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한국 축구는 아시아 평가표에서도 일본 뒤에 섰다.
영국 ‘가디언’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팀들을 짚으면서 일본을 따라야 할 모델로 올렸다.
반대로 한국에는 가장 실망스러운 팀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한국은 체코를 2-1로 꺾고 출발했지만 멕시코와 남아공에 연속 0-1로 졌다. 32강 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한일 비교는 잔인했다. 일본은 32강에서 브라질에 1-2로 졌다. 그러나 경기 내용은 패배만으로 묶이지 않았다. 일본은 전반과 후반 초반까지 에너지, 기술, 속도로 브라질을 압박했다. 후반 막판 가브리엘 마르티넬리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졌지만, 미토마 가오루, 엔도 와타루, 미나미노 다쿠미, 구보 다케후사가 빠진 상태에서도 브라질을 끝까지 흔들었다.
한국은 다른 평가를 받았다. 조 편성상 통과했어야 할 팀으로 분류됐다. 체코전 승리는 희망을 줬지만 이후 두 경기는 수동적이고 무기력했다. 멕시코전 0-1 패배, 남아공전 0-1 패배는 스코어보다 경기 내용이 더 아팠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를 보유한 팀이 확대 월드컵에서도 조별리그를 넘지 못했다.
가디언의 기준은 단순한 성적표가 아니었다. 일본은 장기적 비전, 인내, 꾸준함의 결과물로 다뤄졌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여러 차례 비판을 받았지만 팀의 큰 틀은 흔들리지 않았다. 선수들은 유럽 각지에서 경쟁했고, 대표팀은 세대교체를 급하게 포장하지 않았다. 브라질전 패배 뒤에도 일본 축구의 방향은 남았다.
아시아 전체도 웃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는 아시아에서 9팀이 나섰지만, 7팀이 첫 관문에서 떨어졌다. 호주는 이집트와 32강을 치렀고, 일본은 브라질에 막혔다. 카타르의 0-6 패배,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의 국내파 중심 구조, AFC 운영 방식까지 비판대에 올랐다. 확대 월드컵은 아시아에 기회를 줬지만, 격차를 가려주지는 못했다.
일본이 받은 평가는 패배의 포장지가 아니었다. 월드컵에서 브라질을 상대로 선제 분위기를 만들고, 끝까지 전진하려 한 경기 태도 자체가 재료였다. 아시아 팬들이 일본을 통해 대륙의 자존심을 보려 했다는 흐름도 있었다. 모리야스 감독은 일본이 다른 아시아 팀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는 취지로 말했다. 결과는 패배였지만 메시지는 남았다.
한국은 메시지도 흐렸다. 손흥민은 남아공전에서 선발 제외됐다가 하프타임에 들어갔다. 이강인은 볼을 잡을 때마다 견제를 받았고, 김민재는 뒤에서 긴 시간을 버텼다. 세 스타의 이름은 컸지만 팀은 앞으로 밀고 나가지 못했다. 한 골만 더 필요했던 경기에서 슈팅의 무게가 가벼웠다.
장기 계획의 차이도 다시 드러났다. 일본은 유소년 시스템, 유럽 진출, 대표팀 철학이 한 방향으로 묶였다는 인상을 남겼다. 한국은 감독 선임 과정부터 흔들렸다. 클린스만 실패 뒤 홍명보 복귀까지 이어진 흐름은 월드컵 탈락과 함께 더 거센 질문을 불렀다. 선수 개인의 이름값은 시스템 공백을 덮지 못했다.
AFC를 향한 시선도 차갑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운영은 강팀과 돈이 몰린 리그에 유리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는 예선 과정에서 홈 이점을 크게 누렸지만 본선에서는 설득력 있는 축구를 오래 보여주지 못했다. 월드컵 출전권 확대가 곧 경쟁력 상승은 아니었다.
결국 비교는 일본과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아시아 축구가 돈, 제도, 유럽 경험을 어떻게 엮을지 묻는 냉정한 성적표였다. 한국도 그 한복판에 섰다. 답은 길게 가야 한다.
한국에는 더 뼈아픈 문장이 붙었다. 홍명보 감독은 전례 없는 분노 속에 사퇴했다. 그러나 감독 교체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따라왔다. 한국은 늘 단기 처방에 익숙했다. 월드컵 실패 뒤 감독이 떠나고, 새 감독 이름으로 분위기를 바꾸는 방식이 반복됐다.
일본은 졌지만 방향을 얻었다. 한국은 탈락과 분노를 함께 안았다. 한일전은 열리지 않았지만 월드컵 뒤 평가표는 이미 갈렸다. 한국 축구가 다음 대회에서 일본을 다시 비교 대상으로만 두지 않으려면, 감독 선임보다 긴 계획을 먼저 꺼내야 한다. /mcado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