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딱 1번 패한 안세영…'자신과의 싸움'에 무리할 필요 없다

스포츠

뉴스1,

2026년 7월 18일, 오전 07:00

대한민국 여자 배드민턴의 간판 안세영 © 신화=뉴스1

'셔틀콕 여제' 안세영(24·삼성생명)의 2026시즌 6번째 국제대회 우승이 무산됐다. 누군가에게 패한 것이 아니라 부상에 발목 잡혔다.

안세영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크겠으나 중도하차한 이번 대회의 상황을 잘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아직 가야할 길이 창창한 선수다. '자신과의 싸움'에 너무 무리할 필요는 없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지난 15일 "안세영이 2026 일본오픈 여자단식 32강 경기 중 발생한 왼쪽 발 외측 부위 통증으로 인해 대회 기권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안세영은 14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일본 오픈(슈퍼 750) 여자단식 1회전에서 아케치 히나(일본)를 게임 스코어 2-0(21-6 21-9)으로 가볍게 제압하고 16강에 올랐다. 일방적인 승리였으나 과정에서 왼쪽 발에 무리가 왔다.

배드민턴협회는 "해당 부위 통증은 과거 훈련과 경기 과정에서도 반복적으로 발생했던 것"이라면서 "경기를 마친 뒤 통증과 부상 정도를 지속적으로 체크했는데, 더 이상은 무리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대회를 포기한 이유를 설명했다. 왼쪽 발에 체중을 싣는 과정에서도 불편함을 느꼈을 정도다.


지난해 일본오픈 우승자 안세영은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했으나 2연패가 무산됐다. 대회 후 오는 21일부터 중국 창저우에서 벌어지는 중국오픈(슈퍼 1000)까지 연이어 소화할 계획이었으나 이 역시 차질이 생겼다.

중국오픈은 BWF 월드투어 중 가장 큰 규모인 슈퍼1000 시리즈 중 하나다. 회복 정도에 따라 강행을 택할지 모르겠으나 무리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2025년 안세영'을 넘고 싶은 마음이 강한 '2026년 안세영'이지만 갈 길이 멀다.

지난해 안세영은 단일시즌 역대 최다우승 타이 기록인 11승을 거두면서 73승4패 승률 94.8%, 누적 상금 100만 달러 돌파(100만3175달러) 등 놀라운 기록을 남겼다.

2025년 12월 자신의 SNS에 "정말 놀라운 한해였습니다. 이번 시즌 제가 11개의 타이틀을 얻어냈다는 게 무척 자랑스럽습니다"라고 말했던 그는 "2026년에는 더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와 더 많은 기록을 깨보고 싶습니다"라는 각오를 피력했다. 과연 '더 강한 안세영과 더 나은 기록'이 가능할까 싶었으나 해내고 있었다.

지난 1월 말레이시아오픈과 인도오픈을 연거푸 석권하며 2026년을 시작한 안세영은 이후 아시아선수권대회, 싱가포르오픈, 인도네시아오픈 등 나서는 대회마다 정상에 올랐다. 2월 아시아단체배드민턴선수권과 5월 세계여자단체선수권(우버컵) 등 단체전에서도 지는 법을 몰랐다.

지난 3월 전영오픈 결승에서 왕즈이에게 딱 1번 패했을 뿐이다. 일본오픈 32강까지 40전 39승1패 승률 97.5%. 약속했던 것처럼 더 강해진 안세영이다. 자신을 향한 지독한 채찍질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발자취다. 정상은 오르는 것보다 유지하는 게 어렵고 당연히 칭찬이 아깝지 않은 선수다. 하지만 진짜 몸이 강철일 수는 없다.

2026년 세계여자단체배드민턴선수권대회(우버컵) 대표팀 안세영이 5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팬에게 싸인을 해주고 있다. 2026.5.5 © 뉴스1 이호윤 기자

조짐도 있었다. 안세영은 지난 5월30일 싱가포르오픈 4강 천위페이와의 경기 도중 어지럼증을 호소, 타임아웃을 외치고 주저앉았다. 결과적으로 승리하고 결승에 진출해 최종 우승까지 차지해 힘든 줄 몰랐겠으나 몸이 힘들다는 것을 말하고 있었다는 방증이다.

워낙 승부욕이 강한 선수라 스스로 포기하진 않을 선수이기에, 차라리 부상으로 잠시 쉬어가는 이 상황을 충전을 위한 시간으로 활용하는 게 낫다. 후반기에도 중요한 대회가 이어진다. 8월에는 인도에서 세계선수권이 열리고 9월에는 아시안게임 2연패에 도전해야한다.

분명 지난해 대기록보다 더 놀라운 발자취를 남길 수 있는 선수다. 그 이정표를 꼭 올해나 내년에 세울 필요는 없다. '롱런'을 위해 쉬어가는 법도 익혀야한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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