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라이온즈와 LG트윈스, 한화이글스가 영입한 새 외국인 투수 4명이 MLB에서 거둔 승수는 모두 169승, 출전 경기는 725경기에 이른다. 이들의 활약에 따라 선두 경쟁부터 5강 싸움까지 판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시절 카를로스 카라스코. 사진=AFPBBNews
LG는 전반기 마지막 경기부터 6연패에 빠지며 삼성과 KT위즈에 이어 3위로 내려앉았다. 강속구 투수 약셀 리오스를 내보내고 선발 경험이 풍부한 카라스코를 선택한 것도 흔들리는 마운드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다. 카라스코가 선발로 긴 이닝을 책임진다면 국내 선발진과 불펜의 부담을 함께 줄일 수 있다. 카라스코는 “LG가 다시 우승 트로피를 가져오는 데 기여하겠다”고 했다.
선두 삼성은 먼저 영입한 크리스 페덱(30)을 통해 외국인 선수 교체 효과를 확인했다. MLB 통산 32승43패를 기록한 페덱은 빅리그 132경기 가운데 119경기에 선발로 나선 정통 선발 투수다. 계약 금액은 47만3333달러다.
페덱은 2019년 빅리그 데뷔 당시 차세대 에이스감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데뷔 시즌 9승을 거두며 성공적인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듯했다. 이후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여러 팀을 전전했지만 그래도 MLB에서 꾸준히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그런 그가 한국에 온다고 하니 국내는 물론 미국에서도 놀랍다는 반응이 나왔다.
페덱은 첫 등판부터 레벨이 다른 투구를 펼쳤다. 지난 18일 롯데자이언츠와 벌인 KBO리그 데뷔전에서 최고 152㎞의 빠른 공과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6이닝 1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삼성은 5-0으로 이겼고, 페덱은 데뷔전에서 승리 투수가 됐다.
KBO리그 데뷔전에서 역투를 펼치는 크리스 페덱. 사진=삼성라이온즈
5강 진입을 노리는 6위 한화는 윌켈 에르난데스를 방출하고 좌완 브루스 짐머맨(31)을 최대 44만 달러에 데려왔다. 짐머맨은 MLB 통산 40경기에서 8승11패, 평균자책점 5.63을 기록했다. 페덱이나 보스에 비해선 MLB 경력이 다소 초라하다. 하지만 시속 140㎞대 중후반 직구와 슬라이더·포크볼·싱커·커터·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던진다. 강속구보다는 안정된 제구와 코너워크가 강점으로 꼽힌다. 올해 트리플A에서도 5승3패의 성적을 거뒀다.
외국인 투수 한 명은 팀 마운드 운영을 바꿀 수 있다. 선발 투수가 6~7이닝을 안정적으로 막으면 불펜에 휴식을 줄 수 있다. 연패에 빠졌을 때 흐름을 끊는 역할도 할 수 있다. 남은 경기 수가 줄어드는 후반기에는 에이스 등판 한 번이 순위표에 미치는 영향력이 훨씬 커진다.
지난해에도 후반기 외국인 투수 교체가 팀들의 희비를 갈랐다. LG는 시즌 중 영입한 앤더스 톨허스트가 에이스급 활약을 펼치면서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반면 롯데는 기존 10승 투수였던 터커 데이비슨을 내보내고 MLB 통산 38승의 빈스 벨라스케즈를 데려왔다. 하지만 교체 카드는 실패했고, 롯데는 추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전반기 3위에서 최종 7위까지 떨어졌다.
MLB에서의 화려한 경력이 KBO리그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과거 한화에서 활약한 외국인 타자 나이저 모건은 MLB 올스타전 MVP 출신이었지만 한국야구 적응에 실패, 일찍 짐을 싸서 돌아갔다. 한때 MLB 정상급 타자로 이름을 날렸던 야시엘 푸이그도 부상과 사생활 문제 등이 얽히면서 KBO리그를 쓸쓸히 떠났다.
이번에 한국 땅을 밟은 새 투수들도 적응이 큰 관건이다. 특히 KBO리그의 ABS 스트라이크존을 얼마나 빨리 파악하느냐가 숙제다. 페덱은 첫 등판에서 합격점을 받았지만 카라스코와 보스, 짐머맨은 검증을 앞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