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나도 웃는다…'호랑이 감독' 질책에 더 단단해지는 '안방마님' 손성빈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7월 08일, 오전 11:08

[사직=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많이 혼나다보니 이것도 적응되고 재밌더라구요”

최근 롯데자이언츠의 주전 포수로 떠오르는 손성빈(24)은 요즘 ‘호랑이’ 김태형 감독에게 가장 많이 혼나는 선수다. 당연하다. 현역 시절 최고의 수비형 포수였던 김 감독의 눈높이가 워낙 높기 때문이다. 김 감독 기준에서 손성빈은 아직 배워야 할 것이 한참인 ‘풋내기’다.

롯데자이언츠의 주전 포수로 쑥쑥 성장하고 있는 손성빈. 사진=롯데자이언츠
롯데자이언츠의 주전 포수로 쑥쑥 성장하고 있는 손성빈. 사진=롯데자이언츠
롯데자이언츠 손성빈. 사진=롯데자이언츠
롯데자이언츠 손성빈. 사진=롯데자이언츠
재밌는 것은 손성빈은 반응이다. 김 감독의 강력한 카리스마에 주눅들 법도 한데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욕먹는게 재밌다”고 너스레를 떤다. 심지어 사우나에서 김 감독과 마주쳐도 전혀 피하지 않는다.

손성빈이 윤동희, 박찬형, 나승엽 등 또래들과 함께 사우나에 가면 먼저 와있던 김 감독이 늘 한 마디씩 한다. “너희는 뭉쳐다니지 마라. 야구 잘하는 사람들끼리 다녀라”. 물론 장난섞인 농담이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손성빈은 오히려 기분이 좋다. 그는 “그런 말 속에 배울 게 많아 일부러라도 더 마주치려고 노력한다”며 “감독님이 한 마디라도 더 해주시는게 배울게 많다”고 말했다.

손성빈은 요즘 그라운드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경기 출전 기회가 눈에 띄게 늘었다. 타석과 수비에서 감당해야 할 책임도 커졌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아직 ‘주전 포수’라고 부르지 않았다. “저기가 내 자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진짜 주전이 될 수 있게 하루하루 소중히 여기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손성빈은 지난 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타이거즈와 홈경기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수비에선 선발투수 엘빈 로드리게스의 7이닝 1실점 호투를 이끌었고, 타석에선 4타수 3안타 2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롯데는 10-2 대승을 거두고 중위권 도약의 희망을 더 키웠다.

손성빈은 이날 활약에도 스스로를 낮췄다. 이날 3안타를 때리고도 “오늘은 운좋게 안타가 나왔다”며 “야구가 너무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매번 좋은 결과를 매번 내고 싶지만, 생각을 정리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최근 손성빈에게 가장 달라진 부분은 타석에 들어서는 마음가짐이다. 예전에는 백업 포수로 한 경기, 한 타석에 모든 것을 걸어야 했다. 다음 날 출전 여부를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조급함이 컸다. 지금은 꾸준히 경기에 나가면서 접근법이 달라졌다. 그는 “이제는 안타를 쳐야겠다는 생각보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를 먼저 인지하려고 한다”며 “오늘 못 치면 내일 치면 된다는 생각도 생겼다”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과의 관계도 눈길을 끈다. 김 감독은 포수 출신 사령탑답게 손성빈에게 기술과 경기 운영을 강하게 주문한다. 손성빈은 “타석에서는 기술적인 부분을 많이 말씀하시고, 포수로 앉아 있을 때는 상황 판단이나 투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신다”고 했다.

김 감독 특유의 직설 화법에 대해서도 손성빈은 웃어넘겼다. 그는 “혼도 많이 내시고 직설적으로 말씀하시지만, 다 저 잘되라고 하시는 것이라 속상한 적은 없다”며 “감독님이 욕을 조금 덜 하실 수 있게, 마음에 드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포수진 내부의 소통도 강조했다. 손성빈은 함께 1군에 있는 박건우 등 동료 포수들과 경기 흐름, 투수 상태, 타자 반응을 공유한다고 했다. 그는 “내가 먼저 나가는 경우가 많다 보니 뒤에 나가는 포수에게 현재 투수의 공이 어떤지, 타자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이야기해준다”며 “서로 좋은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손성빈에게 전반기는 생존과 성장의 시간이다. 그는 많이 뛰는 기회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다. “하루하루 예상치 못한 일이 많고, 제가 생각한 대로 플레이가 될 때도 있다”며 “그래서 야구가 예측이 안 되고, 그게 또 재밌다”고 털어놓았다. 야구 실력 만큼이나 멘탈도 강해지고 있다.

질책을 피하지 않고, 책임을 외면하지 않는다. 손성빈은 그렇게 포수 마스크 안에서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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