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엘링 홀란은 월등한 피지컬과 운동능력을 앞세워 상대 수비를 힘과 속도로 찢는 ‘괴물 골잡이’다. 반면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은 최전방에서 내려와 패스를 뿌리고 동료를 살리는 ‘플레이메이커형 공격수’다. 서로 다른 색깔의 두 골잡이가 월드컵 4강 티켓을 놓고 정면충돌한다.
노르웨이 대표팀의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 사진=AP PHOTO
잉글랜드 대표팀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 사진=AP PHOTO
이번 대회 득점왕 경쟁도 걸려 있다. 킬리안 음바페(프랑스)와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8골로 공동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홀란이 7골, 케인이 6골로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한 골이 팀의 운명은 물론 개인 타이틀 경쟁까지 바꿀 수 있다.
홀란의 무기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하다. 195㎝의 큰 체격과 폭발적인 스피드, 페널티박스 안에서의 움직임을 앞세워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다. 공을 오래 소유하기보다는 결정적인 순간 한 번의 침투와 슈팅으로 경기를 끝낸다. 케인은 홀란을 두고 “육체적으로 기계 같고 괴물 같은 선수”라며 “마무리 능력은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케인은 홀란과 다른 방식으로 경기를 지배한다. 최전방에 머무르지 않고 중원까지 내려와 공을 받아 공격의 방향을 바꾼다. 정확한 패스로 측면 공격수의 침투를 살린다. 필요할 때는 다시 문전으로 들어가 직접 마무리한다. 득점원과 도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9번과 10번의 혼합형’에 가깝다.
케인도 두 선수를 단순 비교하는 데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는 모두 스트라이커로 보이지만 거의 다른 포지션을 소화하는 선수”라며 “나는 공을 조금 더 많이 만지고 경기 전개에 관여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수비진의 대응법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잉글랜드 수비는 홀란에게 뒷공간을 내주지 않으면서도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아야 한다. 반대로 노르웨이는 케인이 아래로 내려올 때 따라붙을지, 최종 수비선을 유지할지를 선택해야 한다. 케인에게 공간을 주면 패스가 살아나고, 따라 나오면 잉글랜드 측면 공격수에게 침투 공간이 열린다.
팀 분위기는 잉글랜드가 다소 불안하다. 조별리그에서 L조 1위에 올랐지만 경기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토너먼트에서도 콩고민주공화국을 상대로 케인의 막판 연속골 덕분에 간신히 이겼다. 멕시코와 16강전에서는 수적 열세 속에서 3-2로 승리했다. 이 경기에서 퇴장을 당한 주전 수비수 자렐 콴사는 2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아 8강전에 나설 수 없다.
케인은 “우승팀이 대회 내내 편안하게 올라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이제 8강에서는 우리가 아직 보여주지 못한 최고 수준을 꺼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홀란을 존중한다”면서도 “내일만큼은 조용한 하루를 보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