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영민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 © 뉴스1 신웅수 기자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이하 전강위)가 홍명보 감독의 사퇴로 공석이 된 남자 A대표팀 새 사령탑 선임을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축구협회는 지난 3일 "전력강화위원회가 남자 국가대표팀 감독이 없는 현 상황과 관련한 첫 회의를 진행했다. 앞으로 A매치 일정과 새로운 축구협회장 선거 일정, (내년 1월)아시안컵 준비 등을 고려해 전반적인 논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어 "감독 선임과 관련해 다양한 방향성을 검토했다. 전강위는 대표팀 운영 안정성 확보를 최우선으로 고려, 향후 추가 회의를 통해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홍명보 감독이 멕시코 현지에서 사퇴의 뜻을 전한 것이 6월29일이었으니 꽤 빠르게 다음 작업에 돌입한 셈이다. 이 신속한 움직임은 마땅하다. 하지만 단계가 생략된 것은 짚어야한다. 먼저 이번 대회에 대한 현영민 전강위원장의 책임 있는 브리핑이 먼저다.
현 위원장은 지난해 4월, 마지막 임기를 천명한 정몽규 회장이 새 집행부를 구성할 때 전강위원장으로 발탁됐다. 당시 45세, 전강위 출범 이후 최연소 위원장 타이틀을 단 그는 축구인 출신 젊은 행정가를 육성하겠다는 정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전강위원장은 각급 대표팀 감독 선임을 비롯해 무게가 상당히 큰 자리다. 앞서 홍명보 감독을 뽑는 과정에서 워낙 말이 많았기에, 은퇴 후 지도자로 또 행정가로 특별한 이력이 없던 현 위원장이 과연 짊어질 수 있을까 걱정도 따랐다.
그동안 전면에 나서는 것을 지양했던 현영민 위원장이지만 이젠 나서야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현 위원장은 부임 이후 한 번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아무래도 '후방 지원'에 방점이 찍힌 조직이기에 직접 개입 없이 팀을 보조하는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각급 대표팀 감독들을 '공개 채용'으로 선임하는 등 여러 변화가 있는 와중에도 현 위원장은 별다른 설명 없이 협회가 발송하는 문자로만 상황을 알렸다.
그렇다고 베일 속에서만 지낸 인물은 아니다. K리그 해설위원으로 대중들과 친숙하게 만났고 심지어 예능 프로그램에도 적극 나섰다. 나름 선을 긋는 것으로 보였는데, 지금까지는 별 문제가 없었기에 그럴 수 있었으나 책임이 필요한 현 상황에서는 등장해야한다.
현 위원장은 북중미 월드컵이 펼쳐지는 현지에서 홍명보호와 함께 했다. 선수단이 베이스캠프인 멕시코 과달라하라에 입성한 뒤부터 과정을 지켜봤다. 그곳에서도 언론과의 접촉을 최소화했지만 대회가 끝난 지금은 숨지 말아야한다.
대한축구협회에 그리고 홍명보 감독에게 온갖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그런데 국가대표팀이 최선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임무를 띤 있는 전력강화위원회의 대표자는 조용히 다음 감독 뽑는 것만 하려는 모양새다.
가뜩이나 이번 대회 실패를 둘러싸고 여러 가지 루머가 돌고 있다. 홍명보 감독의 후배가 아닌, 선수들의 선배가 아닌, 한 달 가까이 현지에서 대표팀을 지켜본 전력강화위원장 입장에서 이번 대표팀의 실패 원인이 무엇인지 냉정하게 설명하고 이를 토대로 다음 스탭을 어떻게 밟아 나아가겠다는 약속이 필요하다.
대한축구협회 차원에서 북중미 월드컵을 찬찬히 뜯어 '백서'를 만드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이전, 책임 있는 자의 책임 있는 보고가 있어야한다.
무겁고 불편한 과정 없이 K리그 해설가나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아무렇지 않게 대중과 만난다면 곤란하다. 나서야한다. 지금까지는 겸양으로 해석될 수 있었으나 자칫 비겁함이 될 수 있다.
lastuncl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