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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사상 첫 48개국 체제로 막을 올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이 8강으로 압축됐다. 한 달 가까이 이어진 대장정 끝에 살아남은 팀은 단 8개국이다.
이번 대회 8강 대진은 프랑스-모로코, 스페인-벨기에, 노르웨이-잉글랜드, 아르헨티나-스위스의 맞대결로 완성됐다. 개최국 미국, 캐나다, 멕시코는 모두 16강에서 탈락했다. 이에 따라 남은 8강, 4강, 3·4위전, 결승전은 모두 미국에서 열린다.
8강에 오른 팀은 프랑스, 모로코, 스페인, 벨기에, 노르웨이, 잉글랜드, 아르헨티나, 스위스다. 8개 팀 중 6개가 유럽 국가다.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늘어났지만, 유럽의 강세는 여전했다. 남미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만 살아남았다. 아프리카에서는 2022 카타르 월드컵 4강 돌풍의 주인공 모로코가 유일하게 생존했다.
반면 공동 개최 3국은 모두 짐을 쌌다. 미국은 벨기에에 1-4로 패했고, 캐나다는 모로코에 0-3으로 무너졌다. 멕시코도 아스테카 스타디움에서 잉글랜드에 2-3으로 패하며 탈락했다. 9팀이나 본선에 나섰던 아시아 국가들도 모두 16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8강의 큰 화두는 스타 공격수들의 충돌이다. 리오넬 메시의 아르헨티나는 이집트와 16강전에서 0-2로 끌려가다 3-2로 뒤집으며 살아남았다. 킬리안 음바페의 프랑스는 여전히 강력한 우승 후보다. 엘링 홀란은 브라질전 멀티골로 노르웨이를 8강에 올려놓았다.
득점왕 경쟁은 8강에서 본격적으로 불붙는다. 메시가 8골로 가장 앞서 있고, 홀란과 음바페가 7골로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세 선수 모두 살아남았다. 메시, 음바페, 홀란 중 한 명이 한 골만 더해도 득점왕 판도는 다시 요동친다. 개인 득점 경쟁과 팀의 우승 경쟁이 동시에 걸린 8강이다.
가장 먼저 열리는 경기는 프랑스와 모로코의 맞대결이다. 두 팀은 오는 10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간) 보스턴 스타디움에서 4강 진출을 다툰다.
프랑스와 모로코는 2022 카타르 월드컵 4강에서 맞붙은 기억이 있다. 당시 프랑스는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모로코를 2-0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모로코 입장에서는 4년 만에 찾아온 설욕 기회다.
프랑스는 32강에서 스웨덴을 3-0으로 꺾었고, 16강에서 파라과이를 1-0으로 제압했다. 음바페, 우스만 뎀벨레, 마이클 올리세가 이끄는 공격진의 폭발력이 가장 큰 무기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 2022 카타르 월드컵 준우승에 이어 다시 정상 탈환을 노린다.
모로코도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32강에서 네덜란드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했고, 16강에서는 공동 개최국 캐나다를 3-0으로 완파했다. 수비 조직력과 승부차기 경쟁력은 이미 증명했다. 아프리카 축구의 자존심을 걸고 프랑스와 다시 만난다.
스페인과 벨기에는 11일 오전 4시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만난다. 두 팀의 월드컵 맞대결은 이번이 세 번째다.
벨기에는 1986 멕시코 월드컵 8강에서 스페인과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승리했다. 스페인은 1990 이탈리아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벨기에를 2-1로 꺾으며 설욕했다.
유럽 챔피언 스페인은 이번 대회에서도 안정적이다. 32강에서 오스트리아를 3-0으로 꺾었고, 16강에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포르투갈을 1-0으로 제압했다. 아이메릭 라포르트가 중심을 잡은 수비진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라민 야말과 미켈 오야르사발이 이끄는 공격진도 위협적이다.
벨기에는 이번 대회 최대 반전의 주인공 중 하나다. 조별리그에서 고전했지만, 토너먼트에 들어와 흐름을 바꿨다. 32강에서 세네갈에 0-2로 끌려가다 연장 끝에 3-2로 뒤집었고, 16강에서는 공동 개최국 미국을 4-1로 완파했다. 루디 가르시아 감독은 로멜루 루카쿠, 케빈 더브라위너를 벤치에 두는 과감한 운영까지 보여줬다. 이 경기 승자는 프랑스-모로코전 승자와 4강에서 만난다.
가장 뜨거운 카드는 노르웨이와 잉글랜드전이다. 두 팀은 12일 오전 6시 마이애미 스타디움에서 격돌한다. 두 나라가 월드컵 본선에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르웨이는 이번 대회 최고 돌풍 팀이다. 32강에서 코트디부아르를 2-1로 꺾었고, 16강에서는 브라질을 2-1로 제압했다. 중심에는 홀란이 있다. 홀란은 브라질전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이번 대회의 얼굴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노르웨이는 홀란 한 명에게만 기대는 팀이 아니다. 마르틴 외데고르, 산데르 베르게를 중심으로 중원 조직력도 갖췄다. 자국 월드컵 역사상 최고의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잉글랜드도 물러설 팀이 아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는 32강에서 콩고민주공화국을 2-1로 어렵게 꺾었고, 16강에서는 멕시코시티 아스테카 스타디움에서 공동 개최국 멕시코를 3-2로 눌렀다. 수적 열세 속에서도 승리를 지켜냈다.
주드 벨링엄의 존재감은 결정적이었다. 벨링엄은 멕시코전에서 98초 사이 두 골을 터뜨렸고, 수비에서도 결정적 태클로 실점을 막았다. 해리 케인, 벨링엄이 버티는 잉글랜드와 홀란, 외데고르가 이끄는 노르웨이의 정면 충돌은 8강 최고의 스타 대결로 꼽힌다.
마지막 8강 대진은 아르헨티나와 스위스다. 두 팀은 12일 오전 10시 캔자스시티 스타디움에서 4강행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아르헨티나와 스위스의 월드컵 맞대결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선 두 차례는 모두 아르헨티나가 이겼다. 아르헨티나는 1966 잉글랜드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스위스를 2-0으로 꺾었고,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에서도 연장 접전 끝에 1-0으로 승리했다.
아르헨티나는 메시의 리더십에 기대 살아남고 있다. 32강에서 카보베르데를 상대로 연장 끝에 3-2로 승리했고, 16강에서는 이집트에 0-2로 끌려가다 3-2 대역전승을 거뒀다.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도 있는 무대에서 디펜딩 챔피언은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메시의 존재감은 여전히 절대적이다. 이번 대회 8골로 득점 선두에 올라 있다. 다만 메시 중심의 좁은 공격 구조가 이후 더 빠르고 넓게 뛰는 상대를 만났을 때 약점으로 드러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아르헨티나가 정상으로 가려면 메시 외의 답도 필요하다.
스위스는 8강의 또 다른 깜짝 손님이다. 32강에서 알제리를 2-0으로 꺾었고, 16강에서는 콜롬비아와 연장 120분 동안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스위스의 월드컵 8강 진출은 1954년 이후 72년 만이다.
화려하진 않다. 스위스는 토너먼트에서 가장 불편한 상대 중 하나다. 탄탄한 수비력이 돋보인다. 이번 대회 5경기에서 단 3골만 허용했다. 콜롬비아전에서도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인 쪽은 상대였지만, 스위스는 끝까지 버텼고 승부차기에서 살아남았다.
이번 8강은 전통 강호와 도전자의 충돌이기도 하다. 프랑스, 스페인, 잉글랜드, 아르헨티나는 월드컵 우승 경험이 있다. 모로코, 벨기에, 노르웨이, 스위스는 아직 월드컵 정상에 오른 적이 없다.
전문가들의 전망은 대체로 프랑스, 스페인, 잉글랜드, 아르헨티나의 4강 진출 쪽으로 기운다. 프랑스는 여전히 가장 많은 지지를 받는 우승 후보다. 스페인의 수비력과 점유율 축구가 프랑스를 괴롭힐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프랑스와 스페인이 준결승에서 만난다면, 그 경기 승자가 우승까지 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월드컵은 이제 8팀만 남았다. 한 경기만 더 이기면 4강이다. 우승 경험을 가진 강호들이 자존심을 지킬지, 첫 우승을 노리는 도전자들이 판을 흔들지 관심이 쏠린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은 이제 진짜 본론으로 들어간다. /reccos2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