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과달라하라(멕시코), 이대선 기자] 교체 카드가 그대로 적중했다. '슈퍼 조커'로 나선 오현규(25, 베식타스)가 짜릿한 역전골을 터트리며 포효했다.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에서 체코를 상대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을 2-0으로 제압한 개최국 멕시코에 이은 조 2위다.경기에 앞서 지아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 회장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박수를 치고 있다. 2026.06.12 /sunday@osen.co.kr](https://file.osen.co.kr/article/2026/06/30/202606300350771874_6a42c17066f39.jpg)
[OSEN=우충원 기자]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정부의 칼날이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 월드컵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감사를 넘어 축구 행정 전반을 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9일 SNS를 통해 대한축구협회 특별감사 실시를 공식 발표했다.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협회의 운영 전반을 들여다보고, 부조리와 위법 행위가 확인되면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특별감사 결과는 백서로 발간하고, 제보 창구도 운영하겠다고 예고했다.
표면적으로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실패에 대한 진상 규명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1승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최약체로 평가받던 남아프리카공화국에도 패하며 국민적 실망을 안겼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까지 "이번 월드컵 실패는 조직과 인사의 실패"라고 지적하며 문체부의 철저한 원인 규명을 주문하면서 정부의 대응 수위는 더욱 높아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특별감사를 넘어 정부가 축구 운영 자체에 깊숙이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최 장관은 특별감사뿐 아니라 차기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방식까지 문제 삼았다. 기존 정관대로 선거를 치르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며 "방법은 찾으면 된다"고 말했다. 사실상 협회의 선거 제도까지 손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여기에 백서 발간, 제보 창구 운영, 선거 방식 개선까지 언급되면서 "축구협회가 아니라 사실상 축구청을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대한축구협회는 민간 스포츠 단체다. 물론 국민적 관심이 큰 종목인 만큼 투명성과 책임성은 반드시 확보돼야 한다. 그러나 국제축구연맹(FIFA)은 정치권이나 정부가 축구협회 운영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실제로 세계 여러 나라 협회들은 정부 개입 문제로 FIFA의 경고나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사례도 적지 않다.
축구 행정의 개혁과 정부 통제는 분명 다른 문제다. 협회의 잘못을 바로잡는 것과 정부가 축구 행정을 사실상 관리하는 구조는 전혀 다른 영역이다. 특별감사가 협회의 책임을 묻는 수준을 넘어 인사와 선거, 운영 전반까지 정부가 결정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경우 FIFA와의 관계에서도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월드컵 실패 이후 국가 권력이 축구에 강하게 개입했던 사례는 역사적으로도 존재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2010 남아공 월드컵 당시 북한이다. 북한은 브라질,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에 모두 패하며 3전 전패로 대회를 마쳤다. 이후 김정훈 감독은 공개 비판의 대상이 됐고, 정치사상 검토와 대규모 비판 집회에 참석했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랐다. 선수단 역시 강도 높은 사상교육과 비판을 받았다는 내용이 국제사회에 알려지며 큰 논란이 일었다. 이후 일부 내용의 사실 여부를 놓고 엇갈린 평가도 있었지만, 월드컵 실패 이후 스포츠가 정치적 책임 추궁의 대상으로 활용됐다는 상징적인 사례로 지금도 자주 언급된다.
물론 현재 한국 상황을 북한과 동일선상에 놓을 수는 없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특별감사와 독재국가의 정치적 처벌은 성격 자체가 다르다.

다만 월드컵 실패를 계기로 정부의 개입 범위가 계속 확대되는 모습은 축구계가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패의 책임은 반드시 물어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축구의 자율성과 독립성까지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표팀의 부진은 분명 냉정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대한축구협회의 운영 역시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개선돼야 한다. 그러나 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정부가 축구 행정을 직접 설계하고 통제하는 구조로 나아간다면, 그것은 또 다른 논란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책임 추궁이 아니라 한국 축구가 다시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다. / 10bird@osen.co.kr
[사진] SNS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