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매체, 홍명보호 월드컵 탈락 과정 심층 조명..."갈등과 의존, 문제가 한 번에 터졌다"

스포츠

OSEN,

2026년 7월 09일, 오전 05:13

[사진] 넘버 웹 캡처

[OSEN=정승우 기자] 월드컵 기간 홍명보호를 밀착 취재한 일본 매체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을 경험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내부 분위기를 조명했다. 손흥민과 미디어의 충돌, 홍명보 전 감독과 선수단 사이의 온도 차, 남아프리카공화국전 패배 이후 귀국 현장까지 제3자의 시선으로 짚었다.

일본 스포츠 전문 매체 '넘버 웹(Number Web)'의 재일 축구 전문기자 신무광 기자는 6일(이하 한국시간) 3부작 기사를 통해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탈락 과정을 전했다. 해당 매체는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은 메신저 앱에 도착한 한 통의 알림으로 끝났다"라며 A조를 치른 한국의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순간을 설명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끌었던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손흥민(LAFC),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튼), 황인범(페예노르트) 등 이름값 높은 선수단을 꾸렸다. 넘버 웹은 이를 두고 "소속 클럽의 간판만 놓고 보면 한국 축구 역사상 손꼽히는 황금세대"라고 표현했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한국은 조별리그 1차전 체코전에서 선제골을 내준 뒤 황인범과 오현규의 연속골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넘버 웹은 이 경기와 관련해 "홍명보 감독의 용병술이 승리를 불러왔다"라고 평가했다. 후반 급수 타임 때 선수들을 벤치 앞으로 불러 모아 흐름을 바꿨고, 이후 황인범의 동점골과 교체 투입된 오현규의 결승골이 나왔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피치 밖에서 터졌다고 봤다. 넘버 웹은 체코전 이틀 전 일부 보도 관계자가 훈련 중 손흥민의 병역특례를 조롱한 음성이 확산됐다고 전했다. 해당 매체는 "손흥민은 2018년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제도에 따른 병역특례 대상자가 됐고, 기초군사훈련도 마쳤다"라며 "그럼에도 '병역도 가지 않았으면서 군대 흉내를 내며 뛰고 있다'는 악질적인 조롱은 법에 따라 특례를 받은 그에게 용납하기 어려운 모욕이었다"라고 짚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사건 이후 손흥민은 한국 미디어 취재를 거부했다. 넘버 웹은 이 갈등이 손흥민 개인에 그치지 않고 팀 전체 분위기에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체코전의 주역 오현규의 믹스트존 취재가 갑작스럽게 취소됐고, 황인범 인터뷰도 중단됐다는 것이다.

해당 기사는 "KFA가 중재에 나섰고 기자단 대표가 팀 전원 앞에서 사과하는 이례적인 사태로 번졌다"라고 전했다. 동시에 손흥민과 같은 세대인 이재성 등이 쉽게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선수단의 취재 거부 상태가 한동안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미디어는 물론 일부 선수들 사이에서도 '거기까지 할 필요가 있나'라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라고 덧붙였다.

2차전 멕시코전 패배 이후에는 또 다른 논란이 불거졌다. 한국은 후반 5분 골키퍼 김승규와 수비수 이기혁이 충돌하는 장면에서 실점했고, 0-1로 패했다. 넘버 웹은 경기 후 김승규가 소셜 미디어에서 비판의 표적이 됐다고 전했다. 홍 감독은 선수를 감쌌지만, 팀 분위기는 더 무거워졌다고 봤다.

[OSEN=몬테레이(멕시코), 이대선 기자]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5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10시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게 0-1 충격패를 당했다. 1승2패가 된 한국은 A조 3위로 밀리며 32강 자력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나머지 조들의 상황을 따져보고 32강에 진출할 가능성은 남아있다.후반 대한민국 홍명보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2026.06.25 /sunday@osen.co.kr해당 매체는 멕시코전 후 라커룸에서 홍 감독과 손흥민 사이에 갈등으로 해석될 만한 장면이 있었다는 보도도 소개했다. 정치인으로 활동 중인 진종오 의원이 입수했다는 익명 관계자의 제보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손흥민이 선수들을 모아 경기 이야기를 하던 중 홍 감독이 "왜 네가 하느냐. 그 이야기는 내가 할 일이다"라는 취지로 제지했다는 내용이다.

넘버 웹은 이 대목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매체는 "두 사람에게 사실 확인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 대화만으로 대립이나 내분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라고 전제했다. 이어 "감독은 팀의 질서를 지키려 했고, 주장은 선수들의 분위기를 대변하려 했다. 그 두 책임감 때문에 같은 방향을 바라보지 못하게 됐을 가능성은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손흥민 기용법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넘버 웹은 홍 감독이 손흥민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고 봤다. 매체는 "올해 34세가 되는 손흥민은 한때 프리미어리그를 지배했던 압도적인 스프린트 능력과 폭발적인 스피드에 뚜렷한 그늘이 보이기 시작했다"라고 다소 냉혹하게 평가했다.

체코전과 멕시코전에서 손흥민은 최전방에 배치됐다. 넘버 웹은 손흥민이 상대 수비 사이에서 고립됐고, 뒷공간 침투를 시도했지만 스피드로 떨쳐내지 못하는 장면도 있었다고 전했다. 체코전에서는 69분, 멕시코전에서는 57분에 교체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최종전에서는 더 큰 승부수가 나왔다. 홍 감독은 손흥민을 선발에서 제외하고 벤치에 앉혔다. 넘버 웹은 홍 감독이 상대 체력이 떨어지고 후반 공간이 생겼을 때 손흥민을 투입하는 편이 팀과 선수 모두에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결과는 다들 아는대로 대실패였다. 한국은 남아공의 조직적인 수비를 무너뜨리지 못했고 0-1로 패했다. 넘버 웹은 "한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조직적인 수비를 무너뜨리지 못했고, 패스 미스를 거듭했다. 전반부터 팀 전체의 리듬은 무거웠고, 공격에는 박력이 없었다"라고 전했다.

경기 후 홍 감독은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넘버 웹은 "한국 대표팀의 탈락은 홍 감독의 용병술 실패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미디어와의 대립, 스타 의존, 세대 간 거리, KFA에 대한 불신, 감독 선임 과정을 둘러싼 논란이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고 짚었다.

[OSEN=인천공항, 민경훈 기자]귀국 장면도 대비됐다. 넘버 웹에 따르면 6월 30일 새벽 먼저 귀국한 홍 감독과 일부 선수들을 기다린 것은 살벌한 분위기였다. 홍 감독을 향한 살해 예고 글이 있었고, 공항에는 경찰관이 배치됐다. 실제로 입국장에 모인 팬들은 홍 감독과 KFA를 향해 거친 욕설을 쏟아냈다.

하루 뒤인 7월 1일 손흥민 등 선수들이 귀국했을 때 분위기는 달랐다. 넘버 웹은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공항에서 기다렸고, 손흥민이 모습을 드러내자 박수가 나왔다고 전했다. 팬들은 "수고했어요", "고개 숙이지 마세요", "사랑해요"라고 외쳤다.

넘버 웹은 이 장면을 두고 한국 축구가 안고 있는 모순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패한 감독은 모든 것을 짊어지게 된다. 패한 스타는 그래도 품에 안긴다"라고 표현했다.

이어 "홍명보를 옹호할 생각은 없다. 남아프리카공화국전의 판단은 결과적으로 실패였고, 팀을 끝까지 하나로 묶지 못한 책임도 있다"라면서도 "그 공항에서 그에게 향한 모든 고성이 공정한 비판이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손흥민에 대해서도 "그는 오랜 시간 한국 축구를 위해 뛰고, 득점하고, 비판을 받아들이며 대표팀의 얼굴로 남아왔다"라며 "그 존재감이 지나치게 크기 때문에 한국 대표팀은 언제부터인가 손흥민을 축으로 삼을 것인가, 그 의존에서 벗어날 것인가라는 중요한 결정을 계속 미뤄온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분석했다.

[OSEN=몬테레이(멕시코), 이대선 기자]넘버 웹은 "멕시코에서 한국 대표팀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답은 하나가 아니다"라며 "한국 축구를 위해 떠난다고 말하고 쫓겨난 과거의 영웅과, 한국 축구의 상징으로 앞으로도 대표팀에 남겠다고 결정한 슈퍼스타. 그 어느 쪽도 승자는 아니었다"라고 글을 맺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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