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란이 벙커에서 공을 꺼내고 있다. (사진=R&A)
유해란은 30일(현지시간) 영국 잉글랜드 랭커셔주 로열 리덤앤드세인트앤스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제50회 AIG 위민스 오픈(총상금 1000만 달러) 1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6타를 기록했다. 7언더파 64타를 적어낸 지노 티띠꾼(태국)에 2타 뒤진 공동 2위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다. 국가대표 양윤서와 주수빈, 임진희는 1언더파 70타로 공동 17위에 자리했다.
앞서 6월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과 7월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메이저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유해란은 이번 대회에서 메이저 3연승에 도전하고 있다.
유해란은 이날 링크스 코스의 최대 변수인 벙커 플레이를 침착하게 관리하며 안정적인 경기를 펼쳤다. 드라이버를 자주 꺼내지 않았지만 페어웨이 벙커에 세 차례나 공이 들어갔다. 그러나 위기를 잘 넘기며 보기를 한 개로 막았고, 버디 6개를 뽑아내며 상위권을 지켰다.
경기 내용도 인상적이었다. 그린적중률 83%(18홀 중 15개)를 기록했고, 홀당 평균 퍼트 수는 1.56개에 불과했다. 정교한 아이언샷과 안정적인 퍼트가 조화를 이루며 링크스 코스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함께 경기한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은 2오버파 74타를 쳐 공동 53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이븐파를 적어내 공동 26위에 자리했다.
경기 후 유해란은 “오늘은 정말 어려운 하루였다”며 “드라이버를 많이 잡지 않을 정도로 벙커가 많은 코스인데도 페어웨이 벙커에 세 번이나 들어갔다. 그래도 보기를 하나로 막아낸 점은 만족스럽다”고 돌아봤다.
이어 최근 좋은 성적의 배경에 대해 “예전보다 생각이 많이 줄었다. 골프가 훨씬 심플해졌다”며 “그래서인지 플레이도 안정되고 성적도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링크스 코스 공략의 핵심은 역시 벙커였다.
유해란은 “링크스 코스는 샷을 잘 쳐도 단단한 페어웨이와 심한 언듈레이션 때문에 공이 벙커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내 공이 왜 저기에 있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벙커에 들어갈 확률을 줄이려고 야디지 북을 자주 보면서 공략 지점을 세밀하게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첫날 로열 리덤앤드세인트앤스는 우려했던 링크스 특유의 변덕스러운 날씨가 나타나지 않았다. 기온은 17~20도로 온화했고, 평균 풍속은 시속 24㎞, 최대 풍속은 시속 30㎞에 그쳤다. 전날 내린 3.5㎜의 비로 그린 경도는 0.402인치(약 10.2㎜)로 다소 부드러워졌고, 그린 스피드는 3.2m(10피트 7인치)를 유지해 비교적 공정한 조건에서 경기가 진행됐다.
하지만 2라운드는 또 다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기온은 13~19도로 다소 낮아지고 약한 비가 예보돼 있다. 강풍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오후 조는 바람의 영향을 더 받을 수 있다. 유해란 역시 오후 티오프를 앞두고 “바람이 더 불 것으로 예상한다. 상황을 인정하고 그에 맞게 플레이하겠다”며 “앞으로도 차분하고 단단한 골프를 이어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