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도 홀드도 세이브도 없지만 ERA 2.25 빛나는 소금...춤추는 147km 투심, 이형범 "야구만 생각했다"

스포츠

OSEN,

2026년 7월 03일, 오전 11:10

[OSEN=광주, 이선호 기자] "오로지 야구만 생각했다".

KIA 타이거즈 우완 이형범(32)이 마운드의 빛나는 소금이 되고 있다. 선발승, 또는 홀드와 세이브를 챙기는 주력 보직은 아니지만 팀이 필요한 순간 이닝을 먹어주는 임무를 톡톡히 해내고 있다. 팀 상승세에 힘을 보태는 신스틸러로 활약하고 있다. 주력으로 신분상승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지난 2일 SSG 랜더스와 광주경기가 딱 그랬다. 선발 제임스 네일이 흔들리며 5이닝 5실점하고 등판을 마쳤다. 6회 등판해 최지훈 우익수 앞 안타, 고명준은 볼넷을 내주고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후속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 박성한의 강한 타구를 김도영이 잘 처리해주었다. 7회는 최정 김성욱 에레디아를 잡았다.

팀은 동점과 리드를 허용했지만 끝내 8-7 역전승을 따냈다. 이형범이 중반에 버틴 것이 발판이었다. "첫 이닝 위기에서 준수의 리드에 따라 자신있게 던진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수비도움을  받아 2이닝을 잘 막은 것 같다.  도영이가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잘 처리했고 규성이도 강한 타구 잘 잡아주었다"며 야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임무는 추격조이다. 지는 상황 또는 크게 이기는 상황에서 멀티이닝을 책임진다. 성적도 좋다. 15경기에 출전해 20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25을 기록중이다. 13개의 삼진을 뽑아냈고 피안타율은 2할4푼4리의 준수한 지표를 냈다. 이적 이후 제몫을 못했지만 올해는 든든한 추격요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범호 감독도 "경기 중반까지 끌려가던 흐름에서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주면서 따라갈 수 있었다. 지는 경기를 굉장히 잘 막아준다. 크게 이기는 상황에서도 내보내는데 너무 잘해주고 있다. 필승조는 홀드 세이브 챙긴다. 그런게 없는데도 이닝 차곡차곡 먹어주는거 너무 잘하다. 경기를 만들어주는데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적 이후 부진했다. 2024시즌 16경기 평균자책점 7.80, 2025시즌 12경기 평균자책점 11.70에 그쳤다. 1군 보다는 2군에서 오래생활했다. 그러나 올해는 확실히 달라졌다. 주무기 투심의 궤적이나 스피드, 구위가 달라졌다. 최고구속 147km 짜리 투심이 빛을 발했다.2019년 두산 마무리 시절을 떠오르게 만들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많이 힘들었다. 왜 안됐고 무엇이 문제였는지 되돌아봤다. 해결하려고 했고 결과로 나오고 있어 기분이 너무 좋다. 많은 것을 내려놓고 야구만 생각했다. 야구에 불필요한 것들을 끊고 몸에 필요한 것을 했다. 와이프가 먹을 거, 마음 편하게 잘 챙겨주어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예전에는 투수 몸쪽을 타깃으로 던졌는데 요즘은 가운데나 바깥쪽을 보고 던진다. 몸에 맞는 볼에 대한 부담이 없고 더 간결한 피칭이 된다. 투심의 폭이 더 넓어진 것 같다. 겨울에 준비한 것도 경기전 루틴으로 만들었다. 내가 생각하고 연습할 것들을 쏟아부으니 좋아졌다"며 기술적인 변화도 덧붙였다. 

두산 시절이었던 2019시즌 67경기 6승19세이브10홀드 평균자책점 2.66을 기록하며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우승의 주역이었다. 그때와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구위는 지금 보다 못한 것 같다. 그때도 수비도움을 많이 받았고 이제는 뭔가 운이 나에게 많이 따라오는 것같다. 1군에 최대한 버텨보겠다"며 홀짝 웃었다. 얼굴에 뿌듯함이 가득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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