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 © 뉴스1 박지혜 기자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사퇴하면서 한국 축구가 새로운 수장 선임에 나서야 하는데, 재계는 조용한 편이다. 과거 많은 기업인이 선호했던 축구협회장에 관심을 보이지 않아 13년 만에 '선수 출신' 회장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그룹 총수들은 축구협회장 출마를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협회장은 과거 기업인들이 선호하는 대표적인 스포츠 단체장 자리였다. 실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그리고 정몽규 HDC회장까지 대기업 총수들이 축구협회장을 맡았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기업인들이 축구협회장에 오르면 축구협회에 재정적인 지원을 하며 정·재계 인맥 확대, 기업의 이미지 제고 효과도 기대할 수 있었다"면서 "실제로 축구협회장이라는 직함은 해외에서 자신과 기업을 어필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축구협회장을 바라보는 재계의 시선은 전과 같지 않다.
축구협회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여론 부담과 사회적 책임이 커진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또한 최근 그룹 최고경영자가 직접 챙기는 경영 현안이 늘어난 점도 기업인들에게 부담스럽다.
현재까지 기업인 중에서는 김성한 쿠팡플레이 대표 정도만 차기 회장에 도전할 것이라고 얘기가 나오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지난 2021년 대한축구협회와 공식 파트너를 맺은 뒤 중계와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했다. 또한 한국프로축구연맹과도 지난 2022년부터 공식 파트너로 동행하고 있다.
재계의 미온적인 반응에 축구계에서는 지난 2013년 물러난 조중연 회장 이후 13년 만에 '선수 출신' 회장의 탄생에 대해서도 기대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가 창립된 지난 1930년부터 한국 축구의 수장은 주로 정치인과 관료들이 맡았다. 이후 1970년대 최순영 신동아그룹 회장 이후 기업인들이 축구협회장을 지냈다. 1987년 이종환 전 회장이 축구선수 출신 최초로 한국 축구의 수장을 맡았지만 2년으로 기간이 길지 않았다.
이후 김우중 전 회장, 정몽준 전 회장 등 기업이 축구협회장을 맡았는데, 2009년 축구협회 부회장을 지내던 조중연 회장이 선거에 나서 당선됐다.
조 회장 체제에서 한국 축구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16강, 여자 17세 이하(U17) 월드컵 우승,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등 좋은 성적을 냈다. 그러나 조광래 대표팀 감독 경질과 최강희 감독 선임 과정, 비리 직원 퇴직금 지급 등 행정적인 면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선수 출신' 회장에 대한 기대감이 큰데, 박지성 국제축구연맹(FIFA) 분과위원 위원을 비롯한 이영표, 박주호 축구 해설위원 등 'K-축구혁신위원회'에 참여한 이들은 선거에 나서지 않는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6일 혁신위 출범식에서 "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분들을 위원으로 뽑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 등 축구선수 출신이 협회장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유승민 대한체육회장도 선수 출신인데, 부임 후 잘 이끌고 있다. 축구계에서도 선수 출신 행정가에게 기대를 할 만하다. 유능한 인재들로 집행부를 꾸린다면 현장에서 더욱 인정받는 축구협회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dyk0609@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