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신공격에 야유까지…못된 갤러리에 칼 뽑은 '디오픈'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7월 16일, 오전 09:10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골프 역사상 가장 오래된 메이저 대회 제154회 디오픈 챔피언십(총상금 1775만 달러)이 관중들의 도 넘은 응원 문화를 막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공식 팬 행동강령을 발표했다.

제154회 디오픈 챔피언십 연습 라운드를 관람하고 있는 갤러리들.(사진=AFPBBNews)
제154회 디오픈 챔피언십 연습 라운드를 관람하고 있는 갤러리들.(사진=AFPBBNews)
16일(한국시간) 영국 잉글랜드 북서부 랭커셔 해안의 로열 버크데일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디오픈 역사상 최다 관중인 30만 명이 넘는 갤러리가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최 측인 R&A는 대회를 앞두고 ‘디오픈의 약속’이라는 이름의 팬 행동강령을 처음 공개했다. 최근 골프 주요 대회에서 선수들을 향한 야유와 인신공격성 발언 등 일부 관중들의 부적절한 행동이 잇따르자 선제 대응에 나섰다.

행동강령에는 △선수를 존중할 것 △링크스 코스를 존중할 것 △다른 갤러리를 존중할 것 △주변 상황을 배려할 것 △책임감 있게 대회를 즐길 것 등 5가지 원칙이 담겼다.

R&A는 행동강령을 심각하게 위반하거나 같은 행동을 반복할 경우 해당 관중을 입장료 환불 없이 경기장 밖으로 퇴장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R&A가 행동강령을 마련한 것은 최근 대형 대회마다 갤러리들의 과도한 행동이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 뉴욕에서 열린 미국과 유럽의 남자골프 대항전 라이더컵에서는 유럽 대표팀 선수들이 심한 야유와 인신공격을 받았다. 특히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백스윙과 퍼트 순간까지 고성과 욕설을 들어야 했고, 대회 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열린 US오픈에서는 ‘밉상’ 이미지의 윈덤 클라크(미국)가 실수할 때마다 일부 관중이 환호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에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그건 지나쳤다”고 지적했다.

2023년 열린 디오픈에서도 브라이언 하먼(미국)이 일부 관중의 야유와 조롱 속에서도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맷 피츠패트릭(잉글랜드)은 “열광적인 응원 분위기는 좋지만, 선을 넘어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다만 클라크는 영국 골프 팬들의 성숙한 관람 문화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영국 팬들은 골프와 선수들을 존중하고 경기를 잘 이해한다”며 “어려운 상황에서 가장 현명한 선택을 하면 그 플레이에도 박수를 보내준다. 6m에 공을 붙인 것만으로도 얼마나 좋은 샷인지 이해하는 관중들”이라고 말했다.

마크 다본 R&A 최고경영자(CEO)는 경기 진행요원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어떤 행동이 부적절한 관중 행동인지 충분히 교육했다고 밝혔따.

그는 “누군가 선을 넘는다면 경기장에서 퇴장시키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조치”라며 “관중에게 벌금을 부과하기보다 퇴장 조치를 통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디오픈 최종 라운드 일정은 축구 월드컵 결승전 때문에 변경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R&A는 최종 라운드를 계획대로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R&A는 연장전이 열리지 않는다면 대회 마지막 퍼트가 현지 시간으로 19일 오후 5시 40분(한국시간 16일 오전 2시 40분)께 끝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미국 뉴저지주에서 열리는 월드컵 결승전 킥오프보다 약 1시간 20분(오후 7시) 앞선 시간이다.

다본 CEO는 “나 역시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의 팬이라 그런 상황이 된다면 행복한 고민이 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먼저 준결승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내부적으로는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해왔다”며 “현재는 마지막 퍼트가 오후 5시 40분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세 개 홀 연장전까지 가더라도 월드컵 결승 시작 전에 대회를 마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준결승이 끝난 뒤 상황을 다시 검토해 최종 입장을 결정할 것”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끝난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의 준결승전 결과 잉글랜드가 1-2로 패하면서 디오픈 최종 라운드는 원래 계획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스코티 셰플러와 마크 다본 R&A CEO.(사진=AFPBBNews)
왼쪽부터 스코티 셰플러와 마크 다본 R&A CEO.(사진=AFPBB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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