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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잉글랜드가 멕시코의 '요새' 아스테카를 무너뜨렸다. 토마스 투헬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는 고지대, 홈 관중의 압박, 경기 지연, 퇴장 악재까지 모두 이겨내며 월드컵 8강에 올랐다.
영국 'BBC'는 6일(이하 한국시간) "잉글랜드 영웅들이 탄생한 믿을 수 없는 밤"이라며 잉글랜드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16강 승리를 조명했다.
잉글랜드는 멕시코시티의 에스타디오 아스테카에서 열린 멕시코와 16강전에서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잉글랜드는 오는 12일 마이애미에서 노르웨이와 8강전을 치른다.
BBC는 "잉글랜드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뒤 기쁨과 탈진 속에 무릎을 꿇었다. 멕시코의 거대한 요새 아스테카가 무너진 밤이었다. 드라마와 감정, 순수한 극장이 뒤섞인 밤, 잉글랜드는 월드컵 역사에 남을 위대한 승리를 만들었다"라고 전했다.
매체는 이번 승리를 1966년 웸블리에서 월드컵을 들어 올린 이후 잉글랜드가 거둔 최고의 승리 중 하나로 평가했다. BBC는 “점수만으로는 이 밤을 설명할 수 없다. 현장에 있었던 누구도 잊지 못할 경기였다”라고 강조했다.
잉글랜드는 시작 전부터 여러 악재를 마주했다. 아스테카는 해발 7000피트(약 2130m)가 넘는 고지대에 위치했다. 멕시코 팬들의 응원은 경기장 전체를 뒤흔들었다. 경기 시작은 폭풍우로 한 시간 지연됐다. 후반 초반에는 자렐 콴사가 퇴장당하며 수적 열세까지 떠안았다.
모두 넘었다. 잉글랜드의 월드컵 도전은 이어진다.
BBC는 "아스테카에서 멕시코는 공식 경기 89경기 중 단 2패만 당했다.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었다. 킥오프 5시간 전부터 팬들이 도로를 가득 메웠고, 멕시코 국가가 울려 퍼질 때 일부 팬들은 눈물을 흘렸다. 천둥과 번개, 어두운 구름까지 드라마를 키웠다"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잉글랜드는 조별리그와 32강에서 매끄럽지 않은 경기력으로 의문을 받았다. 아스테카에서는 달랐다. BBC는 "잉글랜드는 익숙하지 않은 조건 속에서 모든 에너지를 쏟아냈다. 투헬 체제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승리이자 최근 몇 년간 잉글랜드의 어떤 승리와도 견줄 만한 경기"라고 평가했다.
앨런 시어러는 BBC를 통해 "잉글랜드 선수들은 조국을 훌륭하게 대표했다. 모든 선수가 올바른 태도를 보였다. 에너지, 고도, 분위기 등 그들에게 던져진 모든 것을 넘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믿을 수 없는 경기력이었다"라고 말했다.
투헬 감독의 승부수도 빛났다. BBC는 "투헬은 토너먼트 축구의 달인으로 평가받는 이유를 보여줬다"라고 했다.
투헬 감독은 경기 초반 라인을 낮추고 멕시코 선수들의 기세를 꺾는 전략을 택했다. 잉글랜드는 공을 오래 소유하며 홈 관중의 열기와 멕시코의 압박을 버텼다. 콴사의 퇴장 이후에는 부카요 사카를 빼고 존 스톤스를 투입했다. 이후 댄 번과 제드 스펜스를 넣어 백5를 구성하며 막판 수비전에 나섰다.
시어러는 "잉글랜드가 몰릴 때 감독은 올바른 교체를 했다. 교체 선수들은 들어가서 자기 역할을 했다. 믿을 수 없는 밤이었다"라고 평가했다.
잉글랜드축구협회가 투헬 감독을 선임할 때 기대했던 장면도 이런 것이었다. 투헬 감독은 부임 당시 "유니폼에 두 번째 별을 달겠다"라고 말했다. 잉글랜드는 아직 그 길 위에 있다.
주드 벨링엄은 이날의 주인공이었다. BBC는 "월드컵 전 벨링엄의 선발 여부는 논쟁거리였지만, 그는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그러하듯 가장 큰 무대에서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활약으로 답했다"라고 전했다.
벨링엄은 멀티골을 터뜨리며 잉글랜드의 리드를 이끌었다. 득점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전반 막판에는 멕시코 수비수 세사르 몬테스의 슈팅을 골라인 앞에서 막아내며 2-2 동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잉글랜드는 벨링엄의 두 골로 앞서갔다. 멕시코는 훌리안 퀴뇨네스의 골로 추격했다. 콴사 퇴장 이후 해리 케인이 페널티킥으로 3-1을 만들며 한숨 돌리는 듯했다. 케인이 이후 페널티킥을 내줬고, 라울 히메네스가 이를 성공시키며 경기는 다시 살얼음판이 됐다.
중심에는 계속 벨링엄이 있었다. 마이카 리차즈는 BBC에 "벨링엄은 절대적인 슈퍼스타다. 그는 항상 나타나고, 항상 100%를 쏟는다. 어떤 사람들은 그의 자신감을 오만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런 자신감이 필요하다. 잉글랜드 유니폼을 입으면 한 단계 올라서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벨링엄은 경기 후 최우수 선수상을 들고 "나는 이 잉글랜드 대표팀의 일원이 돼 조국을 하나로 만들고, 사람들이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밤을 선물하는 것을 꿈꿔왔다. 이 팀이 자랑스럽다. 우리가 해낸 일은 특별하다"라고 말했다.
골키퍼 조던 픽포드의 활약도 컸다. BBC는 "픽포드는 이번 월드컵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 잉글랜드 대표팀 커리어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줬다"라고 평가했다.
픽포드는 32강 콩고민주공화국전 실점 장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멕시코전에서는 달랐다. 전반 라울 히메네스의 슈팅을 두 차례 막아냈고, 경기 막판 멕시코가 몰아칠 때도 페널티박스를 장악했다.
픽포드는 이 경기로 피터 실턴이 보유한 잉글랜드 선수 월드컵 최다 출전 기록 17경기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노르웨이와 8강전에 나서면 단독 기록 보유자가 된다.
픽포드는 "믿을 수 없는 경기였다. 많은 감정과 긍정적인 요소가 있었다. 우리는 회복력과 성격을 보여줬다. 아름다운 경기만은 아니었다. 사람을 자리에서 일어나게 만드는 모든 것이 담긴 경기였다. 이것이 축구다. 우리의 결속을 보여줬고 특별한 밤이었다"라고 말했다.
투헬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이 조국을 위해 뛰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내가 무엇을 요구하든 선수들은 해낸다. 첫 순간부터 엄청난 드라마였다. 미친 경기였고 감정의 롤러코스터였다. 멕시코 사람들의 국가는 대단했다. 내가 그 일부였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이어 "10명으로 오랫동안 싸웠다. 이 팀에는 사랑할 부분이 많다. 너무 좋아서 믿기 어려울 정도다. 대진을 봤을 때부터 '와'라고 생각했다. 특별한 밤"이라고 덧붙였다.
케인도 "정말 많은 영웅들이 있었다. 지난 경기 후 영웅적인 순간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오늘은 팀 전체가 영웅이었다. 내 커리어에서 가장 좋아하는 밤 중 하나"라고 말했다.
잉글랜드는 이제 노르웨이를 만난다. 멕시코시티의 길고 뜨거웠던 밤을 넘은 잉글랜드는 다시 한 번 1966년 이후 첫 월드컵 우승을 향해 나아간다. /reccos2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