뒤 인천공항 입국장에 섰다. 이번엔 귀국 행사도, 공개 사과도, 질의응답도 없었다. 경비 인력에 둘러싸인 채 입국장을 빠져나가는 짧은 장면만 남았다.

홍 감독은 전날 멕시코 현지에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 월드컵 본선 탈락과 함께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전했다. 귀국 현장에서도 그의 입장은 추가로 나오지 않았다.

2014년엔 엿사탕이 날아들었다. 2026년엔 욕설이 따라붙었다. 홍명보호의 두 번째 월드컵 도전은 12년 전과 같은 날짜, 같은 장소에서 다시 무거운 침묵으로 끝났다./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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