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수원, 이후광 기자] 은퇴를 해도 무방한 나이에 특급 대우를 받고 이적한 김현수(KT 위즈)가 새 팀에서의 뜻밖의 생존법을 공개했다.
프로야구 KT 위즈 베테랑 타자 김현수는 지난 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7차전에 2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득점 활약하며 팀의 4-2 승리 및 3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이강철 감독은 “베테랑 김현수의 2점홈런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승부처는 8회말이었다. 선두타자 최원준이 바뀐 투수 정현수 상대 중전안타를 친 가운데 김현수가 2-2 균형을 깨는 결승 2점홈런을 때려낸 것. 롯데 좌완 정현수의 초구 볼을 지켜본 뒤 2구째 몸쪽 직구(139km)를 받아쳐 비거리 115.4m 우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5월 3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35일 만에 나온 시즌 6호포였다.
경기 후 만난 김현수는 “너무 오랜만에 홈런이 나왔다. 솔직히 넘어갈 줄도 몰랐고, 그 홈런으로 팀이 이길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다”라며 “병살만 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마지막 타석에 들어갔다. 어떻게든 주자를 득점권으로 옮겨야했는데 그런 마음 때문에 아마 더 좋은 타구가 나온 거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불과 열흘 전까지 LG 트윈스와 치열한 1위 경쟁을 펼쳤던 KT는 대구 삼성 라이온즈 3연전 스윕패를 기점으로 급격히 사기가 떨어졌다. 대전 한화 이글스전 1승 1패에 이어 주말 롯데를 만나 2경기를 먼저 내주며 5일 승리 전까지 7경기 1승 6패 부진에 시달렸다.
김현수는 “야구라는 게 흐름이 있다.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는데 이런 걸 이겨내는 게 강팀이다. 또 그 동안 우리 선수들이 쉽게 지는 경기가 없었다”라며 “KT는 강팀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흐름이 안 좋았지만, 언젠가 이 흐름을 바꾸면 또 좋은 흐름이 온다고 생각하면서 선수들이 사기를 끌어올렸는데 그래서 이렇게 연패를 끊은 거 같다”라고 바라봤다.
이강철 감독은 최근 부진 요인 중 하나로 베테랑들의 체력 저하를 꼽았다. 이에 대해 38살 김현수는 “나보다 더 고참들도 지금 뛰고 있다”라고 웃으며 “물론 힘들어 보일 수 있다. 성적도 그렇게 나왔다. 그래서 감독님이 그렇게 보실 수 있는데 사실 더워지면 어린 선수들도 힘들다. 나도 어릴 때 힘들었다. 다만 회복 속도의 차이는 있다. 베테랑들이 회복만 잘하면 될 듯하다”라고 설명했다.

스토브리그에서 LG를 떠나 3년 50억 원 전액 보장 조건에 KT와 FA 계약한 김현수.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를 앞둔 상황에서 본인의 전반기를 평가해 달라고 하자 “작년보다 전반기를 잘 보냈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아무래도 베테랑이 되다 보니 조금 더 하려고 욕심을 내면 망가지더라. 그래서 더 좋은 플레이를 하기보다 현 상태에서 완벽하게 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어느덧 38살이 됐기에 팀 내 생존하는 방법도 달라졌다. 김현수는 “두산 시절에는 따라갔고, LG 때는 끌고 갔고, 지금은 끌려가지만 한 번씩 잡아야 한다. 그 정도 나이가 됐다. 지금은 혼자 있는 걸 좋아해야 한다”라고 웃으며 “힘들 때 아무렇지 않은 척도 해야 한다. 내가 힘들어하고 흔들리면 후배들이 동요할 수 있다. 속은 썩어가지만 원래 하던 대로 괜찮은 척을 해야 한다”라고 베테랑의 책임감을 드러냈다.
김현수는 이날 우여곡절 끝 데뷔 첫 승을 신고한 아시아쿼터 스기모토 코우키를 향한 진심도 전했다. 그는 “축하를 하기보다 그냥 너무 미안했다”라며 “스기모토가 지금 살아나고 있는 흐름이다. 구위도 좋아졌다. 아시아쿼터로 팀에 와서 외국인선수로서 외롭고 힘들 텐데 전날 경기에서 도와주지 못해 미안했다. 그래서 오늘 직접 미안하다고 말했다”라고 속내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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