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G 무패' 모로코, 이제 돌풍 아니다...BBC, "진짜 월드컵 우승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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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2026년 7월 05일, 오전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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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더 이상 돌풍이 아니다. 모로코가 34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우승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영국 'BBC'는 5일(한국시간) "34경기 무패, 모로코가 월드컵 우승 후보인 이유"라며 모로코의 2026 북중미 월드컵 행보를 조명했다.

모로코는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캐나다와 16강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경기 내용이 화려했던 것은 아니다. 모로코는 이날 단 5개의 슈팅만 기록하고도 승리를 챙겼다. BBC에 따르면 월드컵 토너먼트 경기에서 승리한 팀 기준 역대 최소 슈팅 기록이다.

전반전은 거칠었다.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전반전에 슈팅보다 경고가 더 많이 나온 경기였다. 경기 초반 캐나다가 조나단 데이비드와 타니 올루와세이의 슈팅으로 기회를 잡았고, 모로코 골키퍼 야신 부누가 이를 막아냈다. 모로코는 두 경기 연속 경기 시작 15분 동안 상대 박스 안에서 터치조차 기록하지 못했다.

흔들렸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모로코는 시간이 흐를수록 경기를 장악했다. 제시 마시 캐나다 감독도 경기 후 "그들은 조금 휘어졌지만 부러지지 않았다"라고 평가했다.

BBC는 "위대한 팀의 조건은 좋지 않은 경기에서도 이기는 법을 안다는 것"이라며 "이제 모로코를 위대한 팀, 이 월드컵의 진짜 우승 후보로 봐야 한다"라고 전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모로코의 흐름은 이번 대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모로코는 이번 월드컵 무패를 넘어 최근 공식전 34경기에서 패하지 않았다. 2026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결승 세네갈전 결과가 사후적으로 모로코 승리로 인정됐고, 현재 법적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는 단서는 있다. 그럼에도 34경기 무패라는 숫자 자체는 강렬하다.

모로코가 마지막으로 패한 경기는 2025년 8월 아프리카 네이션스 챔피언십 케냐전 0-1 패배다. 이 대회는 아프리카 국내 리그 소속 선수들만 참가하는 대회다.

캐나다전은 두 나라의 황금세대가 맞붙은 경기이기도 했다. 캐나다는 부상 중인 알폰소 데이비스가 벤치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모로코는 스티븐 에우스타키우의 위협적인 패스를 차단했고, 공격수 조나단 데이비드를 경기에서 지워냈다.

반대로 모로코는 핵심 선수들이 빛났다. 주장 아슈라프 하키미는 공을 잡았을 때나 상대 선수들과 신경전을 벌일 때나 계속 존재감을 드러냈다. 브라힘 디아스는 도움 2개를 추가했다. 디아스는 월드컵 통산 도움 4개를 기록하며 아프리카 선수 중 월드컵 최다 도움 선수가 됐다.

모하메드 우아비 모로코 감독은 경기 후 "전반전은 매우 치열했다. 하프타임에 몇 가지 조정이 필요했다. 우리는 압박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요한 건 우리의 정체성과 경기 철학을 바꾸지 않았다는 점이다. 많은 아이디어가 나왔고, 그중 가장 좋은 것을 택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우아비 감독은 "월드컵을 치른다는 것은 어려운 순간이 있다는 뜻이다. 최상의 모습이 아닐 때는 버텨야 한다. 우리가 누구를 위해 뛰는지, 무엇을 위해 뛰는지 기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모로코는 이 승리로 남자 월드컵에서 두 대회 연속 8강 진출에 성공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8강까지 5경기를 치렀고, 이번에도 같은 흐름을 이어갔다.

기록도 쌓이고 있다. 모로코는 2022년 2승, 2026년 2승을 더해 월드컵 토너먼트 통산 4승을 기록했다. 이는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이 기록한 월드컵 토너먼트 승수를 모두 합친 것과 같다.

이제 한 경기만 더 이기면 2022 카타르 월드컵 성적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모로코는 당시 아프리카 국가 최초로 월드컵 4강에 오른 팀이었다.

BBC는 모로코를 우승 후보로 인정하면서도 아직 더 강한 시험대가 남아 있다고 짚었다. 모로코는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브라질과 비기며 인상을 남겼다. 이후 스코틀랜드전에서는 경기 시작 2분 만에 넣은 골을 지켜내며 승리했고, 아이티전에서는 4-2 난타전 끝에 이겼다. 32강 네덜란드전에서는 더 나은 경기력을 보였으나 후반 추가시간 헤더 골로 가까스로 탈락을 피했다. 캐나다전은 3-0 승리였지만, 프랑스와 만날 가능성이 있는 8강을 앞두고 의심을 완전히 지울 정도의 경기력은 아니었다.

BBC 5라이브 해설위원 크리스 서튼은 "모로코는 최상의 모습이 아니었다. 더 어려운 시험이 남아 있다. 경기 초반 무기력한 모습은 의외였다. 캐나다를 얕본 오만함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경기력에 뭔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그는 "모로코는 후반에 전반처럼 못할 팀이 아니었다. 시간이 갈수록 강해졌다. 역습은 파괴적이다. 다만 프랑스가 올라오고 모로코가 캐나다전 전반처럼 경기한다면, 프랑스 같은 팀에게는 무너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모로코가 아프리카 최초의 월드컵 우승에 가장 가까이 다가선 팀이라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모로코의 성공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BBC는 모로코 축구의 성장 배경으로 모하메드 6세 국왕의 장기 투자를 짚었다. 모로코는 2009년 국왕의 이름을 딴 아카데미를 열었고, 2019년에는 6,500만 달러, 약 4870만 파운드 규모의 훈련 시설을 개장했다. 이 투자는 모로코가 아프리카 최고 순위 국가로 자리 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우아비 감독은 "지금 모로코 축구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은 모하메드 6세 덕분이다. 그는 지난 몇 년 동안 많은 투자를 했다. 특히 이 아카데미가 그렇다"라고 말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모로코는 1986년부터 1998년까지 네 번의 월드컵 중 세 번 본선에 올랐지만, 이후 20년 동안 월드컵 무대에 서지 못했다. 장기 투자는 흐름을 바꿨다. 스페인에서 태어난 하키미와 디아스처럼 해외 디아스포라 선수들을 대표팀으로 끌어들이는 작업도 가능하게 했다.

이제 모로코는 아프리카와 아랍권 국가들이 참고하는 모델이 됐다. 4년 전 카타르 월드컵의 모로코가 놀라움이었다면, 이번 대회 모로코는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우아비 감독도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제 놀라운 일이 아니다. 오늘부터 우리는 더 이상 깜짝 팀이 아니다. 사람들이 모로코를 이야기할 때 진짜 우승 후보, 축구 강국으로 이야기한다. 이는 큰 자부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도 이런 월드컵 행보를 이어가길 바란다. 우리는 계속 가고 싶다. 멈추고 싶지 않다"라고 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카타르의 모로코가 믿기 어려운 동화였다면, 북중미의 모로코는 목적의식을 품은 강팀이다. 더 이상 단순한 월드컵 동화가 아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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