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포드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를 연장 접전 끝에 1-0으로 물리쳤다. 연장 후반 1분 페란 토레스가 터뜨린 결승골이 승부를 갈랐다. 스페인은 2010 남아공 대회 이후 통산 두 번째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스페인의 질식수비에 꽁꽁 묶인 리오넬 메시. 사진=AP PHOTO
핵심은 메시를 어떻게 막느냐였다. 아무리 스페인의 수비가 강해도 메시는 개인능력으로 뚫어낼 수 있는 선수다. 그래서 스페인은 메시를 직접 따라다니기보다 그에게 공이 전달되는 길부터 막았다. 공을 잡으면 두 명이 에워쌌고, 뒷공간을 노리면 골키퍼까지 뛰쳐나왔다. 이번 대회에서 메시를 이토록 철저히 고립시킨 팀은 스페인이 처음이었다.
메시는 경기 시작 후 15분 동안 킥오프 때 동료에게 건넨 패스를 제외하면 공을 한 번도 만지지 못했다. 전반전 전체 터치도 15차례에 불과했다. 최근 세 차례 월드컵을 통틀어 메시가 전반에 기록한 가장 적은 터치였다. 아르헨티나는 전반전 45분 동안 슈팅을 한 개도 때리지 못했다.
스페인은 먼저 공을 오래 소유했다. 공을 빼앗기면 여러 선수가 동시에 달려들어 즉각 되찾았다. 아르헨티나가 메시를 향해 고개를 돌릴 틈조차 주지 않았다. 폭스스포츠 해설자로 나선 티에리 앙리는 스페인의 압박에 대해 ‘머리가 물속에 잠긴 것처럼 숨이 막히는 축구’라고 표현했다.
수비 라인도 중앙선 부근까지 과감하게 끌어올렸다. 39세가 된 메시의 순간적인 가속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점을 파고든 전략이었다. 메시가 경기 초반 수비 뒤 공간으로 침투하자 골키퍼 우나이 시몬이 페널티 지역을 벗어나 중앙선 가까이까지 달려 나와 먼저 공을 걷어냈다. 메시에게 공간이 생기는 순간 골키퍼가 최후방 수비수 역할을 맡았다.
메시는 잉글랜드전과 이집트전에서 효과를 봤던 오른쪽 이동으로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 스페인은 이 패턴 역시 대비하고 있었다. 메시가 측면으로 빠지면 두 명이 붙어 패스와 드리블 방향을 동시에 차단했다. 전반 중반 메시가 중앙에서 모처럼 공을 받은 뒤 돌아서려 하자 로드리가 즉시 몸을 부딪쳐 파울로 끊었다.
봉쇄 작전의 지휘자는 로드리였다. 로드리는 메시를 계속 쫓아다니지 않았다. 대신 아르헨티나 미드필더와 메시 사이의 길목을 지켰다. 패스가 들어오려고 하면 이를 미리 읽어 차단했다. 동료가 압박을 받으면 공을 받을 위치에 나타났다. 공을 잡은 뒤에는 다니 올모, 파비안 루이스와 빠른 패스를 주고받으며 아르헨티나를 뒤로 밀어냈다.
아르헨티나는 로드리의 흐름을 끊기 위해 거친 플레이까지 사용했다. 레안드로 파레데스는 후반 로드리의 등을 팔꿈치로 가격해 경고를 받았다. 하지만 스페인의 공세는 멈추지 않았다. 정규시간 종료가 가까워질 때까지 아르헨티나는 유효 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공격의 중심이어야 할 메시는 전방에 고립된 채 스페인의 패스 플레이를 지켜봐야만 했다.
후반 막판에는 엔소 페르난데스가 파우 쿠바르시에게 거친 반칙을 해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당했다. 수적 우위를 잡은 스페인은 연장전에도 공격을 이어갔다. 연장 후반 1분 페드로 포로의 크로스를 니코 윌리엄스가 머리로 떨어뜨렸고, 토레스가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스페인의 이날 20번째 슈팅이었다.
메시는 연장 후반에야 제대로 된 슈팅을 시도했지만 스페인 수비에 막혔다. 평소 아르헨티나의 해법은 메시에게 공을 건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메시에게 공을 연결할 방법도, 그가 막힌 뒤 꺼낼 대안도 없었다. 스페인은 메시를 쓰러뜨리지 않았다. 대신 호흡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끊어 그를 경기에서 지워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