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의 커리어 마지막 월드컵, 마지막 경기가 아쉬운 내용과 결과로 마무리됐다. 북중미 월드컵 내내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어떻게든 살아남아 '신의 가호'가 함께 하는 것 같던 아르헨티나지만 정작 결승전에서 제대로 된 슈팅조차 시도하지 못하는 답답한 내용 끝에 스페인 우승의 들러리가 됐다.
아르헨티나는 20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퍼드의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 끝 0-1로 패했다.
이날 유일한 득점이던 스페인 페란 토레스의 결승골이 터진 시간이 106분이었다. 이 숫자만 보고 '팽팽한 경기'라 생각한다면 오판이다. 킥오프 순간부터 마지막 휘슬이 울릴 때까지 완벽하게 스페인이 지배했다. 메시의 화려한 라스트 댄스를 기대했던 아르헨티나 팬들 입장에서는 믿기 힘든 내용이었다.
경기 전부터 많은 전문가들이 스페인의 우세를 점치기는 했다. 스페인은 토너먼트부터 프랑스와의 준결승까지 7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1실점에 그치며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우승 때에 버금가는 조직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찬사를 받았다. 결정력은 다소 아쉬움이 있으나 대회 최고의 '방패'라는 평가였다.
하지만, 그래도 아르헨티나의 '창'이라면 뚫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잖았다. 아르헨티나는 결승까지 7경기에서 무려 19골을 터뜨렸다. 모든 경기에서 2골 이상씩 기록했고 특히 메시는 전 경기 공격 포인트를 작성하며 8골을 기록 중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방패'가 더 단단했다.
아르헨티나는 연장후반 초반 토레스에게 실점하기 전까지 단 하나의 슈팅도 시도하지 못했다. 유효슈팅은커녕 골문으로 향하는 슈팅이 전혀 없었다.
그만큼 스페인이 압도한 경기다.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골키퍼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스페인의 골운이 조금 더 일찍 따라줬다면 연장까지 갈 수도 없었던 내용이다. 실점 후 메시가 안간힘을 쏟아내며 반격을 진행한 이후에야 슈팅이 나왔을 정도로 끌려 다녔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챔피언 아르헨티나는 월드컵 역사상 단 2번만 허락된 대회 2연패에 도전한 팀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첫 번째 월드컵 2연패 주인공은 이탈리아다. 이탈리아는 2회 1934 월드컵과 3회 1938 대회를 연거푸 제패했다. 하지만 당시는 16개국이 조별리그 없이 곧바로 토너먼트만 치르는 방식이었으니 지금과 견줄 순 없다.
두 번째 2연패는 '펠레의 브라질'이 달성했다. 1958년 스웨덴 월드컵에서 홀로 6골을 터뜨린 17세 펠레를 앞세워 정상에 오른 브라질은 1962년 칠레 대회까지 2연패에 성공했다. 칠레 월드컵에서 펠레는 상대 집중 견제에 허벅지 부상을 입어 2차전까지 밖에 뛰지 못했으나 브라질은 또 다른 전설 가린샤를 앞세워 정상을 지켰다.
그리고 2026년 북중미 3개국에서 펼쳐진 대회에서 아르헨티나가 무려 64년 만에 월드컵 2연패를 다시 꿈꿨다. 토너먼트 과정에서 경기 막바지 놀라운 집중력으로 여러 차례 드라마를 썼기에, 소위 '우주의 기운'을 받은 아르헨티나라 기대도 따랐다. 하지만 결승전에서 예상을 완전히 빗나간 내용이 나왔다.
'펠레의 브라질'을 끝으로 특정 국가의 연패를 허락하지 않고 있는 월드컵의 신이 '메시의 아르헨티나'마저도 외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