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개국·650만 관중…역대 최대 월드컵, 축제도 논란도 더 커졌다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7월 20일, 오전 09:52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스페인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26 북중미 월드컵은 ‘역대 최대 규모 월드컵’이었다. 미국·캐나다·멕시코 3국에서 열린 것도 처음이다. 48개국이 참가해 104경기를 치른 것도 유례가 없었다. 경기수가 늘어난 만큼 관중도 역대 최대 수준이었다. 하지만 고가 티켓과 수분 보충 휴식, 정치 개입 등 논란도 참 많았던 월드컵이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돌풍의 최대 주역이 된 카보베르데. 사진=AP PHOTO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돌풍의 최대 주역이 된 카보베르데. 사진=AP PHOTO
48개국 확대를 통해 가장 눈에 띈 부분은 새로운 나라들의 돌풍이었더. 퀴라소와 카보베르데, 요르단, 우즈베키스탄이 처음 본선 무대를 밟았다.

특히 인구 53만명의 섬나라 카보베르데는 스페인·우루과이·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한 번도 지지 않고 조 2위로 32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32강에서는 아르헨티나를 연장까지 몰아붙인 끝이는 저력을 뽐냈다. 결승 진출국인 스페인과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모두 90분 정규시간 동안 패하지 않았다. 콩고민주공화국도 포르투갈과 비기며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반면 조별리그의 긴장감은 떨어졌다. 전체 48개국 가운데 32개국이 토너먼트에 진출하면서 72경기를 치르고도 탈락한 팀은 한국을 포함해 16개국뿐이었다. 각 조 3위 가운데 8개국까지 살아남자 일부 최종전에서는 두 팀이 비기기만 해도 동반 진출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호주와 파라과이, 오스트리아와 알제리가 나란히 무승부를 거두고 함께 32강에 오른 것이 대표적이다.

FIFA가 아르헨티나와 스페인 등 세계 랭킹 상위 4개국을 서로 다른 토너먼트 구역에 배치한 것도 논란을 낳았다. 특히 세계 1·2위 아르헨티나와 스페인이 결승 이전에는 만날 수 없도록 조 편성까지 조정했다. 두 나라가 실제 결승에서 맞붙으면서 ‘흥행을 고려한 테니스식 대진표’라는 지적이 나왔다.

북중미 월드컵 전 경기에서 의무적으로 시행된 3분간의 수분 보충 휴식. 사진=AP PHOTO
북중미 월드컵 전 경기에서 의무적으로 시행된 3분간의 수분 보충 휴식. 사진=AP PHOTO
전 경기에서 의무적으로 시행한 3분간의 수분 보충 휴식도 도마에 올랐다. 선수 보호가 명분이었지만, 실제로는 상업적인 목적이 강했다. 중계 방송사는 이 시간에 광고를 내보냈다. 미국에서 월드컵 30초 광고 한 편의 가격은 보통 20만~30만 달러(약 3억 원~4억5000만 원)에 이른다. 심지어 미국 대표팀 경기와 토너먼트 막판에는 75만 달러(약 11억2000만 원)까지 치솟았다.

감독들은 수분 보충 시간을 이용해 선수들을 불러 전술을 지시했다. 사실상 농구의 작전 타임처럼 활용되기도 했다. 경기 흐름이 끊길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터졌다.

시간 지연을 막기 위해 도입한 규정은 효과를 냈다. 수분 보충 시간을 제외한 평균 경기 시간은 2022 카타르 대회의 101분22초에서 96분24초로 줄었다. 실제 공이 움직인 시간은 58분3초에서 58분15초로 오히려 늘었다. 전체 경기 시간에서 실제 플레이가 차지한 비율도 57.4%에서 60.4%로 높아졌다.

천정부지로 오른 입장권 가격에도 흥행은 대성공이었다. FIFA에 따르면 8강까지 652만7410명이 경기장을 찾았고 좌석 점유율은 99.7%에 달했다.

다만 FIFA가 공식 재판매 표에 30%의 수수료를 붙이면서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뉴욕·뉴저지주 검찰은 입장권 가격 책정과 좌석 정보의 정확성 등을 조사하기 위해 FIFA에 소환장을 보냈다. 물병 반입 금지와 일부 경기장의 비싼 교통비도 팬들의 큰 반발을 샀다.

미국의 입국 거부로 월드컵 주심을 맡지 못한 소말리아 출신 심판 오마르 아르탄. 사진=AP PHOTO
미국의 입국 거부로 월드컵 주심을 맡지 못한 소말리아 출신 심판 오마르 아르탄. 사진=AP PHOTO
정치가 축구를 흔든 장면도 잇따랐다. 미국의 입국 제한으로 일부 국가 팬들이 경기장을 찾지 못했다. 소말리아 출신 심판 오마르 아르탄은 마이애미 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란 대표팀은 경기 전후 24시간만 미국 체류를 허가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전화해 미국 공격수 플로린 발로건의 징계 철회를 요구했다. 이후 실제 출전 정지가 유예되면서 정치권력이 대회 운영에 개입했다는 비판이 빗발쳤다.

VAR은 37차례 개입해 경기당 0.36회를 기록했다. 카타르 대회와 비슷하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보다 높은 수치다. 판정의 일관성에는 불만이 나왔지만, 확인 시간이 짧아 경기 흐름을 크게 해치지는 않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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