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의 반란' H리그 충남도청, 성적·인기 다 잡는다…"PO도 자신"

스포츠

뉴스1,

2026년 8월 03일, 오전 06:15

H리그 충남도청( H리그 제공)

핸드볼 H리그 남자부 충남도청이 달라졌다. 완벽한 체질 개선으로 H리그 돌풍 이상의 팀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시즌 충남도청은 9승2무14패(승점 20)로 6개 팀 중 최종 5위를 기록했다. 우승, 플레이오프 진출 등 화려한 성과를 낸 건 아니지만, '만년 꼴찌'에서 허덕이던 충남도청이 팀 창단 최다승(9승)을 거두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단순히 순위만 도약했을 뿐 아니라 수비 위주의 전술을 펼치다가 화끈한 공격의 팀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했고, 이를 바탕으로 구단 인기도 올라갔다.

성장세 속 선수들은 다음 시즌에는 더 높은 곳까지 갈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있다.

충남도청 이석 감독(H리그 제공)

◇ 이석 감독의 리더십과 체질 개선…그리고 '3·5·7 플랜'

달라진 충남도청의 변신 중심에는 팀을 이끄는 수장 이석 감독이 있었다.

부임 1년 6개월 차인 그는, 오자마자 팀 시스템부터 바꿨다. 그는 "실력이 있으면 그에 맞는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꿨고 경기 날 숙소와 훈련장 시설 등 선수들에게 직접적인 복지부터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충청도를 기반으로 지도자 생활을 해 왔던 그는 그동안 가까이서 지켜보며 충남도청에 부족한 것이라 판단한 요소를 거침없이 채우며 팀 수준을 올렸다.

또한 팀 전체의 '마인드 세팅'도 개선, '꼴찌DNA'를 완벽하게 씻어냈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언제까지 계속 꼴등만 해야 하냐. 이제 바꿔야 한다. 우리도 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심어줬다. 그동안 꼴찌가 당연시되는 듯했던 팀 분위기는 선순환 속 점차 "바꿔보자"는 의지로 바뀌었다.

수비적 핸드볼에서 공격적 핸드볼로 팀 컬러를 바꾸기는 당연히 쉽지는 않았다.

과도기를 겪은 시즌 초반에는 성적이 더 안 좋았다. 턴오버도 잦았다. 그래도 이 감독은 중심을 잡고 선수단을 믿어줬다.

"내가 괜찮다는 데 무엇이 걱정이냐"며 흔들리지 않았고, 덕분에 팀도 서서히 체질을 바꿀 수 있었다. 이후 팀 성적은 톱4 경쟁을 꾸준히 할 정도로 올라갔다.

또한 이 감독은 구단과 장기적 플랜도 짰다.

그는 "'3·5·7 플랜'이 있다. 3년 동안 리빌딩, 5년 차에 플레이오프, 7년 차에 결승 진출이라는 플랜을 구단과 이야기했다. 장기 계획임에도 구단에서 감사하게도 OK를 해주셨다"면서 "구단에선 '이전엔 이런 플랜을 제시한 이가 없었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이 감독은 그 자체로 충남도청의 개혁자이자 이정표다.

충남도청 구창은(H리그 제공)

◇ 김명섭 코치·구창은 "팀 분위기 최상…합이 잘 맞는다"

이 감독을 보좌하는 김명섭 코치도 충남도청의 달라진 팀, 달라진 분위기를 바꾼 주역이다.

이 감독이 말을 많이 하지 않고 선수들에게 믿음을 줘 키워내는 스타일이기에, 보다 세밀하게 가까이서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김 코치의 역할도 컸다.

김 코치는 "이 감독님이 아버지라면 내가 어머니"라면서 "선수들에게 잔소리도 많이 하지만, 선수들과 감독님 가교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독님이 선수들 스스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많이 강조하신다. 선수들에게 서로 소통하고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힘을 준다. 덕분에 이제는 선수들끼리 서로 개인 운동을 하려고 경쟁하는 분위기"라며 웃었다.

김 코치는 지난 시즌 충남도청 주역 중 하나인 육태경의 활약을 이끈, 숨은 조력자기도 하다.

'미운 오리' 육태경은 드래프트로 뽑히지 않았고 60일 이내 다른 팀의 선택을 받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의 숨은 진가를 알아본 이 감독과 이 코치가 한국핸드볼연맹 및 다른 구단의 양해를 구해 영입했다.

김 코치는 인성적으로 다소 부족하다고 평가받았던 육태경의 단점을 지우고, 성실하게 훈련할 수 있도록 도왔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육태경은 승부처마다 팀 승리를 책임졌고 H리그 최고 스타 중 한 명으로 발돋움했다.

주장이자 플레잉코치인 베테랑 구창은도 동생들을 잘 이끌며 팀 개혁에 앞장섰다.

그는 "이 감독님이 학구열도 있고, 의욕과도 대단하다. 시쳇말로 '열정의 온도'가 다르다. 그에 맞춰서 우리도 열심히 훈련하고 성장하는 것으로 보답하자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잡혔다. 지난 시즌엔 그 '합'이 참 좋았던 것 같다"고 팀이 달라진 동력을 자평했다.

김 코치는 "(구)창은이를 중심으로 선수들끼리 티타임도 자주 갖고 잘 뭉치는 게 좋더라"며 구창은을 칭찬했다. 이어 "선수들이 이제는 항상 다음 경기를 기다리고, 다 이길 수 있겠다고 말한다. 핸드볼을 오래 했지만 꼴찌 팀이 이렇게 바뀐 게 참 신기하다"며 좋은 분위기를 귀띔했다.

팬들이 준비한 충남도청 커피차(H리그 제공)

◇ 순위만큼 팬도 늘어난 충남도청 "커피차 감동…초반부터 치고 나갈래"

공격적인 핸드볼과 의욕적 팀 분위기로 무장한 충남도청을 향해, 외부의 시선도 조금씩 달라졌다.

최근에는 팬이 충남도청에 '커피차'를 선물했다. 영화 촬영장이나 기타 프로스포츠에서는 종종 볼 수 있는 장면이지만 H리그에선 흔치 않고, 충남도청에는 처음 있는 일이라 뜻깊다.

구창은은 "지난 시즌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커피차'를 받았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다른 스포츠들에 비하면 부족하겠지만 경기 후 팬들의 사진 요청을 받는 것을 보면서 이전보다 시선이 많아진 걸 확실히 느끼고 책임감도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 감독 역시 "선수들에게 '뛰는 너희가 재미없으면 보는 사람이라고 재미가 있겠냐. 항상 공격적인 핸드볼을 해서 팬들을 즐겁게 해주자'고 당부했는데, 그런 것들이 효과로 이어지는 것 같아 뿌듯하다. 순위를 한 칸 올리는 것만큼이나 팬이 늘어나는 것도 기쁘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구단 최다승과 함께 순위를 끌어올렸고, 팬들도 늘어나며 관심도 올라간 충남도청은 이제 더 밝은 미래를 꿈꾼다.

지난 시즌 초반 공격적인 핸드볼을 바꾸면서 과도기를 이미 지냈기에, 새 시즌은 시행착오 없이 '충남도청만의 핸드볼'을 더 잘 펼칠 것이란 기대도 크다.

구창은은 "분위기가 정말 좋다. 지난 시즌보다는 무조건 더 나은 시즌이 될 것"이라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코치 역시 "지난 시즌엔 초반에 처졌다가 올라갔다면, 이번엔 초반부터 치고 나가서 중위권 이상에서 버텨보고 싶다. 사람들에게 '충남도청 핸드볼이 확 달려져 제대로 한다'는 말을 듣겠다"며 포부를 전했다.

3·5·7 플랜을 내건 이 감독은 "분위기도 너무 좋고 선수들도 개막을 벼르고 있지만, 그래도 그게 또 독이 될 수도 있다"면서 "지난 시즌 9승을 했으니 일단 새 시즌 목표는 10승이다. 물론 일찍 10승을 하면, 계속 그다음 승리를 노릴 것"이라며 자신감 속 경계도 늦추지 않았다.

그러면서 "주변에선 플레이오프 가는 거 아니냐, 결승 가는 거 아니냐 바람도 잡지만 처음 계획했던 플랜대로 3·5·7년 동안 차근차근 팀을 제대로 개선해 나가고 싶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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