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이집트가 월드컵을 떠나며 VAR을 정조준했다.
이집트는 8일(한국시간)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아르헨티나에 2-3으로 졌다. 2골 차 리드를 잡고도 무너진 역전패였다. 리오넬 메시가 살아남은 밤, 모하메드 살라와 이집트는 판정 앞에서 멈췄다.
출발은 이집트가 훨씬 좋았다. 야세르 이브라힘이 이른 시간 선제골을 터뜨리며 아르헨티나 수비를 흔들었다. 아르헨티나는 점유율을 높였지만 이집트의 압박과 역습에 고전했다. 살라는 오른쪽에서 공을 지키며 시간을 벌었고, 이집트는 전반부터 경기 속도를 자기 쪽으로 끌고 갔다.
후반에는 논란의 씨앗이 먼저 뿌려졌다. 모스타파 지코가 골망을 흔들며 2-0을 만드는 듯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 끝에 득점이 취소됐다. 공격 전개 과정에서 마르완 아티야의 파울이 있었다는 판정이었다. 이집트 벤치는 골대와 떨어진 지점의 접촉이 득점 취소까지 이어진 흐름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집트는 흔들리지 않고 다시 달아났다. 지코가 후반 22분 골문을 열며 실제 2-0을 만들었다. 아르헨티나가 탈락 문턱까지 밀린 장면이었다. 하지만 경기의 마지막 20분은 전혀 다른 얼굴이었다.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추격골을 넣었고, 메시가 균형을 맞췄다. 이집트의 수비 간격은 조금씩 벌어졌다.
가장 큰 충돌은 추가시간에 터졌다. 살라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훌리안 알바레스의 도전을 받으며 넘어졌다. 이집트 선수들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요구했다. 휘슬은 불리지 않았다. 공은 반대편으로 넘어갔고, 엔소 페르난데스가 결승골을 터뜨렸다. 2-0은 2-3으로 뒤집혔다.
호삼 하산 감독은 터치라인에서 끝까지 항의했다. 그는 팔짱을 끼고 주심에게 불만을 표시하다 경고까지 받았다. 선수들도 경기 종료 뒤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살라는 프랑수아 르텍시에 주심에게 다가가 판정 장면을 따졌고, 이집트 스태프들도 벤치 앞에서 한동안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판정 하나가 모든 것을 설명하지는 않는다. 아르헨티나는 마지막 구간에서 공을 더 빨리 돌렸고, 이집트는 지친 다리로 박스 안을 막아야 했다. 그래도 이집트가 억울함을 내려놓기 어려운 이유는 장면의 순서였다. 먼저 골이 지워졌고, 나중에는 페널티킥 요구가 지나갔으며, 곧바로 실점이 나왔다.
이집트축구협회도 물러서지 않았다. 협회는 경기 후 판정과 VAR 운용을 문제 삼는 입장을 냈다. 지코의 취소 골, 살라의 페널티킥 어필, 추가시간 결승골 전환 과정이 모두 도마 위에 올랐다. 이집트는 단순히 한 경기 결과를 놓고 불평한 것이 아니라 같은 경기 안에서 VAR의 개입 기준이 달랐다고 봤다.
아르헨티나는 8강으로 갔다. 메시의 월드컵은 이어졌고, 디펜딩 챔피언은 가장 위험한 밤을 버텼다. 반대로 이집트는 역사적인 대회를 쓰고도 마지막 문턱에서 멈췄다. 월드컵 첫 승, 조별리그 통과, 토너먼트 승리까지 만들었지만 결말은 심판진과 VAR을 향한 항의로 남았다.
이집트 안에서는 하산 감독을 향한 지지도 사라지지 않았다. 패배의 방식은 쓰라렸지만 대회 전체의 성과는 분명했다. 살라를 중심으로 한 공격은 토너먼트에서 세계 챔피언을 실제로 무너뜨릴 뻔했다. 골이 취소되고, 페널티킥이 주어지지 않고, 마지막 실점이 이어진 순서가 이집트의 분노를 더 키웠다.
애틀랜타의 밤은 메시의 생존기로 끝났다. 그러나 이집트가 남긴 장면도 작지 않았다. 지코의 취소 골과 67분 추가 득점, 살라의 넘어진 장면, 페르난데스의 결승골이 한 경기 안에 붙었다. 이집트의 월드컵은 끝났지만, 2-0에서 2-3으로 뒤집힌 16강전은 판정 논란으로 계속 남게 됐다. 하산 감독의 재계약 흐름까지 겹치며 논란은 더 묘해졌다. 성과를 낸 감독이 가장 큰 패배의 밤에 가장 크게 분노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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