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일본을 부러워하기 전에

스포츠

뉴스1,

2026년 6월 30일, 오전 07:00

홍기삼 스포츠부 부국장
우승?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 ‘일본의 목표가 우승’이라고 하면 눈이 휘둥그레지는 사람들이 많다. 믿기지 않는다는 사람과 ‘허황한 꿈’으로 치부하며 믿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일본은 경기를 통해 그 목표를 온전히 증명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32강 진출’을 놓고 며칠간 그 지긋지긋한 ‘경우의 수’를 굴리며 전 국민을 들었다 놨다 하는 사이, 일본은 파죽지세로 단숨에 32강을 확보했다.

실제 경기를 봐도 일본은 우리와 확연히 달랐다. 얼굴에 별다른 표정 변화가 없는 일본 선수들은 팀 조직력을 앞세운 ‘기계적 일관성’을 유지하며 축구장을 가벼운 몸으로 종횡무진 질주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 축구 팬들의 탄식이 저절로 나왔다. 우리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일본 축구가 언제 저렇게 ‘넘사벽’이 됐을까. 중앙일보 오누키 도모코 도쿄 특파원은 ‘41년 전 한일전 굴욕이 아시아 최강 일본 축구를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1985년 10월 도쿄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일본이 2대1로 패하고 일주일 뒤 서울에서 열린 경기에서도 패해 월드컵 진출에 실패한 뒤 J리그 논의가 본격화됐다는 것이다.

물론 그것만이 다가 아닐 것이다. 대한민국이 대표팀 축구 감독 선정을 두고 축구협회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내홍을 겪었지만,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지휘봉을 잡아 8년의 세월 동안 자신만의 축구 철학과 전술적 장치를 대표팀에 오롯이 심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유소년 시스템이다. 일본이 어릴 때부터 ‘학교와 지역 클럽’을 병행하며 수많은 ‘동네 축구선수’들을 프로 선수로 발굴해 키우지만, 우리는 학교 운동부 중심으로 초등학생 때부터 센터백, 윙어 등으로 포지션을 고정하고 다양한 기술 습득 기회를 잃으며 소진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결국 초중고 대회의 ‘승부 획득’이 대학 진학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 대학 축구 4년이 오히려 선수들의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축구 강국들은 17~19세 때 프로 데뷔가 흔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월드컵에서 스페인의 신예 19세 야말이 월드컵 첫 데뷔 골을 넣은 존재감은 그 차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축구 신’ 메시도 18세 때 독일 월드컵을 처음 경험했다.

바꿔야 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전국 초등학교 중 ‘점심시간 운동장 이용’을 금지하는 학교가 무려 300곳이 넘는다. 대부분 서울, 부산 등 대도시 등이다. 안전사고가 나거나 일부 학생이 소외될 경우 학부모 민원이 쏟아진다는 이유에서다.

대한민국도 ‘월드컵 우승’을 꿈꾸는 나라가 되려면, 우선 아이들이 마음껏 운동장을 뛰어놀며 공 차는 맛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미래의 손흥민, 이강인 후보들이 자연스레 봇물 터지듯이 탄생할 것이다. 다시 ‘대~한민국’을 신명 나게 외치기 위해서는 온 국민이 도와야 한다.

ar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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