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티 셰플러.(사진=AFPBBNews)
세계 1위 셰플러에게는 메이저 3년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할 마지막 기회다. 1934년 이후 현대 메이저 시대를 기준으로 3년 연속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는 랠프 굴달(미국), 피터 톰슨(호주), 아널드 파머, 잭 니클라우스, 톰 왓슨, 타이거 우즈, 필 미켈슨, 브룩스 켑카(이상 미국) 등 단 8명뿐이다.
셰플러는 지난해 로열 포트러시에서 열린 디오픈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우승했다. 그는 지난 5년 동안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지만, 디오픈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은색 클라레 저그 받침대에 새겨진 역대 챔피언들의 이름만큼은 자주 들여다본다고 했다.
셰플러는 “클라레 저그는 크기도 완벽하다.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고 트로피로 음료를 마실 수도 있다”며 “화요일에 반납해야 하는 것이 정말 아쉽지만, 일요일에 다시 되찾기 위해 최선을 다해 싸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12년 만의 디오픈 우승에 도전한다. 올해 마스터스 2연패를 달성한 매킬로이는 통산 메이저 7승을 노리며, 유럽 출신 최다 메이저 우승 기록을 보유한 해리 바든(잉글랜드·7승)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매킬로이는 2022년 세인트앤드루스 대회(3위) 이후 디오픈에서 우승 경쟁을 펼치지 못했다. 이번 대회장인 로열 버크데일에서는 2017년 공동 4위를 기록했지만 우승자와는 7타 차였다.
로리 매킬로이.(사진=AFPBBNNews)
대표적인 예로 10번홀을 들었다. 그는 “안전하게 벙커 앞에만 보내면 미들 아이언으로 그린을 공략해야 해 버디 기회가 줄어든다. 하지만 왼쪽 벙커를 과감하게 넘기고 오른쪽 벙커를 피하면 웨지로 두 번째 샷을 할 수 있어 훨씬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버크데일에는 이런 홀이 많다. 위험을 감수하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걸 알지만, 가장 좋은 두 번째 샷 위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런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잉글랜드 팬들의 기대는 로열 버크데일 인근에서 성장한 토미 플리트우드와 올 시즌 3승을 거둔 맷 피츠패트릭(이상 잉글랜드)에 쏠린다. 피트패트릭의 올 시즌 우승 횟수가 셰플러(1승), 매킬로이(1승)의 시즌 승수를 합친 것보다 많다.
김주형의 활약에도 기대가 모인다. 김주형은 지난 12일 열린 제네시스 스코틀랜드 오픈에서 2년 9개월 만에 PGA 투어 통산 4승을 달성했다. 또 2023년 디오픈에서 준우승한 경험도 있는 만큼 링크스 코스에 강한 면모를 보인다.
김주형은 스코틀랜드 오픈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지금의 이 기분을 다음 주까지 끌고 가지 않을 생각이다. 내일이 되면 이번 주는 뒤로 넘길 것”이라며 “골프를 하면서 배운 것 중 하나가 좋은 한 주를 보냈더라도 그것을 빨리 정리하고 다음 주로 넘어가야 한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완전히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시작할 것이다. 목요일부터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디오픈에는 김주형을 포함해 김시우, 임성재, 양지호, 함정우까지 5명의 한국 선수가 도전장을 냈다. 특히 양지호는 코오롱 제68회 한국오픈 우승자 자격으로, 함정우는 아시안투어 싱가포르 오픈 우승 자격으로 출전권을 따냈다.
김주형.(사진=PGA 투어 제공)
5개 홀에 변화가 있었으며, 가장 눈에 띄는 곳은 5번홀(파4)이다. 전장은 294m로 짧아졌지만 벙커가 늘었고 그린도 왼쪽으로 옮겨져 선수들이 티샷으로 그린을 직접 공략하도록 유도했다.
가장 큰 변화는 기존 파3였던 14번홀을 없애고 기존 15번홀을 14번홀(파5)로 변경한 것이다. 길이는 기존보다 55m 늘어난 550m이며 홀 위치도 오른쪽으로 이동했고 벙커는 무려 12개가 배치됐다.
새롭게 만들어진 15번홀은 220m짜리 파3다.
매킬로이는 이같은 변화에 대해 “아직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며 “대회 기간 내내 많은 이야깃거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로열 버크데일은 아일랜드해를 따라 펼쳐진 아름다운 사구 지형 위에 조성된 전형적인 링크스 코스다. 1954년 처음 디오픈을 개최해 역사도 깊다.
링크스 코스의 가장 큰 특징은 예측하기 어려운 바운드다. 좋은 샷이 뜻밖의 불운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 반대로 행운이 따르기도 한다.
셰플러는 “왜 골프가 이곳에서 탄생했는지 알 것 같다”며 “그린 주변에서도 다양한 클럽을 사용할 수 있고 상황에 따라 선택지가 많다. 예상하지 못한 바운드가 나오기도 하지만, 가장 순수하고 본질적인 골프를 경험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날씨가 매우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경기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나흘 동안 비슷한 조건이 유지된다면 최고의 골프 실력을 가려내는 가장 공정한 시험 무대가 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디오픈에서 셰플러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던 해리스 잉글리시(미국)는 “디오픈 챔피언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은 강인한 정신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날씨와 어떤 코스 조건도 견뎌야 한다. 나쁜 라이와 불운한 상황도 계속 찾아온다. 링크스 코스에서는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정말 많다”며 “그 모든 상황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그것이 진짜 골프”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운도 필요하다. 하지만 계속 좋은 샷을 한다면 결국 운도 자신의 편이 된다”고 덧붙였다.
로열 버크데일 골프코스.(사진=R&A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