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A매치·아시안게임' 코앞인데 축구협회 사실상 '업무마비'

스포츠

뉴스1,

2026년 7월 09일, 오전 06:10

월드컵 참사 후폭풍 속, 대한축구협회 직원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2026.7.1 © 뉴스1 오대일 기자


'월드컵 참사' 후폭풍이 한국 축구를 덮친 가운데, 대한축구협회(KFA) 직원들은 협회장 사퇴와 외부의 비난 속에서 막대한 자료 요청을 요구받고 다음 스텝을 위한 업무까지 마비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KFA는 혼란 그 자체다. 한국축구대표팀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1승2패(승점 3)로 조별리그 탈락한 뒤 홍명보 감독이 사임했고, 대회 후 물러나겠다고 예고했던 정몽규 협회장도 사직서를 제출했다.

국민들의 분노 속 더불어민주당은 KFA를 상대로 국회 청문회를 개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주도로 K-축구혁신위가 만들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KFA 직원들은 국회 의원실 등 다양한 곳에서 오는 '산더미' 자료 요청 대응에 사실상 업무가 마비됐다고 전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힌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30일 새벽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입국, 축구팬들 아유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6.30 © 뉴스1 안은나 기자

한 축구계 관계자는 "지난 몇 년 치 회계 결산 자료, 사업 계획서 등 광범위하고도 막대한 양의 자료 요청이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들이 답답해할 수 있는 상황 속 우리에게 주어진 업무이기에 책임감을 갖고 준비하고는 있지만, 요청 내용 중에는 '손흥민과 이재성을 왜 선발로 쓰지 않았는가에 대한 코치진의 회의록'도 있다. 이런 것들은 구할 수도 없다. 하지만 제출하지 않으면 그것대로 국민들을 우롱한다며 욕을 먹으니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실무자의 고충을 토로했다.

KFA를 찬찬히 살펴 문제점을 짚는 과정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이지만, 이 과정에서 KFA 직원들이 진짜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해 내부에선 '답답함'이 커지고 있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이강인(왼쪽)과 오현규가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0대1로 패한 뒤 충격에 빠져 있다. 2026.6.25 © 뉴스1 임세영 기자


정몽규 회장 사퇴 이후 직무대행이 있어야 KFA의 최종 결정권자로서 결재 등의 프로세스가 진행될 텐데, 이 부분이 부재한 점도 혼란을 주고 있다.

월드컵 일정은 마무리됐지만 당장 다음 'A매치 윈도우'도 다가오고 있고, 9월 아시안게임과 내년 1월 아시안컵 등 굵직한 대회들도 연달아 이어진다.

관계자는 "당장 결정해야 할 9월 A매치도 총체적 난국이다. 어디서 누구와 치를 것인지 준비는 해 오고 있었는데 지금은 협상의 진전도 어렵고 계약서를 들이밀 사람이 없다. 실무자로선 답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월드컵 지원단도 마찬가지다. 월드컵이 끝났으면 부서명도 바꾸고 새로운 집행부 아래 정책 방향성이 잡혀야 하는데, 최종 인사권자가 없다 보니 이런 부분도 유연하게 대처가 불가능하다. 아직도 월드컵 지원팀"이라면서 "아시안컵도 마찬가지다. 감독은 안 정해졌지만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행정적으로는 진작 시작해야 하는데, 조직적 대처가 안 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정몽규 신임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에서 당선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2.26 © 뉴스1 김도우 기자

KFA 직원들이 겪는 심리적 어려움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KFA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홍명보 감독 선임 관련 불공정성 이슈는 대부분 지도부에서 결정했는데 직원들까지 싸잡아 함께 욕을 먹고 있다는 것이다.

축구협회 한A 실무자는 "KFA 직원들도 대부분 다 축구를 사랑해서 이 곳에 입사를 했고, 한국 축구가 잘되기를 바라는 진심이 가득한 사람들이다. 노동조합도 그렇고 직원들도 계속 집행부에 대해 목소리를 내오기도 했다"면서 "그럼에도 외부에서는 KFA 자체를 다 물갈이해야 한다며 전체 직원들에게 악의적 비난을 하기도 한다. 국민들의 마음을 100% 이해하지만 속상한 건 사실이다. 일이 많은 걸 떠나서 그런 사회 시선도 힘이 빠지게 한다"며 씁쓸해 했다.

10일 충남 천안시 서북구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 내 스타디움 모습. © 뉴스1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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