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당시 LPGA 소속의 고진영(오른쪽)이 우승, 준우승한 KLPGA 소속의 임희정(왼쪽)과 포옹하는 모습. © 뉴스1 여주연 기자
국내 유일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선수가 없는 '아이러니'가 올해도 반복될 뻔했지만, 양측 협회의 극적인 합의로 파행 위기를 면했다. LPGA와 KLPGA 모두 한 발씩 양보했고, 스폰서인 BMW 코리아도 적극 중재에 나선 결과였다.
LPGA투어와 KLPGA투어는 22일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의 KLPGA투어 선수 출전 관련 합의를 이뤘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올해 10월 열리는 대회에선 KLPGA투어 선수 15명이 출전하고, 내년부터는 30명이 나선다.
이달 초 양측은 KLPGA 소속 출전권과 관련해 합의가 결렬됐음을 선언한 바 있다. LPGA가 KLPGA 소속 선수 10명의 출전만 허용하겠다고 했고, KLPGA는 '공식 대회'로 인정될 수 있는 30명을 최소 원칙으로 고수했다.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이미 2022년부터 중계권 문제 등으로 인해 KLPGA 소속 선수들이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 LPGA투어의 글로벌화 등 기존 취지에 반하는 '반쪽짜리' 대회가 됐다는 비판이 커졌는데, 다시 열린 협상 테이블마저 결렬되자 실망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특히 '10명'을 고수한 LPGA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비슷한 시기 열리는 토토 재팬 클래식(일본), 블루베이 LPGA에선 자국 투어 선수 30명 이상의 출전권을 보장하면서 한국 대회에서만 낮은 기준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양측이 갈등을 빚기 전인 2019년부터 2021년까지 개최됐던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이미 KLPGA 소속 30명의 출전이 보장됐기 때문에 의문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크레이그 캐슬러 LPGA 커미셔너. (LPGA 제공)
이런 가운데 LPGA에서 먼저 재협상의 의지를 보였다. 크레이그 케슬러 LPGA 커미셔너와 김상열 KLPGA 회장이 화상회의를 통해 의견을 주고받았고, 이후 양측 실무자들이 KLPGA 사무국에서 대면 회의를 진행했다.
그럼에도 쉽사리 의견 간극이 좁혀지지 않았는데, 결국 양측이 한 발씩 양보하면서 실마리가 풀렸다.
'10명 출전'을 고수하던 LPGA는 올해 15명 출전, 내년부터는 30명 출전에 동의했다. 이전 4년간 KLPGA 없이 단독 주관으로 대회를 개최하면서 확대됐던 LPGA 선수들의 출전권을 다시 줄이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었는데, 그보다 KLPGA투어와의 동반 성장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김상열 KLPGA 회장이 LPGA와의 업무협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KLPGA 제공)
KLPGA 입장에서도 적잖은 손해를 감수했다. 당장 올해 대회 출전권이 15명으로 확대됐지만, 이 역시 '공식 대회'로 인정되지 못한다. 게다가 당초 해당 기간 예정됐던 KLPGA 대회도 개최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기에, 투어 정상급의 일부 선수를 제외한 나머지는 출전 대회 한 개를 잃게 됐다.
일단은 내년 시즌부터 30명 출전으로 '공식 대회' 조건을 갖춘다는 보장을 받아냈다는 것에 의미를 두는 모양새다.
양측의 극적인 합의엔 대회 스폰서인 BMW 코리아의 공도 적지 않았다. 내년 대회부터 전체 출전 선수가 108명의 '풀필드'로 확대되면서 KLPGA 출전권도 30명이 될 수 있었는데, BMW 코리아가 비용적인 부담을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BMW 코리아 관계자는 "비용적으로는 부담이 적지 않지만 대회 흥행 등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KLPGA 선수들이 출전하는 것이 대회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봤다"면서 "최종 결정은 양쪽 협회에서 했지만, BMW 코리아 역시 스폰서를 넘어 협력과 조율을 이끌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잡음은 적잖았지만, 결과적으로는 '해피엔딩'을 맞았다. KLPGA 선수들은 다시 한번 국내 개최 LPGA 대회에서 자신의 꿈을 키울 수 있게 됐고, 골프 팬들은 세계 최고 레벨의 LPGA 선수들과 KLPGA 선수들의 치열한 샷 경쟁을 한눈에 볼 기회를 되찾았다.
starburyn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