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찬스 논란'에 단단히 뭉친 벨기에…"경기장서 답했다"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7월 07일, 오후 07:06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벨기에 축구대표팀 주장 유리 틸레만스가 미국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의 출전 정지 징계를 국제축구연맹(FIFA)이 번복한 논란이 오히려 팀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유리 틸레만스.(사진=AFPBBNews)
유리 틸레만스.(사진=AFPBBNews)
벨기에는 7일(한국시간) 미국 시애틀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미국을 4-1로 완파하고 2018년 러시아 대회(3위) 이후 8년 만에 8강에 진입했다.

틸레만스는 경기 후 벨기에 공영방속 RTBF와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해 발로건 관련 소식을 듣고 선수단 미팅을 했다”며 “우리끼리 ‘말이 아니라 경기장에서 보여주자’고 다짐했고, 오늘 그대로 실천했다. 팀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발로건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32강전에서 퇴장을 당해 16강 출전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FIFA가 징계를 일시 정지하면서 이날 미국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 직접 재검토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며 축구계 안팎에서 거센 논란을 불러왔다.

벨기에 선수들은 이를 계기로 더욱 단단하게 뭉쳤다고 입을 모았다.

니콜라 라스킨은 “선수단 내부에는 분명 불공정하다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우리는 경기장에서 그에 대한 답을 보여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도디 루케바키오도 “발로건이 퇴장을 당했는데 왜 출전할 수 있었는지 솔직히 이해하지 못했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경기력에만 집중했고, 오늘 해야 할 일을 해냈다. 매우 기쁘고 자랑스럽다. 경기장 밖에서 벌어진 일은 우리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루디 가르시아 벨기에 대표팀 감독은 경기 전 FIFA의 결정을 “만우절 농담 같다”고 강하게 비판했지만, 경기 후에는 한층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선수들에게 현재 상황을 설명했지만, 우리 팀은 매우 성숙한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가적인 동기부여가 꼭 필요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경기 후 발로건이 직접 찾아와 인사를 건넨 사실도 공개했다.

가르시아 감독은 “발로건이 먼저 와서 이야기를 나눴다. 정말 고마웠다”며 “그의 잘못이 아니고, 비난받아야 할 사람도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전했다. 직접 찾아와 준 마음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논란 속에 치러진 경기는 벨기에의 완승이었다. 미국은 말리크 틸먼의 프리킥이 수비를 맞고 굴절된 장면 외에는 이렇다 할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그럼에도 가르시아 감독은 “마지막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미국은 이번 월드컵에서 훌륭한 모습을 보여줬다”며 “우리에게 가장 중요했던 것은 경기 계획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었다. 미국은 역동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팀이었다”고 평가했다.

틸레만스는 “우리는 투지를 갖고 경기에 임했다”며 “이번 대회 초반에는 경기 시작이 좋지 않았지만, 오늘은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고 싶었다. 미국을 강하게 압박하면 실수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 계획이 잘 맞아떨어졌다”고 승리를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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