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이인환 기자] 프랑스가 14골을 넣고도 더 날카로운 칼을 요구받았다.
프랑스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8강에서 모로코를 만난다. 2022 카타르 월드컵 4강전의 재대결이다. 4년 전에는 프랑스가 모로코의 돌풍을 멈췄다. 이번에는 모로코가 더 큰 얼굴로 돌아왔다.
프랑스의 숫자는 화려하다. 이번 대회에서 14골을 넣었다. 8강 진출팀 가운데 가장 뜨거운 공격력을 보여준 팀이다. 킬리안 음바페는 7골로 골든부트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오스만 뎀벨레, 마이클 올리세, 브래들리 바르콜라까지 속도와 기술을 겹쳐 놓은 전방 조합도 무섭다.
그런데 디디에 데샹 감독의 표정은 느슨하지 않다. 16강 파라과이전은 프랑스의 화력과는 다른 경기였다. 음바페의 페널티킥 한 방으로 1-0 승리를 챙겼다. 골을 많이 넣는 팀도 토너먼트 한 경기에서는 한 번 막히면 끝난다. 데샹 감독이 더 높은 효율을 요구하는 이유다.
모로코는 이제 언더독으로만 부를 수 없다. 데샹 감독의 요구는 그래서 숫자와 다르다. 14골은 조별리그와 토너먼트 초반의 기록이다. 8강부터는 득점 총량보다 결정적 순간의 첫 슈팅, 첫 압박, 첫 실수가 더 크게 남는다.

조별리그를 통과한 뒤 네덜란드와 공동 개최국 캐나다를 차례로 꺾었다. 2022년에는 유럽과 남미 강호들을 흔든 돌풍의 팀이었다. 2026년에는 8강 무대에 익숙한 얼굴로 올라왔다. 프랑스가 모로코를 낮춰 볼 이유는 사라졌다.
모로코의 자신감은 대진표에서 나왔다. 네덜란드를 꺾으며 유럽 강호를 넘었고, 캐나다전에서는 공동 개최국의 에너지를 잠재웠다. 최근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결승까지 오른 흐름도 있다. 세대교체와 경험이 한 팀 안에 같이 들어왔다. 프랑스가 보는 모로코는 4년 전 돌풍의 기억이 아니라 지금 당장 우승 후보를 괴롭힐 수 있는 상대다.
프랑스의 첫 번째 무기는 여전히 음바페다. 그는 왼쪽에서 출발해 중앙으로 파고들고, 수비 라인 뒤 공간을 한 번에 찢는다. 박스 안에서는 페널티킥 키커로도 무게를 갖고 있다. 메시가 8골로 앞서가는 골든부트 경쟁에서 음바페는 한 골 차 추격자다. 모로코전 한 방이면 득점왕 판도도 바뀐다.
뎀벨레의 속도도 모로코에는 부담이다. 그는 오른쪽에서 수비수 한 명을 끌어내고, 안쪽으로 들어오며 반대편 공간을 만든다. 올리세는 좁은 구역에서 방향 전환이 빠르다. 바르콜라는 교체로 나와도 상대 풀백의 다리를 무겁게 만든다. 프랑스가 전방 네 명을 모두 살리면 모로코의 수비 블록도 90분 내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중원에는 변수가 있다. 오렐리앵 추아메니의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 근육 문제를 안고 있는 추아메니가 정상적으로 버티지 못하면 프랑스는 모로코의 역습을 끊는 데 부담을 느낀다. 모로코에는 아슈라프 하키미처럼 한 번의 전진으로 박스 근처까지 공을 끌고 갈 수 있는 선수가 있다. 프랑스의 공격이 강할수록 뒷공간 관리도 중요하다.
카드 문제도 따라붙는다. 올리세가 파라과이전에서 받은 경고에 대한 이의 제기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토너먼트 후반부에는 경고 하나가 4강 구상까지 흔든다. 프랑스는 골을 넣어야 하지만, 무리한 압박과 거친 태클로 다음 경기의 카드를 잃어서는 안 된다.
모로코는 복수의 감정만으로 뛰지 않는다. 네덜란드와 캐나다를 넘으며 수비 조직, 측면 전환, 세트피스까지 검증했다. 2022년에는 놀라운 이야기였지만 2026년에는 준비된 도전이다. 프랑스가 14골을 쌓았다고 해도 모로코의 벽을 쉽게 뚫는다는 보장은 없다.
프랑스는 가장 많이 넣은 팀이다. 데샹 감독은 그 팀에 더 날카로워지라고 주문한다. 음바페는 메시를 쫓고, 모로코는 4년 전 멈췄던 길을 다시 걷는다. 8강의 스코어는 프랑스의 화려한 숫자가 아니라 박스 안 마지막 터치 하나에서 갈린다. 데샹 감독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점유율이 아니라 골문 앞에서 한 박자 빠른 선택이다. 하키미가 한 번 올라서면 프랑스 풀백의 복귀 속도도 바로 시험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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