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데뷔 날에 베네수엘라 '지진'…다저스 알폰소 "천국 간 가족 위해"
스포츠
뉴스1,
2026년 7월 06일, 오후 02:54
베네수엘라 출신의 포수 엘리에제르 알폰소(27·LA 다저스)가 오랜 마이너리그 생활 끝에 잊지 못할 메이저리그(MLB) 데뷔전을 치렀다.
꿈을 이뤘다는 기쁨보다 슬픔이 더 컸다. 고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의붓어머니와 여동생이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를 접했지만, 그는 가족을 위해 그라운드에 섰다.
알폰소는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홈 경기에서 9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지난 5일 주전 포수 윌 스미스의 부상으로 빅리그에 합류한 알폰소는 이날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경기를 뛰었다. 2016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국제자유계약선수를 맺은 지 10년 만에 꿈이 이뤄진 순간이었다.
2017년부터 마이너리그 생활을 해온 그는 메이저리그 승격 기회를 얻지 못했고, 지난해 말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시즌 트리플A에선 4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3과 1홈런, 17타점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알폰소는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최근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강진으로 사망자가 3342명으로 집계됐는데, 그 안에 알폰소의 가족도 있었다.
베네수엘라 매체는 이날 지진으로 실종된 알폰소의 의붓어머니 패트리샤와 여동생 엘리아나가 머물던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준비하던 알폰소도 그 소식을 듣고 큰 충격에 빠졌다. 온전히 경기를 뛰기 힘들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알폰소는 마음을 굳게 다잡고 포수 마스크를 썼다.
알폰소는 자기 모자에 의붓어머니와 엘리아나의 명복을 비는 'E y P RIP'(Rest in peace)라는 문구도 새겼다.
그는 "매우 힘든 하루였다. 아버지와 남동생, 여자친구, 에이전트가 위로해주며 힘을 북돋아 줬다. 의붓어머니와 여동생을 위해 뛰기로 결심했다"며 "세상을 떠난 가족을 위해 고개를 들고 앞으로 계속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여동생과 가슴 아픈 사연도 공개했다. 그는 "여동생이 2주 전 '멋진 꿈을 꿨다. 현실로 이뤄지기 전까지 알려주지 않겠다'고 이야기했다"며 "오늘 메이저리그 데뷔가 여동생의 봤던 꿈이라고 확신한다. 천국에 있는 여동생이 지켜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저스는 알폰소와 유가족에 애도를 표했다. 구단은 샌디에이고전을 마친 뒤 성명을 통해 "베네수엘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의붓어머니와 여동생을 잃은 알폰소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그의 가족에도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알폰소가 (가족을 잃은 큰 슬픔에도) 자기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잘해줬다. 이제 밀려오는 현실과 마주할 텐데 너무 가슴 아프고 비극적인 사고"라며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