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도 쩔쩔맸다…'깜짝 돌풍' 카보베르데의 월드컵 동화 끝

스포츠

뉴스1,

2026년 7월 04일, 오후 03:29


마이애미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사상 처음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카보베르데는 '디펜딩 챔피언'과 최고의 명승부를 펼치며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카보베르데는 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에서 아르헨티나와 연장전 포함 120분 동안 난타전을 벌인 끝에 2-3으로 석패했다.

비록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대회 전까지 이름조차 생소했던 인구 52만 명의 '군도 국가' 카보베르데는 감동적인 동화로 첫 월드컵 여정을 마무리했다.

1986년 FIFA에 가입한 카보베르데는 번번이 월드컵 진출 꿈이 무산됐으나 48개국으로 확대된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 본선 진출권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포르투갈, 튀르키예 등 무대에서 뛰는 이중국적자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한 카보베르데는 기대 이상의 선전으로 '승점 자판기로 망신당하지 않겠냐'는 우려를 불식시켰다.

H조에 속한 카보베르데는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우승 후보' 스페인과 0-0으로 비기며 깜짝 이변을 일으켰다. 이어 '남미 강호' 우루과이와 2-2 무승부를 거뒀고, 사우디아라비아와도 0-0으로 비겨 H조 2위(3무·승점 3)로 32강에 진출했다.


카보베르데의 토너먼트 첫 상대는 '디펜딩 챔피언'이자 FIFA 랭킹 2위의 아르헨티나였다. 불혹을 앞둔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는 나이를 잊은 활약을 펼치는 중이었다.

아르헨티나의 완승이 예상됐으나 카보베르데는 끈끈하고 조직적인 축구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전반 29분 메시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후반 14분 데로이 두아르트가 아르헨티나의 골문을 열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골키퍼 보지냐는 신들린 선방을 펼치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연장전에서도 카보베르데의 투혼 넘치는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연장 전반 3분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에게 실점했으나 연장 전반 13분 시드니 로페스 카브랄이 왼쪽 측면에서 환상적인 감아 차기 슈팅으로 다시 동점을 만드는 저력을 발휘했다. 대회 최고의 골로 꼽기엔 손색없는 슈팅이었다.

연장 후반 6분 코너킥 수비 상황에서 지네이 보르헤스의 불운한한 자책골이 나왔으나 카보베르데는 더더욱 아르헨티나를 밀어붙였다.


연장 후반 11분 카브랄의 프리킥 슈팅이 아르헨티나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의 선방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으나 카보베르데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천하의 메시를 비롯해 아르헨티나 선수를 쩔쩔매게 했다.

경기 후 카보베르데의 부비스타 감독은 "우리 팀은 경기에서 이기고 싶은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두 번이나 동점을 만들고 연장전까지 끌고 갈 수 있는 팀은 드물다"며 "우리의 정체성을 보여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비스타 감독은 "우리가 이번 대회에서 해낸 일에 자부심을 느낀다.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며 "우리는 나라의 위상을 높였다. 이것만으로도 우리는 승리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또한 그는 "(경기 후) 선수대기실 분위기는 슬픔으로 가득 찼다. 선수들은 서로 껴안고 울었다"며 "탈락해서 슬프다. 승리에 정말 가까웠기에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이 또한 성장의 과정이다. 이런 경험은 성장에 도움이 되며, 팀에 영혼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적장'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도 카보베르데를 향해 찬스를 보냈다.

스칼로니 감독은 "축구 경기에서 쉬운 상대는 없다는 말이 있다. 오늘 카보베르데는 훌륭한 팀이라는 걸 입증했다"며 "경기가 빨리 끝나기만 바랐다. 종료 직후에는 완전히 지쳐버렸다. 정말 힘든 경기였다"고 전했다.

영국 BBC는 "카보베르데가 승리하지 못했으나 월드컵 역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다"고 호평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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