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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우충원 기자] 같은 월드컵을 치르고 있지만 일본과 한국 축구가 보여주는 풍경은 사뭇 다르다. 성적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표팀을 둘러싼 문화와 세대 간 역할, 그리고 축구를 대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
일본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기간 동안 인상적인 장면 하나가 화제가 됐다. 대표팀 멘토 자격으로 동행한 미나미노 다쿠미와 요시다 마야가 경기를 마친 선수들의 축구화를 닦고 장비를 정리하는 모습을 후배들이 직접 공개했다.
처음 시작은 요시다 마야였다. 미나미노는 "마야 형이 먼저 축구화를 닦기 시작했고, 그걸 보니 나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나가토모 유토는 팀 미팅에서 "평범한 일이 아니다"라며 두 사람의 헌신을 선수단에 소개했고, 주장 이타쿠라 고 역시 "원래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선배들의 행동을 높이 평가했다.
단순히 축구화를 닦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대표팀을 떠난 레전드들이 후배들의 뒤에서 묵묵히 팀을 돕고, 경험을 전하며 자연스럽게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일본 축구가 보여주는 메시지였다.
일본축구협회는 은퇴한 국가대표들을 대표팀 멘토와 지도자로 꾸준히 활용하고 있다. 경기장 안에서는 후배들이 뛰고, 경기장 밖에서는 선배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전하며 세대교체를 이어간다. 지도자 육성과 대표팀 문화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되는 모습이다.
반면 한국 축구는 전혀 다른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대표팀을 떠난 일부 레전드들은 방송과 유튜브를 통해 대표팀과 선수들, 감독을 향한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건설적인 분석과 조언도 있지만, 자극적인 표현이나 단편적인 평가가 반복되면서 논란을 키우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월드컵 기간에도 경기 내용보다 특정 인물을 겨냥한 발언이 더 큰 화제가 되는 장면이 이어졌다.
물론 비판은 필요하다. 대표팀과 대한축구협회는 국민의 관심과 평가를 받는 조직이다. 그러나 비판이 한국 축구의 발전으로 이어지려면 방향도 중요하다. 후배들에게 경험을 전하고 대표팀 문화를 함께 만들어 가는 역할 역시 레전드들에게 기대되는 책임 가운데 하나다.
축구화를 닦는 일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선배가 후배를 위해 어떤 자세를 보여주는지 그리고 축구를 떠난 뒤에도 한국 축구를 위해 어떤 방식으로 기여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재일 축구 전문 신무광 기자는 "2002년 월드컵 레전드 뿐만 아니라 런던 올림픽 세대까지 레전드들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다만 일본은 선배들이 후배들을 위해 헌신한다. 또 지도자 준비를 차곡차곡 하면서 대표팀 지도자 세대교체도 준비하고 있다. 후배들과 일본 축구를 위한 철저한 준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월드컵 현장에서 레전드들이 후배들의 뒤를 묵묵히 받쳐주며 다음 세대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 역시 세대교체를 이야기하는 지금, 레전드들이 카메라 앞에서의 비판을 넘어 현장에서 후배들과 함께 호흡하는 문화가 자리 잡을 때 대표팀의 경쟁력도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다. / 10bir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