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FA "FIFA가 민간 투자 강행하면 월드컵 보이콧" 초강수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7월 31일, 오전 10:13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유럽축구연맹(UEFA)이 국제축구연맹(FIFA)의 민간 투자 유치 계획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계획이 철회되지 않을 경우 월드컵을 비롯한 FIFA 주관 대회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초강수를 꺼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왼쪽)과 빅터 몬탈리아니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회장.(사진=AFPBBNews)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왼쪽)과 빅터 몬탈리아니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회장.(사진=AFPBBNews)
UEFA는 3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 같은 제안이 유지되는 한 UEFA 소속 국가대표팀은 어떤 FIFA 대회에도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며 “FIFA가 해당 계획을 완전히 철회하고 앞으로도 지배구조나 대회를 민간 소유에 개방하지 않겠다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보장을 하기 전까지는 입장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월드컵은 투자 상품으로 취급돼서는 안 된다”며 “그 어떤 부분도 민간 투자자에게 넘겨져서는 안 된다. 월드컵은 결코 매물로 나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FIFA는 지난 28일 월드컵과 클럽월드컵 등 주요 대회의 상업적 권리를 운영할 별도 자회사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민간 투자자는 새 회사의 지분을 취득할 수 있지만, 소수 지분만 보유하게 된다. FIFA는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FFE)의 기업가치를 200억 달러로 평가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최대 42억 달러(약 6조 186억 원)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구상이다.

계획이 승인되면 FIFA 산하 211개 회원협회는 2027년 초 일회성으로 2000만 달러(약 287억 원)를 지급받게 된다. 또 2027~2030년 주기의 지원금도 기존 800만 달러(약 115억 원)에서 2000만 달러로 대폭 늘어난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전날 이 계획을 “전 세계 축구 발전에 가속도를 붙일 황금 같은 기회”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UEFA는 “이 같은 모델은 세계 축구에 설 자리가 없다”고 반박했다.

알렉산데르 체페린 UEFA 회장은 “축구의 미래는 무엇보다 투자 수익 극대화를 우선하는 사람들의 기대에 의해 결정돼서는 안 된다”며 “각국 협회와 리그, 구단, 선수, 팬들의 이익이 투자자의 수익보다 뒤로 밀려서도 안 된다. 축구는 단기적인 재정적 이익을 위해 미래를 담보로 잡혀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유럽의 입장은 분명하다. 우리는 결코 이 모델에 정당성을 부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음 세대를 위해 잠시 맡아 관리하고 있을 뿐인 축구를 누구도 팔 권리는 없다”고 덧붙였다.

FIFA의 제안은 UEFA뿐 아니라 유럽 주요 축구협회들과 유럽연합(EU) 관계자들의 비판도 받고 있다. 이들은 이번 계획이 스포츠의 상업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이해충돌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유럽연합(EU) 깃발.(사진=AFPBBNews)
유럽연합(EU) 깃발.(사진=AFPBBNews)
EU도 이날 UEFA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글렌 미칼레프 EU 스포츠 담당 집행위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UEFA의 성명을 환영하며 그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유럽 축구협회들이 원칙을 지키며 축구 거버넌스를 수호하는 모습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도 같은 날 회원국 만장일치로 FIFA의 계획을 거부했다.

최근 월드컵 공동 개최구인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를 포함한 41개 회원국은 “제안 추진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가 부족했고 지나치게 촉박한 의사결정 시한이 제시됐으며, FIFA의 관련 거버넌스 기구에서 충분한 검토와 승인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역시 FIFA가 211개 회원협회와 충분한 협의를 마치기도 전에 계획을 공개한 데 대하 우려를 표명했다. 아프리카축구연맹(CAF)은 회원국들에게 FIFA의 논란이 된 계획을 면밀히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UEFA는 성명에서 월드컵을 “선수와 국가대표팀, 전 세계 팬들이 수십 년에 걸쳐 함께 만들어온 축구 최고의 유산 가운데 하나”라고 규정했다.

이어 “축구의 미래를 책임지는 이해관계자들과 아무런 의미 있는 협의도 없이 이처럼 중대한 계획을 비밀리에 추진하고 승인 직전까지 밀어붙인 것은 무책임할 뿐 아니라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이는 단순한 리더십 실패를 넘어 세계 축구의 수호자로서 FIFA의 책무를 저버린 행위”리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전 세계 회원 협회들은 이제 축구 최고의 대회가 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민간 자본에 넘어가는 것을 받아들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그에 따른 불이익을 감수하라는 최후통첩을 받고 있다”며 “이는 민주주의 의사결정이 아니라 협박에 의한 거버넌스이자 세계 축구를 책임지는 기관으로써는 어울리지 않는 강압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UEFA는 끝으로 “어떤 조직은 무엇을 받아들이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끝까지 지켜내느냐로 평가받는다. 지금이 바로 그런 순간”이라며 “세상에는 돈으로 팔 수 없는 가치가 있다. FIFA 월드컵은 축구의 것이며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것이다. 유럽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한 월드컵은 결코 매물로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로고.(사진=AFPBBNews)
국제축구연맹(FIFA) 로고.(사진=AFPBB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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