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이 PGA 투어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PGA 투어 제공)
2023년 10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이후 무려 1001일 만에 다시 우승컵을 들어 올린 김주형은 결과보다 과정의 의미를 더 크게 평가했다.
그는 “지난 몇 년 동안 많은 것을 배웠다. 가장 큰 배움은 인내였다”며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서 항상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법을 익혔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경기가 나오지 않을 때도 계속 믿고 앞으로 나아가려고 했다”며 “결국 오늘 같은 날이 찾아왔다”고 덧붙였다.
2022년 PGA 투어에 데뷔한 김주형은 빠르게 3승을 거두며 주목받았다. 2022년 8월 윈덤 챔피언십에서 첫 승을 거뒀고 두 달 뒤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우승했다. 그리고 1년 뒤 같은 대회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조금씩 힘든 시간이 찾아왔다. 한때 11위였던 세계랭킹은 올해 160위까지 밀렸을 정도로 성적 부진에 시달렸다.
올해 추락은 더 컸다. 시즌 개막 후 14개 대회에 출전해 딱 한 번 톱10에 들었다. 그러나 그것도 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하지 않는 B급 대회에서 거둔 성적이라 주목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김주형은 자신의 골프를 되찾기 위해 노력했다. 경기를 끝낸 뒤에도 몇 시간씩 연습 그린에서 퍼트를 하며 땀을 흘리는 건 예사였다.
지난달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서 3위에 오르며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긴 어둠의 터널에서 빠져나왔다.
김주형은 이번 우승으로 자신의 골프 인생을 다시 돌아봤다. 무엇보다 힘든 시간을 버텨낸 자신을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그는 “우승 자체도 기쁘지만, 포기하지 않았던 내 자신이 더 자랑스럽다”며 “결과가 나오지 않는 시간에도 계속 노력했고, 그 과정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우승 장소가 스코틀랜드였다는 점도 김주형에게는 남다른 의미였다.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은 그의 PGA 투어 도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무대다. 그는 2022년 이 대회에서 공동 3위에 오르며 세계 골프계의 주목을 받았고, 그 상승세를 이어 PGA 투어 첫 우승까지 일궈냈다. 당시만 해도 PGA 투어 회원 자격을 받지 못한 김주형은 제한적인 투어 활동을 했고, 이 대회 이후 디오픈에서 본선에 진출하면서 임시 특별회원 자격을 받아 PGA 투어 활동의 발판을 만들었다.
김주형은 “모든 것이 이곳에서 시작됐다”며 “그래서 스코틀랜드는 내게 정말 특별한 장소다. 그곳에서 다시 우승하게 돼 더욱 뜻깊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정상에 선 김주형은 곧바로 다음 목표를 바라봤다. PGA 투어는 장소를 옮겨 16일부터 잉글랜드 사우스포트의 로열 버크데일 골프클럽에서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디오픈을 개최한다.
김주형은 “오늘은 우승을 즐기겠지만 내일부터는 다시 다음 대회를 준비하겠다”며 “좋은 흐름을 이어 메이저 대회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1001일 동안 이어진 인내와 노력은 결국 값진 결실로 돌아왔다. 그리고 자신의 골프 인생이 시작된 특별한 장소에서 김주형은 다시 한번 새로운 도약의 출발선을 그렸다.
김주형이 축하받으며 시상식 무대에 오르고 있다. (사진=PGA투어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