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인천공항, 민경훈 기자]](https://file.osen.co.kr/article/2026/06/30/202606301611775648_6a4372033daf2.jpg)
[OSEN=이인환 기자] 한국 대표팀의 귀국길에 박수는 없었다.
홍명보 전 감독과 한국 축구대표팀 일부 선수들은 30일(한국시간)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뒤 돌아온 길이었다. 공항에는 팬들이 몰렸다. 환영 대신 야유가 터졌다. 대표팀은 북중미 월드컵에서 32강에도 오르지 못한 채 짧은 여정을 마치고 돌아왔다.
홍명보 전 감독은 선수 9명과 함께 귀국했다. 이강인, 김민재, 황희찬 등 유럽파 핵심 자원도 같은 귀국편에 포함됐다. 나머지 선수단은 이후 소규모로 나눠 귀국 일정을 진행했다. 대한축구협회는 공식 환영 행사를 열지 않았다. 2002년 이후 여섯 차례 원정 월드컵을 치르는 동안 처음 있는 일이었다.
공항 분위기는 무거웠다. 홍 전 감독이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일부 팬들은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경찰은 입국장 안에서 차량 탑승 지점까지 이동 동선을 통제했다. 선수단은 빠르게 공항을 빠져나갔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길지 않았다. 조별리그 탈락의 여진은 경기장이 아니라 인천공항에서 다시 터졌다.
대표팀은 A조에서 1승 2패, 승점 3을 기록했다. 체코를 2-1로 꺾고 출발했지만 멕시코와 남아공에 연속 0-1 패배를 당했다. 남아공전은 무승부만 거둬도 32강 직행이 가능한 경기였다. 하지만 한국은 한 골도 넣지 못했고, 조 3위로 밀렸다. 조 3위 12개 팀 중 10위에 그치며 와일드카드 경쟁에서도 탈락했다.
귀국길 야유는 단순한 감정 폭발만은 아니었다. 팬들은 경기 결과보다 과정에 더 분노했다.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부터 불투명성 논란이 따라붙었다. 본선에서는 손흥민 활용법이 결정적 문제로 번졌다. 멕시코전 교체, 남아공전 벤치 출발은 대표팀 최고 스타를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한 장면으로 남았다.
공항 보안도 강화됐다. 온라인상에서 과격한 위협성 글이 등장했고, 경찰과 공항 보안 인력이 추가 배치됐다. 선수단 이동 동선은 평소보다 더 엄격하게 관리됐다. 월드컵 탈락이 단순한 스포츠 실망을 넘어 안전 문제로까지 번진 셈이다. 대표팀을 향한 분노가 선을 넘지 않도록 현장 통제가 이뤄졌다.
홍 전 감독은 귀국 전 이미 사퇴를 발표했다. 그는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사퇴만으로 팬들의 분노가 사라지지는 않았다. 대표팀이 48개국 확대 월드컵에서도 32강에 오르지 못했다는 사실, 그것도 유럽파가 대거 포함된 전력으로 조별리그에서 멈췄다는 사실이 더 컸다.
이강인과 김민재, 황희찬의 표정도 밝을 수 없었다. 소속팀에서는 유럽 최정상급 무대를 경험한 선수들이지만,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월드컵에서는 세 경기 만에 짐을 쌌다. 손흥민은 사과문을 남겼고, 홍 전 감독은 떠났다. 남은 선수들은 다음 대표팀 체제에서 다시 책임을 나눠야 한다.
대한축구협회도 피하기 어렵다. 공식 환영 행사를 열지 못한 귀국길은 한국 축구 행정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줬다. 월드컵이 끝나면 선수단을 맞이하고 격려하던 장면은 사라졌다. 대신 통제선, 야유, 굳은 표정만 남았다. 2002년 4강 신화 이후 한국 축구가 쌓아온 기대치가 이번에는 공항의 차가운 공기로 돌아왔다.
한국 축구의 다음 일정은 재건이다. 새 감독 선임, 대표팀 운영 쇄신, 세대교체, 협회 책임론이 동시에 진행될 수밖에 없다. 인천공항 귀국장은 탈락의 마지막 장면이 아니었다. 월드컵 실패 뒤 한국 축구가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지 보여준 첫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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