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행복했다”는 FIFA 회장의 자회자찬… 정말로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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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7월 28일, 오후 02:29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잔치가 끝난 뒤 주최자는 활짝 웃었다. “모두가 안전했고, 행복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잔칫집 밖에서는 “정말 그랬느냐”는 항의 섞인 질문이 쏟아졌다.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최근 자신의 SNS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15장의 슬라이드에 담긴 글은 887단어에 달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2026 북중미 월드컵은 대성공이었다’는 내용이다.

인판티노 회장은 “700만명이 16개 개최 도시와 경기장을 찾았다”며 “폭력이나 적대 행위 없이 100% 안전한 대회였다”고 썼다. 또한 “비판에만 사로잡힌 사람들은 아이와 부모, 조부모가 축구로 하나 되는 기쁨을 놓쳤다”고 말했다.

북중미 월드컵에 대해
북중미 월드컵에 대해 "모두가 안전했고, 행복한 대회였다"고 자화자찬에 논란을 빚은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 사진=AP PHOTO
물론 이번 월드컵이 많은 사람에게 즐거운 축제였던 것은 사실이다.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가 함께 대회를 열었고, 세계 각국의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역대 가장 많은 48개국이 참가하면서 더 많은 나라가 월드컵을 경험했다.

하지만 정말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까. 그렇지 않다. 멕시코가 에콰도르를 2-0으로 꺾은 뒤 벌어진 사건으로 4명이 숨졌다. 뉴저지에서 열린 브라질과 모로코의 경기 뒤에는 팬들을 태운 버스가 공격받았다.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는 아르헨티나와 알제리 팬들이 충돌했다. 워싱턴DC의 팬존에서도 난투극이 벌어졌다. “폭력은 한 건도 없었다”는 인판티노 회장의 말과 실제 현장 사이에는 적지 않은 거리가 있었던 셈이다.

비자 문제도 여러 나라를 힘들게 했다. 이란과 아이티, 세네갈, 코트디부아르 등의 팬들은 미국 입국에 어려움을 겪었다. 일부 팬은 비자를 신청하기 위해 큰돈을 보증금으로 내야 했다.

이란 대표팀도 고생했다. 일부 지원 인력이 미국 비자를 받지 못하면서 선수단은 훈련 장소를 멕시코 티후아나로 옮겨야 했다. 미국에서 경기를 할 때마다 국경을 오가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다.

메디 타레미 이란 대표팀 주장은 대회를 마친 뒤 “재앙 같은 월드컵이었다”며 “FIFA에 문제를 알렸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고 했다. 이란 선수들에게 이번 월드컵은 경기장에 도착하는 과정부터 고난의 연속이었다.

미국 대표팀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의 징계가 갑자기 취소된 일도 논란이 됐다. 발로건은 경기 도중 상대 선수의 발목을 밟아 퇴장당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판티노 회장에게 징계를 다시 살펴봐 달라고 요청한 뒤 출전 정지 처분이 철회됐다. FIFA는 결정을 바꾼 정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인판티노 회장은 이번 대회를 ‘세계 최고의 쇼’라고 표현했다. 대회를 준비한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자랑스러운 결과일 수 있다. 그러나 성공한 대회라고 해서 불편했던 사실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모두 행복했다“는 말이 사실이 되려면, FIFA가 먼저 행복하지 못했던 사람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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