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경.(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그는 “KLPGA 투어 준우승 2회,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우승 1회가 있었지만, 폭발적인 경기력이 연속으로 나오지 않아 ‘톱10’ 횟수가 적었다(4회)”며 “4월부터 6월 초까지는 샷 문제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번 상반기는 골프 외적인 시련과 악재가 겹친 시기이기도 했다. 지난달 후원사가 주최한 메이저 대회 메르세데스·벤츠 제40회 한국여자오픈에서 실격 악재와 이후 조모상 등을 겪었다. 그는 “프로 데뷔 후 경기 외적인 일들을 한꺼번에 겪으면서 ‘이런 시련도 있구나’ 싶었다”며 “정신을 놓으면 버티지 못할 것 같은 당황스러운 순간도 있었지만, 묵묵하게 이겨내며 잘 준비했기 때문에 마침내 웃는 날이 왔다”고 회상했다.
◇일본 진출 구상은?…“하반기 국내 집중 후 결정”
터닝포인트는 한국여자오픈 공식 연습일이었다. 샷 감각을 찾기 위해 밤늦게까지 연습에 매진하던 중 문제점을 깨달았다. 박현경은 “불안감이 올 때마다 우측 슬라이스가 나는 ‘위크 그립’을 잡고 있었다. 원래 왼쪽으로 휘는 드로우 구질을 쳐야 하는데 우측으로 밀리다 보니 아이언 편차가 커졌던 것”이라며 “그립을 정상(스퀘어)으로 바로잡은 뒤 원하는 양의 드로우 구질이 나오며 아이언 샷이 다시 핀에 붙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기술 교정과 묵묵한 노력은 JLPGA 투어 어스 몬다민 컵 우승 결실로 이어졌다. 박현경은 지난달 일본 특급 대회인 이 대회에서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하며 우승 상금 7200만 엔(약 6억 5000만 원)과 일본 투어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KLPGA 투어 통산 8승을 거둔 박현경의 첫 해외 무대 정상이었다.
박현경은 “선수가 우승하기까지는 실력 외에도 기운과 운이 복합적으로 작동해야 한다”며 “손녀딸 그만 힘들라고 하늘에 계신 할머니가 힘을 실어주신 것 같다”고 전했다.
일본 현지 팬들의 관심과 ‘제2의 이보미’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손사래를 쳤다. “이보미 선배는 JLPGA 투어 상금왕에 20승 이상을 거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존재”라며 “나는 이제 해외에서 1승을 거둔 선수일뿐이라 비견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우승으로 일본 투어 시드를 확보했으나, 당장 해외 무대로 직행하기보다는 차분하게 선택지를 넓혀가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박현경은 “원래는 30세 무렵 통산 10승을 이루고 일본 문을 두드리려 했는데 시기가 당겨졌다”며 “당장 가겠다 안 가겠다를 정하기보다, 하반기에 눈앞에 있는 KLPGA 투어 목표를 먼저 이뤄내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박현경.(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상반기 가장 아쉬웠던 경기로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꼽았다. 고교 시절부터 출전했지만 단 한 번도 ‘톱10’에 들지 못했던 이 대회에서 박현경은 세계랭킹 4위 김효주와 치열한 우승 경쟁 끝에 1타 차 준우승을 차지했다.
박현경은 “공식 연습 때 마지막 홀 챔피언조에서 수많은 갤러리들에 둘러싸여 플레이하는 상상을 했는데 데자뷰처럼 현실이 됐다”며 “연장전을 염두에 뒀지만 마지막 홀 세컨드 샷 라이가 내리막으로 쉽지 않았고 볼도 묻혀 있어 아쉽게 보기를 기록했다. 마지막 홀은 아쉬웠지만 수많은 팬 앞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인 것에서 위안을 삼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30일 하반기 일정 스타트…“메이저 우승 목표”
KLPGA 투어는 2주간의 여름방학을 마치고 오는 30일 강원 원주시의 오로라 골프 앤 리조트에서 열리는 오로라월드 챔피언십으로 시즌을 재개한다. 박현경은 하반기 이루고 싶은 3가지 목표로는 △메이저 대회 우승 △통산 10승 △메인 스폰서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우승을 명확하게 제시했다. 아이언 샷과 퍼트 감각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 승부를 걸겠다는 각오다.
올 시즌 평균타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이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박현경은 “최소 타수상은 어떤 상보다도 어려운 타이틀이다. 하반기에는 어려운 코스가 많아 끝까지 지키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도전해보겠다”며 어려운 코스에서 발휘되는 안정적인 스코어링 능력에 자신감을 보였다.
박현경은 “프로 통산 15승을 달성하고 은퇴한다면 선수 생활을 정말 잘했다고 생각할 것 같다”며 선수로서의 최종 목표에 대해서도 솔직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루키 시절 우승이 없어 동기들이 8승을 합작하는 사이 홀로 우승이 없어 친구들에게 물을 뿌려주며 묵묵히 기다려야 했던 시절을 떠올린 박현경은 “시련을 이겨내며 쌓아온 이야기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앞으로도 차근차근 목표를 채워나가며 후회 없는 커리어를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박현경.(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