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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월드컵은 꿈을 꾸는 무대다. 동시에 꿈이 산산조각 나는 곳이기도 하다. 세네갈이 그 잔인한 현실을 마주했다.
세네갈은 2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루멘 필드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벨기에에 2-3으로 역전패했다.
믿기 어려운 패배였다. 세네갈은 후반 막판까지 2-0으로 앞섰다. 16강 진출은 눈앞에 있었다. 경기력도 벨기에보다 나았다. 더 많이 뛰었고, 더 날카로웠고, 더 오래 승리에 가까웠다.
전반 25분 하비브 디아라가 선제골을 터뜨렸다. 세네갈은 전반 내내 벨기에를 압박했고, 상대의 노쇠한 황금세대를 흔들었다. 후반 6분에는 이스마일라 사르가 추가골을 넣었다.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뒤 롱패스를 가슴으로 받아냈고,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스코어는 2-0. 벨기에는 탈락 직전이었다. 세네갈은 16강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경기가 뒤집힌 건 후반 막판이었다. 후반 41분 로멜루 루카쿠가 오른쪽에서 올라온 낮은 크로스를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벨기에가 1-2로 따라붙었다. 3분 뒤 유리 틸레만스가 레안드로 트로사르의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넣었다. 불과 3분 만에 2-2가 됐다.
BBC는 경기 후 "85분에 벨기에가 16강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면 누구나 비웃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만큼 세네갈의 승리는 가까워 보였다. 동시에 벨기에의 생존은 비현실적이었다.
승부는 연장으로 향했다. 세네갈은 다시 버티려 했다. 벨기에는 황금세대의 마지막 불씨를 놓지 않았다. 그리고 연장 후반 추가시간, 승부를 가른 장면이 나왔다.
세네갈 수비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틸레만스에게 태클을 시도했다. 주심은 비디오 판독 끝에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틸레만스는 직접 골망을 흔들었다. 득점 시간은 124분 44초. BBC에 따르면 월드컵 역사상 가장 늦은 득점이었다.
벨기에는 포효했고, 세네갈은 무너졌다. 2골 리드, 85분까지의 우위, 16강을 눈앞에 둔 시간은 모두 사라졌다.
ITV 해설위원 게리 네빌은 경기 후 "월드컵은 꿈을 위한 장소이면서, 꿈이 산산조각 나는 장소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5분을 남기고 2골 리드를 내줬다. 벨기에가 어떻게 빠져나왔는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세네갈에는 이보다 더 아픈 표현이 없었다. 월드컵은 그들에게 꿈을 보여줬다. 후반 40분까지는 그랬다. 16강, 또 한 번의 아프리카 돌풍, 강호 벨기에 격파라는 그림이 선명했다.
그 꿈은 마지막 5분과 연장 추가시간에 깨졌다.
로이 킨은 더 직설적이었다. 그는 "세네갈은 질 방법을 찾아냈다"라고 말했다. 가혹한 말이었다. 틀린 말이라고 하기도 어려웠다. 세네갈은 벨기에보다 좋은 시간을 오래 보냈다. 2골 차 리드까지 잡았다. 그럼에도 경기를 끝내지 못했다.
벨기에는 살아남았다. 루카쿠가 흐름을 바꿨고, 틸레만스가 동점골과 결승골을 책임졌다. 티보 쿠르투아는 마지막까지 골문을 지켰다. 황금세대의 마지막 월드컵은 적어도 한 경기 더 이어진다. /reccos2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