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카드 위에 트럼프 카드?' FIFA, 美 대통령 전화 한 통에 '발로건 면죄부' 촌극

스포츠

OSEN,

2026년 7월 06일, 오후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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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필주 기자] '레드카드를 받으면 다음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는 축구계의 가장 공정하고 확실한 명제 중 하나가 처참하게 무너졌다.

영국 'BBC'는 6일(한국시간) 국제축구연맹(FIFA)이 도널드 트럼프(80) 미국 대통령의 전화 한 통에 굴복해 규정을 통째로 뒤흔들었다고 비판했다.

미국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폴라린 발로건(25, AS 모나코)은 오는 7일 오전 9시 미국 시애틀의 시애틀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벨기에와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 나설 수 없었다. 

발로건은 팀내 최다 득점(3골)을 기록 중이지만 지난 2일 미국이 2-0으로 승리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32강전에서 퇴장당했기 때문이다. 

FIFA 징계 규정에는 발로건이 '심각한 반칙'으로 최소 2경기 출전정지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실제로 월드컵 규정상 퇴장에 대해서는 팀이 항소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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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건의 결장은 미국에 치명타였다. 그러자 미국 정가가 움직였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미국이 레드카드로 엿을 먹었다"며 여론을 조성했고, 급기여 미국 대통령이 직접 등판한 것이다. 

로이터, AFP 등 주요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보스니아전 직후 잔니 인판티노(56) FIFA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발로건의 징계를 재고하라고 강력히 압박했다. 

결국 FIFA는 발로건의 출전 정지 징계를 유예하면서 'FIFA 징계 규정 27조'를 근거로 내세웠다. 징계 조치의 이행을 완전 또는 부분적으로 유예할 수 있다는 이 광범위한 조항은 사실상 FIFA가 원하면 언제든 규칙을 무시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칼'인 셈이다.

월드컵 역사상 189번의 퇴장이 있었다. 하지만 출장 정지 징계를 피한 것은 1962년 칠레 월드컵 당시 브라질의 가린샤 이후 발로건이 두 번째다.

다만 가린샤가 체코슬라보키아전에 출전할 때에는 자동 출전정지 규정이 없었다. 심판들의 진술을 토대로 당시 FIFA 징계위원회가 징계 여부를 결정했다. 물론 당시에도 정치적 외압 의혹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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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는 FIFA가 이메일 문의에도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대회 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1, 알 나스르)의 징계 유예 사례를 들며 얼버무렸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호날두는 '예선' 단계였고, 225경기 동안 퇴장이 없었다는 참작 사유라도 명시됐다. 반면 발로건은 '월드컵 본선' 무대임에도 어떠한 공식 설명조차 없는 면죄부였다.

BBC는 "백악관과 FIFA의 긴밀한 관계가 널리 알려진 만큼, 공동 개최국 미국에 유리한 매우 이례적인 결정에 대해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왜 발로건만 구제를 받고, 이번 월드컵에서 퇴장당한 다른 11명의 선수는 모두 출전정지를 소화해야 하나"라며 "정당한 퇴장 판정이었더라도 앞으로는 출전정지를 줄이기 위한 항소가 잇따르게 되는 것은 아닐까"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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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위대한 불의를 바로잡아준 FIFA에 감사하다"는 글을 올리며 자신의 개입을 사실상 시인했다. 경기장 안의 판정과 징계 규칙마저 미국 대통령의 '전화 한 통'에 좌지우지된 셈이다.

날벼락을 맞은 16강 상대 벨기에는 폭발했다. 벨기에축구협회는 즉각 성명을 내고 "경악스럽다"며 대회 규정을 정면으로 위반한 FIFA를 비판했다.

벨기에 사령탑 뤼디 가르시아(62)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7월 5일이 언제부터 만우절(4월 1일)로 바뀌었나. 우리는 단순히 벨기에 대표팀을 변호하는 게 아니라, 축구라는 스포츠 자체를 방어하고 있는 것"이라며 격분했다.

불운한 사고성 파울로 상대 선수에게 부상을 입혔던 카타르의 아심 마디보(30, 알 가라파)에게는 가혹한 '5경기 출장 정지'를 때렸던 FIFA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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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수비수 출신 마이카 리차즈는 "징계를 유예해 준다는 것은 대회 전체를 조롱거리로 만드는 짓이다. 스타 선수를 남겨 흥행을 챙기려는 촌극에 불과하다"며 고개를 저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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