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고성환 기자] 아르헨티나에 패해 탈락한 이집트 대표팀의 분노가 수그러들 줄 모른다. 조작된 경기였다는 노골적인 주장에 이어 국제축구연맹(FIFA)을 향한 공식 항의까지 제출했다는 소식이다.
아랍권 매체 '알 자지라'는 9일(이하 한국시간) "이집트축구협회(EFA)는 월드컵 16강에서 아르헨티나에 2-3으로 극적인 역전패를 당한 경기의 심판 판정에 대해 비판하며, 비디오판독(VAR) 시스템이 부적절하게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심판진을 상대로 FIFA에 공식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이집트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경기 중 여러 판정이 경기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EFA는 "몇몇 핵심 장면은 심각한 우려를 낳았고, 경기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판정의 일관성과 공정성에 깊은 의문을 남겼다. 국내외 다수의 축구 전문가와 전문 분석가들도 경기 중 논란이 된 심판 판정과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장면들을 지적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는 특히 2026 FIFA 월드컵과 같은 위상을 가진 대회에서 심판 판정의 최고 수준의 공정성과 투명성, 그리고 신뢰성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집트는 지난 8일 미국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아르헨티나에 2-3으로 패하며 탈락했다. 이로써 1992년생 모하메드 살라는 자신의 월드컵 여정을 사실상 마무리하게 됐다.
너무나 뼈아픈 역전패였다. 이날 이집트는 전반 15분과 야세르 이브라힘의 선제골과 후반 22분 모스타파 지코의 추가골로 앞서 나갔다. 이후로도 아르헨티나의 맹공을 잘 막아내며 파괴적인 역습으로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하지만 기쁨이 절망으로 바뀌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12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34분 크리스티안 로메로, 후반 39분 리오넬 메시의 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2분 엔소 페르난데스의 역전골로 기어코 경기를 뒤집으며 기적적으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역사상 첫 8강행이 좌절된 이집트는 분노에 휩싸였다. 패배 후 눈물을 흘리던 지코는 "심판은 좋은 심판이 아니었다. 그는 불공정했다. 그의 불공정함은 명백했다. 경기 시작부터 우리를 괴롭혔다. 그는 우리가 이기길 원하지 않았다"라며 "조작된 경기였다. 우리 잘못이 아니었다"고 충격적인 주장을 펼쳤다.
이어 그는 "이 경기는 조작된 것처럼 보였다. 우리는 2-0으로 앞서고 있었는데도 그는 계속 우리를 압박했다"라며 "아르헨티나의 또 다른 월드컵 우승을 축하한다. 그렇게 될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이집트 국민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죄송하다"고 비꼬았다.
호삼 하산 감독도 같은 생각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격앙된 목소리로 "우리는 존중도, 페어플레이도 보지 못했다. 아르헨티나 쪽에서 심판에게 압박이 있었고, 그것이 이런 결과를 가져온 것처럼 보인다"며 "인생은 불공평하다. 세상도 불공평하다. 좋다. 하지만 스포츠에서조차 왜 공정함이 없는가?"고 항의했다.
또한 하산 감독은 "심판은 불공정했다. 그는 한 나라 전체의 노력을 허비하게 만들었다. 이 월드컵은 아르헨티나를 향해 정해져 있다"며 "분명히 조작된 경기였고, 전 세계가 그것을 봤다. 한 가지 더 말하고 싶다. 그렇게까지 아르헨티나를 월드컵 우승시키고 싶다면, 왜 다른 나라들까지 모두 불러서 이 대회를 치르게 했는가?"라고 덧붙였다.

가장 논란인 부분은 후반 17분 지코의 득점 취소다. 만약 이 골이 인정됐다면 이집트는 2골 차 리드를 이어갈 수 있었지만, 비디오 판독 끝에 공격 전개 과정에서 마르완 아티아가 아르헨티나 수비수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의 발을 밟는 반칙이 있었다는 이유로 득점이 취소됐다.
이집트의 불만은 경기 막판 더욱 커졌다. 함디 파티가 상대 수비와의 경합 과정에서 넘어졌으나 페널티킥이 선언되지 않았고, 곧바로 이어진 역습에서 아르헨티나가 후반 추가시간 2분 결승골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살라도 아르헨티나 선수와 접촉 끝에 넘어지는 장면이 있었다. 다만 둘 다 리산드로의 발을 밟았던 것과 달리 명백한 반칙이라고 보긴 어려웠다.
그럼에도 이집트 측은 강경 대응을 고수하고 있다. EFA는 프랑스 출신 주심 프랑수아 르텍시에와 그의 심판진을 상대로 FIFA에 공식 항의서를 제출했다. "심판진이 저지른 심각한 오심과 이중 잣대" 때문에 탈락했다는 주장이다.
또한 EFA는 "노골적인 오심과 일부 장면에 대한 영상 확인을 끝내 거부한 것"에 대해 심판진과 비디오 판독(VAR) 심판진 전체 조사를 요구하는 동시에 "이집트 대표팀에 대한 차별 행위"라며 해당 심판진 전원을 월드컵에서 제외하라고 외쳤다. FIFA는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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