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조형래 기자] 청룡기 대회에서 상대를 조롱한 배재고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조롱 피해를 받은 광주일고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직접 항의서한은 전달했고 서울시 교육청도 진상조사에 나섰다.
광주일고는 30일 이규연 교장이 직접 서울 올림픽회관 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를 방문해 항의서한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사건은 지난 2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청룡기 전국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배재고와 광주일고의 경기 중 발생했다. 배재고 더그아웃의 선수들이 큰 목소리로 광주일고 선수들을 향해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응원 구호를 외쳤고, 또 “탱크데이”라는 단어로 상대를 조롱했다.
지난달 스타벅스 코리아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맞춰 텀블러 할인 이벤트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때 “5.18 탱크데이’라는 네이밍으로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로 홍보를 했다. 5.18 민주화운동과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비하한다고 비난을 받았다. 스타벅스 코리아를 소유한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회장은 사건 이후 대국민 공개사과를 하기도 했다.
당시 사건 자체가 심각했는데, 배재고 선수단은 이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조롱 응원을 했다. 일단 배재고는 “금일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광주제일고등학교와의 경기중 우리 학교 일부 학생선수의 부적절한 응원 구호로 인해 광주제일고등학교 선수단과 학부모님, 동문 여러분, 그리고 광주 시민을 비롯한 많은 분들께 깊은 상처와 실망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며 고개를 숙였다.
배재고는 “해당 학생선수를 즉시 제지하고 현장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였으며, 경기 후 광주제일고등학교 야구부 측에도 사과의 뜻을 전달하였습니다”면서 “해당 응원은 상대 학교와 지역사회를 존중해야 하는 스포츠 정신에 어긋나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었으며, 역사적 의미와 지역사회에 대한 존중이 부족했던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었습니다. 학교는 이번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라고 사과했다.
그러나 사태가 쉽게 일단락 되기는 힘든 분위기다. 광주일고도 학교 차원에서 대응에 나섰다. 이규연 광주일고 교장은 항의서한을 통해 “어제의 일은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산실이자 100년이 넘는 야구부 역사를 가진 광주일고 4만 동문과 전남광주특별시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지향하는 많은 이들에게 큰 상처로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정정당당하게 서로를 존중하는 교육의 장인 고교야구 경기장에서 혐오와 조롱이 여럿의 목소리로 울려 퍼진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강조하며 “지역을 넘어 야구팬들에게 실망을 주는 행위이자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사라진 비도덕적인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 교장은 “승패를 떠나 상대 선수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태도는 스포츠 경기의 기본이자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의 바탕”이라며 “승패와 같은 결과도 교육이지만 심판과 선수가 결과에 도달하기까지 펼치는 전 과정이 또한 교육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협회는 선수들과 지도자, 학부모, 관중들에게 경기 전후 상대를 비하하지 않도록 늘 교육하고 이를 위반한 선수와 지도자들에게 상응하는 조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역시 배재고 사건을 두고 징계를 논의할 전망이다.
배재고는 협회 차원을 넘어서 교육청에서도 진상파악에 나섰다. 서울시교육청은 30일, “담당 부서가 배재고를 방문해 사안 발생 경위와 현장 제지 여부, 학생 선수 지도 과정, 학교의 후속 조치 및 재발 방지 교육 계획을 종합적으로 확인·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역사적 아픔을 희화화하거나 특정 지역을 조롱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표현은 교육적으로 절대 바람직하지 않으며, 학생 스포츠 현장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면서 “광주일고 야구부 선수단과 학부모님, 동문 여러분 그리고 광주시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교육적 조치와 별개로 학생 개인에 대한 신상 공격이나 과도한 비난이 확산하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며 “이번 사안이 교육의 원칙과 절차 안에서 다루어질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하며 배재고 뿐만 아니라 운동부를 운영하는 서울 소재 전 학교를 대상으로 “경기장 내 혐오·차별 표현 근절, 상대 팀과 지역사회 존중, 스포츠정신, 인권 감수성, 역사 인식에 관한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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