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이인환 기자] 포르투갈의 21분은 축구보다 먼저 기억이었다.
포르투갈은 3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 스타디움에서 크로아티아를 2-1로 꺾고 월드컵 16강에 올랐다. 스코어는 짜릿했지만, 경기장 안의 첫 장면은 골이 아니었다. 전광판에 디오구 조타의 얼굴과 21번 유니폼이 올라왔다. 포르투갈 응원석은 박수로 답했다.
조타의 등번호 21번은 이날 포르투갈의 시간표가 됐다. 전반 21분, 관중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조타의 사진이 담긴 현수막과 21번 풍선이 펼쳐졌다. 토론토의 포르투갈 팬들은 함성보다 먼저 박수로 1년 전 멈춘 공격수를 불렀다.
그라운드 위에서도 21번은 지워지지 않았다. 루벤 네베스는 현재 대표팀에서 21번을 달고 뛴다. 그는 국가가가 끝날 무렵 조타의 이름이 새겨진 손목밴드에 입을 맞췄다. 친구를 잃은 미드필더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포르투갈 선수들은 그 장면을 지나 경기에 들어갔다.
조타는 지난해 7월 스페인에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동생 안드레 실바도 함께 숨졌다. 리버풀 공격수였고, 포르투갈 대표팀의 전방 옵션이었다. 월드컵 최종 명단에는 없었지만 포르투갈은 그를 선수단 안에 남겨뒀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은 조타를 팀의 빛으로 불러왔다.
경기는 추모식처럼만 흐르지 않았다. 크로아티아는 후반 8분 페리시치의 골로 앞서갔다. 포르투갈은 흔들렸다. 전반에 공을 잡고도 골문을 열지 못했고, 후반 초반에는 크로아티아의 반격에 라인이 내려갔다. 조타의 밤이 포르투갈의 탈락으로 끝날 수도 있었다.
호날두가 균형을 맞췄다. 후반 23분 페널티킥을 가운데로 꽂아 넣었다. 41세 베테랑의 월드컵 토너먼트 첫 골이었다. 그는 자신의 기록을 세웠지만 세리머니 뒤의 무게는 조타 쪽으로 흘렀다. 포르투갈은 다시 뛰었고, 벤치는 마지막 교체 카드를 꺼냈다.
결승골은 하무스의 머리에서 나왔다. 후반 추가시간 레앙의 크로스가 올라왔고, 하무스가 수비 사이를 파고들어 골망을 흔들었다. 조타가 즐기던 박스 안 냄새가 그대로 남은 장면이었다. 하무스는 경기 후 조타를 매일 이야기하고, 그가 팀에 힘을 준다는 취지로 말했다.
종료 휘슬 뒤 포르투갈 선수들은 다시 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호날두가 조타의 21번 유니폼을 입고 앞에 섰다. 선수단은 팬들 앞으로 걸어갔다. 승리 세리머니와 추모가 한 장면에 겹쳤다. 포르투갈은 크로아티아를 이긴 것이 아니라 조타를 데리고 16강으로 갔다.
다음은 스페인이다. 포르투갈은 7일 오전 4시(한국시간) 미국 알링턴에서 라리가 선수들이 즐비한 유럽 챔피언과 맞붙는다. 토론토에 남은 21분 박수는 이제 댈러스의 다음 90분으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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