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9회초 등판한 이영하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26.6.26 © 뉴스1 최지환 기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시즌 초반 마무리 투수 문제로 고민이 깊었다. 기존 마무리 김택연이 4월 말 어깨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공백이 생긴 것.
마무리 대체 선수를 두고 고심하던 김원형 두산 감독은 이영하에게 중책을 맡기기로 했다. 당시엔 두산의 선택에 의구심을 갖는 시선이 존재했으나, 지금은 당시의 결정이 '신의 한 수'로 평가받는다. 이영하가 마무리 자리에서 기대 이상의 선전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선발 투수 복귀를 준비했던 이영하는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서 2군에서 시즌 개막을 맞이했다. 퓨처스리그에서 3차례 선발 등판했으나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8.00으로 부진했다. 4월15일 1군에서 처음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도 3이닝 3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그러나 이후 마무리 투수로 보직을 옮기면서, 이영하에게도 반전이 일어났다.
4월30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시즌 첫 세이브를 수확한 이후, 이영하는 빠르게 세이브를 적립해 나갔고, 3일 기준 16세이브로 해당 부문 리그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선발 전환이 실패하면서 찾아온 또 다른 기회가 '전화위복'이 된 것이다.
마무리로 보직을 옮기면서, 이영하의 구속도 덩달아 상승했다. 150㎞대 중반의 빠른 공을 던지면서 상대 타선을 압도한다.
김 감독은 "작년 기준 평균 구속이 2㎞ 정도 상승했다. 마무리 투수 특성상 긴장도가 올라가고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면서 자기도 모르게 더 강한 공을 던지는 것 같다"며 "그것뿐만 아니라 본인도 노력을 많이해서 올 시즌 좋은 구위를 보여주고 있다"고 이영하의 호투를 칭찬했다.
이영하의 반등으로 두산도 마무리 고민을 해소하고 시즌을 치를 수 있었고, 김택연이 부상에서 돌아온 후 더욱 탄탄해진 뒷문의 힘으로 리그 4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지난 주말엔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와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2승1무)를 거두면서 격차를 2경기까지 좁혔다.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두산 김택연이 8회초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26.6.26 © 뉴스1 최지환 기자
지난 4월25일 부상자 명단에 오른 뒤 6월 복귀한 김택연도 셋업맨으로 활약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6월 한 달간 평균자책점이 4.82로 다소 흔들렸지만, 7월 들어 평균자책점을 2.31로 끌어내리며 안정감 있는 피칭을 보여줬다. 지난달 18일 NC 다이노스전(⅔이닝 1실점) 이후 6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 중이다.
김 감독은 본래 마무리 투수를 맡았던 김택연이 돌아오면서 이영하와 다시 바통 터치를 할 생각도 했지만, 지금은 '현상 유지'를 하기로 결심을 굳힌 상태다.
김 감독은 "택연이가 부상에서 돌아왔을 땐 어느 정도 (마무리 복귀에 대한) 기준을 잡아놨다"면서 "영하가 부침을 보이면 택연이에게 다시 마무리를 맡기려고 했는데, 영하가 계속 잘해주고 있고 택연이도 7, 8회 나와서 너무 잘 던져주고 있기 때문에 굳이 바꿀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지금 필승조 순서가 잘 돌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묵묵히 자신의 맡은 바 역할을 수행 중인 김택연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공교롭게도 택연이가 상대 중심 타선 차례에 많이 투입됐다"며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스스로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다. 본인도 티는 안 내지만 엄청나게 신경을 쓰면서 공을 던질 것이다. 그런 점이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superpower@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