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SK의 세르지우 감독은 김민재를 보자마자 와락 껴안았다. 그의 얼굴에는 반가움이 가득했다. 김민재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었다. 서로의 안부를 물으면서 오랜만의 만남에 대한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세르지우 감독은 4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바이에른 뮌헨과의 친선경기를 앞두고 옛 제자 김민재를 다시 만났다.
파울루 벤투 전 한국대표팀 감독 밑에서 수석코치를 맡았단 세르지우 감독은 당시 김민재를 직접 지도했다. 세르지우 감독과 김민재가 직접 얼굴을 마주한 것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이후 약 4년 만이었다.
그동안 간간이 문자로 안부를 주고받았지만, 서로의 얼굴을 보며 이야기를 나눌 기회는 없었다. 세르지우 감독은 “월드컵 이후 한 번도 직접 보지 못했다”며 “오랜만에 만나 정말 반갑게 맞이했다”고 말했다.
제주SK FC 세르지우 코스타 감독이 친선전 '아우디 풋볼 서밋 2026 제주SK FC vs FC 바이에른 뮌헨'을 하루 앞둔 3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법환동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바이에른 뮌헨 김민재와 제주SK FC 김동준, 바이에른 뮌헨 뱅상 콤파니 감독, 제주SK FC 세르지우 코스타 감독(왼쪽부터)이 제주월드컵경기장 모양의 케익을 앞에 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몸 상태도 과거보다 한층 좋아졌다는 것이 옛 스승의 평가였다. 세르지우 감독은 “민재가 좋아 보였다. 가까이에서 살펴보니 신체적으로도 이전보다 더 좋아진 것 같았다”며 “더 강해진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고 밝혔다.
오랜만의 만남이었지만, 세르지우 감독은 듣기 좋은 덕담만 건네지 않았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치열한 주전 경쟁을 벌이는 김민재에게 옛 스승으로서 현실적인 조언도 전했다. 특히 그가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계속 싸우는 자세’였다.
세르지우 감독은 “김민재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지금까지 선수 생활 내내 해왔던 것을 계속하라는 것”이라며 “계속 싸우고, 경쟁에서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김민재는 모든 지도자가 좋아할 수밖에 없는 선수”라며 강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세르지우 감독이 평가하는 김민재는 단지 수비력만 좋은 선수가 아니다. 후방에서 공격을 시작하는 빌드업과 연결 패스, 세트피스 상황에서 경쟁력까지 갖춘 완성형 수비수다.
세르지우 감독은 “김민재는 수비를 잘하고 스피드도 내가 본 선수 가운데 거의 최고 수준”이라며 “상대 크로스를 막는 능력과 패스를 가로채는 능력이 모두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빌드업과 연결패스에도 능하고 세트피스에서도 강하다”며 “지도자 입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매우 많은 선수”라고 극찬했다.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최고의 팀이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매 경기 선발 출전을 보장받기는 어렵다. 세르지우 감독도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바이에른 뮌헨과 같은 클럽은 선수층과 경기 수준이 워낙 높기 때문에 항상 경기에 나서는 것이 쉽지 않다”며 “결국 주어지는 모든 기회를 최선을 다해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김민재가 감독의 선택을 기다리기만 하는 선수가 돼서는 안 된다”며 “훈련과 경기에서 자신의 장점을 보여주며 직접 경쟁 구도를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르지우 감독은 “선수는 지도자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훈련에서도 가능하고 경기에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고, 가진 장점을 확실히 보여준다면 뱅상 콩파니 감독에게 고민을 안겨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는 두 사람이 같은 편이 아니라 적으로 만난다. 세르지우 감독이 이끄는 제주 SK는 김민재가 뛰는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한다. 옛 스승과 제자가 서로 다른 벤치와 유니폼을 입고 마주하는 특별한 경기다.
세르지우 감독은 “세계적이고 유럽 최고 수준인 팀과 경기하는 것은 나에게도 좋은 경험”이라며 “앞으로 언제 다시 이런 경기를 할 수 있을지 모르는 만큼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사령탑으로서 냉정함도 잃지 않았다. 친선경기의 의미는 크지만, 제주에 더 중요한 목표는 K리그 성적 이라고 강조했다.
세르지우 감독은 “정직하게 말하면 내 초점은 주말에 열리는 전북현대와 경기에 맞춰져 있다”며 “바이에른 뮌헨전은 분명 즐기겠지만 제주가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털어놓았다.









