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둔 탁구 국가대표 오준성이 30일 충북 진천군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2026.7.30 © 뉴스1 이상철 기자
"머리카락을 금빛으로 물들이고 싶었지만 못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한국 남자 탁구대표팀의 '막내' 오준성(20·한국거래소)은 이렇게 말하며 쑥스럽게 웃었다.
아시안게임이 첫 출전은 아니다. 3년 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단체전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경험이 있다.
여전히 탁구대표팀 막내는 그의 몫이다. 아시안게임에 처음 출전하는 박규현(21·미래에셋증권)도 오준성보다 한 살이 많다.
이번에도 막내로서 참가하는 아시안게임이지만, 오준성의 입지는 달라졌다.
항저우 대회에선 주로 벤치에서 선배들의 경기를 지켜봤던 그는 아이치·나고야 대회에서 주축 선수로 나선다. 남자 단체전은 물론 남자 복식, 혼합 복식 등 총 3개 종목에 출전한다.
오준성은 "항저우 대회 때와 비교하면 심장의 크기가 달라졌다. 그때는 미성년자여서 '아기 심장'이었지만, 지금은 심장이 더 커졌다고 생각한다"며 "당시엔 국제대회 경험이 거의 없었다. 지금은 월드테이블테니스(WTT)를 비롯해 국제대회에 나가 세계적인 선술들과 많이 붙어본 뒤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만큼 경험적인 부분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기량도 일취월장했다는 평가다. 탁구대표팀 관계자는 오준성에 대해 "풋워크와 움직임이 좋고, 템포도 빠르다. 적극적인 백핸드 공격을 통한 득점도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오준성은 "오픈 대회에 나가면서 수싸움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경기를 풀어가는 일정한 수가 있는 것 같아서 이를 공식처럼 익히면 좋은 성적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둔 탁구 국가대표 오준성이 30일 오후 충북 진천군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하고 있다. 2026.7.30 © 뉴스1 김민지 기자
이어 "파워가 떨어지는 게 단점이었는데, 이를 많이 보완하려 노력했다. 웨이트 트레이닝만 하는 게 아니라 스텝, 타점, 박자 등 자세가 좋아야 공에 힘을 제대로 실을 수 있다. 그런 부분을 신경 썼다"며 "예전보다 공의 힘이 세진 것 같아서 상대 수를 뚫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2012 런던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이자 탁구 간판이었던 오상은 탁구대표팀 전 감독은 아들에게 좋은 스승이자 멘토다.
오준성은 "어려서부터 아버지에게 타구를 배우며 자라왔다. 다만 아버지는 키가 (186㎝로) 커서 스윙하면 야구 방망이를 휘두른 것처럼 크게 보여 상대를 위축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 나는 키가 173㎝에 불과해 아버지처럼 라켓을 아무리 크게 휘둘러도 상대가 별로 겁을 먹지 않더라. 그래서 스피드를 앞세워 대결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플레이 스타일은 바뀌었어도 아버지의 조언은 큰 도움이 된다. 오준성은 "아버지가 평소 장난처럼 '큰 대회에선 긴장하지 않는 사람이 이긴다'고 말씀하시는데, 그게 맞는 것 같다. 긴장하지 않으려면 훈련량이 많아야 하고, 상대 선수를 모두 분석해 대비해야 중요한 상황을 잘 넘길 수 있다고 강조하셨다"고 전했다.
탁구대표팀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1~2개를 목표로 세웠다. '2024 파리 올림픽 동메달'을 합작한 혼합 복식 임종훈(한국거래소)-신유빈(대한항공)에게 금메달을 기대한다. 오준성과 임종훈이 짝을 이룬 남자 복식도 메달 후보다.
지난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호흡을 맞춘 임종훈과 오준성은 지난 6월 WTT 스타 콘텐더 류블라냐에서 남자 복식 3위에 오르는 등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둔 탁구 국가대표 임종훈과 오준성이 30일 오후 충북 진천군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하고 있다. 2026.7.30 © 뉴스1 김민지 기자
오준성 역시 남자 복식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은 욕심이 크다. 즐겨 하던 PC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도 4개월째 접은 채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는 중이다.
그는 "복식에서 승리하기 위해 왼손잡이가 해야 할 기술이 있는데, (임)종훈이 형이 모두 가지고 있다"며 "변칙적인 플레이에도 잘 당하지 않아 옆에 있으면 든든한 느낌이 든다. 힘과 회전량도 좋고, 상대가 종훈이 형을 까다롭게 느끼는 부분도 있다"고 '파트너'를 향해 엄지를 들었다.
그러면서 "남자 복식에서 중국 선수도 승리한 만큼 자신감이 있다"며 "종훈이 형과 좀 더 친밀해진다면 더 호흡이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서로 받아주는 걸 잘해서 한 명이 스타일을 바꿔야 할 것 같다. 내가 막내의 패기로 '광대'가 돼서 열심히 해보려 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어려서부터 '차세대 에이스'라는 수식어를 받은 오준성은 이번 대회를 통해 유망주로만 평가받지 않겠다고 포부를 다졌다.
그는 "최근 중국 선수들을 이기면서 한국 탁구의 주력 선수라는 평가도 조금씩 나온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완전한 주전 선수'로 인정받는 게 개인적인 목표"라고 했다.
rok1954@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