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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미켈 오야르사발의 득점력이 심상치 않다.
스페인은 3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오스트리아를 3-0으로 완파했다.
디펜딩 유럽 챔피언 스페인은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스페인이 월드컵 토너먼트 경기에서 승리한 것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이후 16년 만이다.
주인공은 오야르사발이었다. 레알 소시에다드 공격수 오야르사발은 오스트리아전에서 멀티 골을 터뜨리며 스페인의 완승을 이끌었다.
이번 대회 스페인 경기를 앞두고 팬들의 유니폼 뒤에 가장 많이 보이는 이름은 야말이다. 오스트리아전이 열린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도 카메라는 야말을 따라갔다. 선수단이 경기장에 들어설 때도 관심은 야말에게 집중됐다.
가장 빛나는 선수는 따로 있었다. 스페인 대표팀에서 가장 화려한 이름은 아닐 수 있다. 이번 대회만 놓고 보면 오야르사발이 가장 밝게 빛나고 있다.
스페인 축구 전문가 기옘 발라게는 BBC 라디오 5 라이브를 통해 "야말이 팀의 리더라는 점은 너무나 분명하다. 모든 것이 그와 관련돼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야르사발은 보이지 않는 남자다. 그는 자신이 뛴 모든 결승전에서 골을 넣었다. 우리가 가진 가장 지능적인 선수 중 한 명이며, 경기 승부를 바꿀 수 있는 또 다른 선수"라고 평가했다.
오야르사발은 오랜 기간 대표팀에서 강한 조명을 받지 못했다. 그는 19세이던 10년 전 A대표팀 커리어를 시작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는 왼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4년이 지난 지금은 다르다. 월드컵 데뷔를 앞두고 그는 A매치 12경기에서 12골을 넣는 절정의 감각을 보여줬다. 오스트리아전 멀티 골로 최근 대표팀 선발 16경기 17골까지 기록을 늘렸다. 이번 대회 득점은 4골이다.
발라게는 "부상에서 돌아온 뒤 최근 두 시즌은 오야르사발 커리어 최고의 시간"이라며 "월드컵 4골. 의심할 여지 없이 스페인에서 가장 결정적인 선수"라고 말했다.
스페인은 유로 2012 당시 전문 스트라이커 없이 우승한 팀으로도 기억된다. 지금은 오야르사발이 공격의 중심에 있다. 오스트리아전에서 나온 두 골 역시 스트라이커에게 필요한 감각과 마무리 능력을 그대로 보여줬다.
스페인 대표팀 출신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는 BBC One을 통해 "가끔 사람들은 스페인의 센터포워드 포지션을 두고 의문을 갖는다. 오야르사발은 그 역할을 해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몇 년 전 오야르사발은 오른쪽 측면에서 더 많이 뛰었다. 지금은 중앙으로 이동했다"라고 설명했다.
기록도 말해준다. 지난해 시작 이후 유럽 선수 중 오야르사발보다 A매치 득점이 많은 선수는 노르웨이 공격수 엘링 홀란뿐이다. 홀란은 22골을 기록했다.
오야르사발은 또 1986 멕시코 월드컵 16강 덴마크전 에밀리오 부트라게뇨 이후 월드컵 토너먼트 경기에서 멀티 골을 넣은 첫 스페인 선수가 됐다.
오야르사발의 활약이 야말에게 가려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두 선수의 공존이 스페인의 공격력을 키우고 있다. 야말은 뛰어난 볼 컨트롤과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흔든다. 오스트리아 수비진도 야말 쪽으로 끌려갔고, 그만큼 오야르사발에게 공간이 생겼다.
독일 대표팀 출신 토마스 히츨슈페르거는 "팀에 야말처럼 많은 관심을 끄는 선수가 있으면 더 많은 공간을 얻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라며 "오야르사발은 그 공간을 활용한다. 공을 받고 골을 넣는다"라고 짚었다.
오야르사발은 현대 축구에서 보기 드문 '원클럽맨'이기도 하다. 그는 커리어 내내 레알 소시에다드에서만 뛰었다. 지난 시즌에는 라리가 15골을 넣으며 소속팀에서 개인 리그 최다 득점 시즌을 보냈다. 대표팀에서의 상승세와도 맞물렸다.
오야르사발은 최근 자신의 득점 욕심이 어린 시절 다른 종목에서 시작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어릴 때 하키를 했고 많은 골을 넣었다. 항상 머릿속에 '하나를 놓쳐도 상관없다. 또 기회가 온다'는 목소리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골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그 목소리는 늘 머릿속에 있었다"라고 했다.
지금의 중앙 공격수 역할은 오야르사발에게 잘 맞는다. 그는 "다른 포지션 선수들은 공을 더 오래 소유하거나 더 많이 관여해야 잘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 높은 위치에서 뛰는 선수, 특히 나 같은 스트라이커라면 모든 것은 몇몇 순간에 달려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공이 어디로 떨어질지, 골 기회를 잡기 위해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지 냄새를 맡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스페인이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이유는 오야르사발 한 명 때문만은 아니다. 스페인은 오스트리아전 승리로 A매치 34경기 무패를 이어갔다. 대표팀 역사상 두 번째로 긴 무패 행진이다. 8강에 오르면 최장 기록인 35경기와 동률을 이룬다.
출발은 다소 느렸다. 스페인은 대회 첫 경기에서 월드컵 데뷔국 카보베르데와 0-0으로 비겼다. 이후 경기력이 점점 올라오고 있다. 스페인은 이번 대회 4경기에서 8골을 넣었고,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다음 상대는 포르투갈과 크로아티아 경기 승자다. 빅매치가 기다리고 있다.
잉글랜드 대표팀 출신 디온 더블린은 BBC 라디오 5 라이브를 통해 "스페인에는 아직 더 올릴 수 있는 기어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스트리아전에서 스페인은 3단이나 4단 기어로 편하게 경기했다. 상대가 내놓을 것이 많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프랑스나 포르투갈 같은 팀을 만나면 스페인은 다시 경기력을 끌어올릴 것이다. 아직 보여줄 것이 훨씬 많다. 다른 팀들 입장에서는 무서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야말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오야르사발은 그 빛의 뒤에서 골을 넣는다. 스페인의 월드컵 여정은 조용한 해결사의 발끝과 함께 더 깊은 곳으로 향하고 있다. /reccos2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